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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백신주 변경에 공급 2주 지연…늦여름부터 환자 급증
정부 "국가접종 차질 없어…내달 초 수급난 해소"

[광주 북구 제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독감 백신이 모두 동나서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하는 상황이에요."
서울에서 유치원생 아이 2명을 키우는 A씨는 최근 단체 채팅방에 올라온 의료 관계자의 글을 보고 조바심이 났다.
A씨는 14세 이하 국가예방접종(NIP)이 오는 21일 시작되면 병원을 찾아 아이들과 함께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을 생각이다.
◇ 독감 백신 관심 쏠려 국가예방접종 전 수요 증가
20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일부 병원에서 발생한 독감 백신 품귀 현상은 독감 백신 생산이 예년보다 늦어진 가운데 독감이 이른 시기에 유행한 것이 주요 요인이다.
사람들이 독감 백신을 맞고자 하는 시기는 앞당겨졌는데, 생산은 오히려 늦어지면서 수요와 공급 사이에 불균형이 발생한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올해 독감 A형과 B형 계통의 백신주를 변경했고, 백신 품질검사에 필요한 B형 성분의 표준품을 작년보다 한 달가량 늦게 공급했다.
이에 따라 국내 독감 백신 생산 시점도 연쇄적으로 전년 대비 4주가량 미뤄지게 됐다. 다만 정부가 출하 승인 일정을 2주 앞당기면서 공급은 2주 정도 늦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달 하순부터 독감 환자가 이례적으로 빨리 증가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달 11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하면서 지난 5일까지 한 주 동안 독감 의심 환자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8배를 넘었다고 밝혔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독감 환자가 늘면 백신 접종에 대한 관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현재의 독감 백신 수요를 사재기에 비유했다.
그는 "공급이 안정적인 상황에서도 수요가 급증하면 특정 제품을 구매할 수 없다"며 "최근의 독감 백신 수급난은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시점에 수요가 급격히 늘어 벌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병원들이 독감 백신 부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백신 확보에 나선 것도 수급난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정부 "국가예방접종 공급 차질 없어"…일부 업체 납품 지연
독감 백신 접종은 크게 국가가 어린이와 임신부,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국가예방접종과 국가가 지원하지 않는 민간 접종으로 나뉜다.
고위험군은 정부가 지원하는 백신을 무료로 맞고, 15∼64세 성인은 원하는 사람만 유료로 접종하는 이원적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국가예방접종은 국가가 백신을 조달하기 때문에 총량을 알 수 있지만, 정부가 통제하지 않는 민간 접종 백신 분량은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청은 국가예방접종 물량인 1천233만 도즈(1회 접종분)의 경우 공급이 차질 없이 이뤄질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정부는 국가예방접종에 225만 도즈를 공급하기로 했던 사노피의 초기 물량 납품 지연이 예상되자 사노피 물량 중 50만 도즈를 GC녹십자 백신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사노피의 50만 도즈는 향후 민간 접종에 제공되므로 민간 접종 물량에도 변화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민간 접종분 일부를 국가예방접종으로 돌리면 한시적으로 민간 접종분 공급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견해도 나온다.
또 국가예방접종 물량을 납품하지 못한 업체에 대해서는 향후 입찰 시 불이익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 "올해도 백신 200만 도즈 정도 여유 있어"
질병관리청은 이번 절기 독감 백신 생산·수입량이 지난 절기 대비 400만 도즈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에도 당국과 제약업계는 모두 독감 백신 품귀가 일시적 현상이며 오래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했다.
질병관리청 관계자는 "해마다 생산·수입된 백신 중 일부는 폐기된다"며 "지난해 독감 백신 여유 물량은 300만 도즈였는데 올해도 200만 도즈 정도의 여유 물량이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예방접종 백신이 예정대로 공급되면 내달 초순에는 자연스럽게 품귀 현상이 해소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독감 백신을 생산하는 업체 관계자도 "국내에는 매년 2천만 도즈가 넘는 백신이 공급되는데, 이는 국민의 40∼50%가 접종할 수 있는 양"이라며 "팬데믹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올해도 총량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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