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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누출·화재 상황 가정해 초동 대응부터 오염 측정까지
자체 소방대 5분내 현장도착 원칙 "매뉴얼 몸에 배도록 훈련"

[이성민 촬영]
(청주=연합뉴스) 이성민 기자 =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비상구를 이용하여 대피하여 주시길 바랍니다."
15일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M11공장에서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대피 방송이 울려 퍼졌다.
공장 근무자 2천500여명은 순식간에 건물 밖으로 나와 대피 집결지인 인근 솔밭공원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현장에 도착한 SK하이닉스 자위소방대(S-ERT)는 건물 내에서 환자 한 명을 들것에 싣고 나와 앰뷸런스가 도착할 때까지 심폐소생술을 실시했다.
S-ERT의 고가 사다리 차량 두 대는 초당 48L(리터)의 거센 물줄기를 건물 고층부를 향해 분사했다.
긴박한 상황은 다행히 실제 일어난 일이 아니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청주 서부소방서와 함께 '3캠퍼스 M11 민관합동훈련'을 실시하고 이 과정을 언론에 최초로 공개했다.

[이성민 촬영]
낸드플래시를 생산하는 M11 공장 A동과 B동 사이 5·6층 클린룸 내부 증착장비에서 실레인(SiH4) 가스가 누출돼 화재가 발생한 상황을 가정, M11 공장 외부에서 훈련을 실시했다.
상황 대응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화재를 목격한 직원들은 즉시 소화기로 초기 진화를 시도하는 한편 중앙방재실에 신고했다.
중앙방재실의 전파를 받은 청주 서부소방서 복대119센터는 차로 3분 거리인 공장에 곧바로 도착해 진화 중인 S-ERT를 대신해 제독소를 차렸다.
곧이어 화학복을 착용한 환경 측정반이 각종 측정기를 들고 현장에서 분주히 오염도를 측정했고 주변엔 통제선이 쳐졌다.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은 이 같은 민관합동훈련을 매년 4차례 실시하고 자체 방재훈련도 연간 1천200회 이상 진행하고 있다.

[이성민 촬영]
반도체 공정 특성상 인화성 가스와 고압 설비를 상시 운용하는 만큼 안전 관리는 제품 생산 못지않게 중요한 과제다.
근무 인원이 많아 유사시 큰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고, 초고가 장비가 밀집한 탓에 천문학적 피해가 초래될 수 있어서다.
실제 지난 6월 M15X 공장 가스룸에선 미량의 가스가 누출되며 화재가 연달아 발생한 바 있다.
그렇게 큰 불은 아니었지만 직원들은 신속히 대피했고 스프링클러가 작동되면서 자체 진화됐다.
이런 발 빠른 대처는 SK하이닉스가 안전 전담 부서를 두고 엄격한 방재 시스템을 운영했기에 가능했다.
사업장에 설치된 가스감지기 4만8천대와 화재감지기 5만대는 가스 농도가 위험 수준에 도달하기 전부터 선제 경보가 울리도록 설정돼 있고 가스 누출 시엔 배풍기가 가동돼 유독 가스를 신속히 환기한다.
또 근무조마다 대피유도 인력이 편성돼 주기적으로 훈련을 받고 있으며, 근무자들이 신속하게 안전한 장소로 대피할 수 있는 공장 내 '스피드게이트'는 유사시 강제로 열리도록 설계됐다.

[이성민 촬영]
28곳의 주요 장소 CCTV 화면이 동시에 송출되는 중앙방재실은 여느 지자체 재난상황실과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촘촘한 관제 체계를 갖추고 있다.
첨단 장비로 무장한 69명 규모의 S-ERT는 사업장 내 어느 곳에서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5분 이내 현장에 도착할 수 있도록 곳곳에 분산 배치돼 24시간 위험 요인을 감시한다.

[이성민 촬영]
이날 훈련에 참가한 S-ERT 이재훈 TL(Technical Leader)은 "실제 사고 현장에서는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많은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며 "몸이 대응 매뉴얼을 기억하도록 반복 훈련을 해야 사고에 잘 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시영 TL은 "S-ERT는 상황 발생 시 과하다 싶을 정도로 엄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며 "SK하이닉스가 우리나라 경제를 견인하는 기업이라는 위상에 걸맞게 안전관리에 소홀함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성민 촬영]
chase_aret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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