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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수요 급증 전망에 '원전 역할' 묻는다…3개월 공론 진행

입력 2026-09-22 09: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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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전기본 반영…"찬반 아닌 역할 종합 논의"





2026 부산국제원자력산업전'에서 관람객들이 APR 1000(유럽 기준을 충족하는 1,000MW급 최신 맞춤형 원자로)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3대 메가프로젝트 때문에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 수요를 충당하는데 원자력발전을 활용할지를 두고 3개월간 공론(公論)이 진행된다.


정부는 22일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원전 공론화 추진 계획'을 밝혔다.


정부는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데이터센터와 전기차 증가 등에 급증할 전기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탄소중립도 달성해야 하는 상황에서 원전 건설에 대한 찬반만 묻는 것에서 벗어나 미래 전기 수요를 충당할 대안의 하나로서 원전의 역할을 종합적으로 논의하고자 공론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현재 수립 중인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공론 결과를 반영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기본을 위한 원전 공론화위원회'가 구성돼 이번 공론을 주관한다.


공론화위는 위원장 1명과 위원 10명 등 11명 이내로 구성된다.


위원은 인문사회, 과학기술, 조사통계, 갈등관리, 에너지 등 분야별 유관 단체 추천을 토대로 '원전 이해관계자가 아닌 중립 인사'를 기후부 장관이 위촉하기로 했다.


약 3개월간 공론 과정에서 숙의 토론, 공개토론, 온라인 의견수렴 등이 이뤄질 예정이다.


숙의 토론은 시민참여단이 원전을 공부한 뒤 토론·숙의하고, 전·후 조사로 의견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원전 전문가는 이 과정에서 전문위원회를 통해 숙의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로 참여한다.


원전 공론은 처음이 아니다.


현 정부는 출범 직후 이미 확정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된 대형 원전 2기와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건설 계획을 다시 공론에 부쳤다. 이에 진행된 여론조사에서 계획대로 원전을 짓자는 의견이 60% 이상으로 반대보다 더 많이 나오면서 정부는 계획대로 원전을 건설하기로 하고 지난 6월 부지도 선정했다.


당시 공론을 했다기에는 에너지 분야 전문가 중심 토론회와 여론조사가 진행된 것이 전부여서 '졸속'이라는 비판이 많았다.





2017년 7월 24일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원회 첫 회의.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전에 진행된 공론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7년 7∼10월 진행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가 있다. 당시 공론은 비교적 성공한 공론이라고 평가된다.


문재인 정부는 신고리 5·6호기 건설 중단을 공약했으나, 공정률이 30%에 가까워서 결정에 부담을 느끼고 공론을 추진했다.


신고리 5·6호기 공론은 국민 2만명을 대상으로 건설 중단에 대한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 응답자 가운데 500명을 시민참여단으로 선정해 숙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2만명 대상 1차 조사에서는 건설을 재개하자는 응답자가 36.6%로 중단하자는 쪽보다 9%포인트(p)만 높았고 판단을 유보한 응답자가 35.8%에 달했다.


그러나 마지막 4차 조사에서는 건설을 재개하자는 비율이 57.2%로 중단하자는 비율(39.4%)보다 크게 높았다. 마지막까지 판단을 유보한 응답자는 3.3%에 그쳤다.


동시에 4차 조사에서 향후 정책을 두고 원전을 축소하자는 응답자가 53.2%로 가장 많이 나왔다. 원전을 유지하자는 응답자와 확대하자는 응답자는 각각 35.5%와 9.7%였다.


이런 결과를 토대로 신고리 5·6호기 공론화위는 '신고리 5·6호기 건설은 재개하되, 원전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라'고 정부에 권고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원전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나 이미 상당 부분 지어진 원전이 있는 상황에서 '묘수'를 도출했다는 평가가 뒤를 이었다.





2022년 울산 울주군 서생면 신고리 3호(왼쪽부터)·4호기와 공사 중인 5·6호기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으로 진행될 원전 공론이 성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원전은 발전(發電) 측면에선 싸고 안정적이며 발전 과정에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전원이면서 동시에 방사성폐기물과 안전이라는 해결되지 않은 문제를 가진 전원이다.


결국 사회가 어느 쪽을 더 중시할지 합의로 선택해야 하는데,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는 공론을 어떻게 진행하는지에 달렸다.


성공한 공론이 되려면 정부의 태도도 중요한데, 정부는 일단 결과를 100% 수용한다는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정부는 공론화위 성격을 자문기구로 규정하면서 "공론 결과와 전력 수급과 전력 계통 등에 대한 전문적인 검토를 종합해 전기본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최근 여론 지형은 원전을 더 짓자는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메가프로젝트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확고하고 전력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을 지속·반복해서 내놓는 상황이라 신규 원전 건설에 찬성률이 높은 것은 당연하다는 평가도 있다.


한국에너지정보문화재단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6월 12∼15일 만 18세 이상 성인 2천명을 면접 전화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향후 전력수요 증가에 대비해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전기본에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82.9%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 조사 응답률은 10.0%, 표본오차는 95% 신뢰 수준에서 ±2.2%p였다.





울산 새울원자력본부 새울원전 3,4호기. [새울원자력본부 제공]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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