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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전망 주변 '햇빛소득마을' 연 300만원대 소득 '공약'
목표는 결국 비수도권→수도권 대규모 전력망…'반발' 완화 미지수
기후장관 "11차 전기본 따라 추진되지만 불필요한 전력망도 있어"

(서울=연합뉴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 방안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15 [기후에너지환경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3대 메가프로젝트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전환을 위한 송전망 확충이 급한 정부가 피해지역 반발을 가라앉힐 방안을 내놨다.
송전탑을 덜 짓고 주거지 주변은 송전선을 땅에 묻는 것이 핵심이다.
송전망 주변에 '햇빛소득 마을'을 조성해 가구당 최대 연간 300만원대의 소득을 올릴 수 있게 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일부 구간을 통합·지중화하고 경로를 조정하는 것 외엔 비(非)수도권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에 공급하는 대규모 송전망을 기존 계획대로 건설한다는 데 방점이 찍힌 방안이라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 송전탑 최대 40% 줄이고…주거지 구간은 지중화

충북혁신도시 송전탑과 송전선로. [충북 음성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5일 국무회의에 송전망 건설 수용성 제고 방안을 보고했다.
우선 송전선로를 신설할 때 주변 기존 선로를 철거한 뒤 통합하거나, 신설 선로들을 통합해 송전탑 건설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2회선 송전선로를 2개 놓는 대신 4회선 선로를 하나 놓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신설하려는 국가기간 전력망 2천169㎞ 중 최대 969㎞ 통합함으로써 건설할 송전탑을 최대 2천214기(4천723기에서 2천509기로 47% 감소) 줄이는 것이 기후부 계획이다.
통합 시 공사비와 공기도 10∼2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전선로 통합 방안. [기후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신광주-신임실 선로의 경우 68㎞ 중 28㎞를 통합해 송전탑을 62기 줄인다.
113㎞의 신해남-신장성 선로는 신해남-신강진 선로와 겹치는 35㎞ 구간을 합치기로 예정됐다.
신장성-신정읍 선로는 61㎞ 중 20㎞를 통합해 송전탑 70기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광양에서 신진천까지 4개 선로는 78%를 합치는 방안을 검토한다.
기후부는 송전선로를 신설할 때 기존 선로와 통합하는 방안을 우선 검토하도록 고시를 개정하기로도 했다.
송전선로 통합이 전력망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령 송전탑에 낙뢰가 내리친 경우 기존 선로는 해당 선로만 영향받지만, 통합 선로는 2개 선로가 영향받게 된다.
송전선로 낙뢰 고장은 연평균 88건 발생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전력 측은 현재 전국을 순환하는 형태로 송전망이 촘촘히 구축된 상태라, 한 송전탑을 지나는 4개 회선에 모두 문제가 생기는 '이중 고장' 상태가 발생해도 전체 전력망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에 따르면 전력망에 문제 없이 송전탑을 최대 40%까지 덜 지을 방안이 있었다는 것이어서 그간 당국이 송전탑을 과도하게 지으려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한전이 여러가지 혁신을 해왔으나 (주민 등과) 간담회에서 더 적극적으로 송전탑 개수를 줄여달라는 요청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고압송전선로·철탑건설반대영암군대책위원회가 지난 7월 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연 신해남-신장성 345kV 송전선로 철회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송전탑 손팻말을 들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후부는 재정을 투입, 거주지 주변을 지나고 반발이 심한 구간은 송전선을 지중화하기로 했다. 내년 예산안에는 재생에너지 전력계통 연계 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지중화 예산 27억원을 반영했다.
선로별로 신해남-신장성 선로는 도로 아래 땅을 활용해 일부 구간을 지중화한다.
신장성-신정읍 선로는 신장성변전소와 바로 연결되는 인출(引出) 구간과 장성군 인구 밀집지 지중화를 검토한다.
신계룡-신천안 선로는 대전 인구 밀집지를 지나는 약 10㎞ 구간, 신서원-신진천 선로는 세종과 청주시 인구 밀집지 구간, 새만금-신청양 구간은 익산시 개활지와 군산시와 청양군 도심 구간의 지중화를 검토하기로 했다.
기후부는 신정읍·새만금·신천안·신청양·신계룡·신서원 등의 변전소 인출 구간(2㎞ 안팎)은 전력 설비가 집중되는 점을 고려해 지중화를 우선해서 검토하고 더 긴 구간을 지중화하기로 했다.
지중화 비용은 여건에 따라 다르지만, 통상 공중을 가로지르는 가공선로 구축 비용의 10배 정도로 알려져 있다.
기후부는 이번에 지중화 비용을 밝히지 않았다.
경로가 일부 조정되는 선로도 있다.
신정읍-신계룡 선로는 대전 서구 국가유공자 마을과 사회복지시설, 신정읍-새만금 선로는 정읍시 문화재를 우회하도록 경로가 조정된다.
◇ 송전선 주변 마을에 '햇빛소득 마을' 우선 조성

[경남도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후부는 국가기간전력망법에 따라 송전선로가 지나는 지방자치단체에 주어지는 지원금(1㎞당 20억원)의 약 3분의 2를 전력망 주변 지역에 주고, 이 지원금을 '햇빛소득'을 위한 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에 우선 지원하도록 하반기 시행령을 개정한다.
'계통 햇빛소득 마을' 조성 방안이다.
기후부는 4개 지자체에 걸쳐 2개 변전소를 잇는 58㎞ 가공선로를 건설하는 경우를 제시했다.
이런 상황에서 선로가 지나는 지자체에 주어지는 지원금은 1천160억원이다.
이 중 3분의 2를 선로 주변 마을 52개 나눠주면 마을마다 1천kW(킬로와트) 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를 설치할 수 있고, 마을 세대 수가 평균 39세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각 세대는 세전으로 연간 385만원의 햇빛소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기후부 추산이다.
앞서 기후부는 송·변전 설비 주변 주민이 한국전력 송전망 사업에 투자하면 8∼10% 수준의 '고정금리'로 이자 형태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계통소득' 제도도 도입하겠다고 했는데 이날 발표에서는 빠졌다.
계통소득 도입을 위한 연구는 아직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국가기간 전력망에 대해선, 송전설비주변법에 따른 지원금에서 주민에게 직접 지원되는 비중을 확대하고 전력망 300m 내 근접 지역과 2개 이상인 밀집 지역엔 지원금을 더 주는 방안도 추진된다.
또 송전설비주변법에 따른 지원사업 사업비가 물가상승률 등과 연동돼 매년 늘어나도록 시행령이 개정된다.
◇ 뒤늦게 송전선로 입지선정절차 개선

송전탑건설백지화전북대책위 등 단체들이 지난달 4일 전북특별자치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초고압 송전탑 원점 재검토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기후부는 송·변전설비 입지선정위원회(입선위)가 구성되기 전 지자체와 주민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추가로 열기로 했다.
송·변전설비가 설치되기 가장 적합한 지역으로 입선위가 선정하는 '최적 경과 대역'이 정해지면 대역 내 주민에게 우편으로 알려주는 서비스도 도입한다.
최적 경과 대역 결정 전 후보 경과 대역은 원칙적으로 2개 이상 제시하게 규정한다.
입선위가 후보 경과 대역을 1개만 제시하며 노선을 사실상 일방적으로 정한 경우가 종종 있었다.
입선위 주민 참관은 그간 예외적으로만 허용됐는데, 앞으론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예외적으로만 불허된다.
또 기후부 직원이 입선위에 참관해 회의가 민주적으로 이뤄지는지 지켜보기로 했다.
필요시 입선위 위원에 더해 주민도 참여하는 권역별 주민협의체를 구성, 주민이 직접 경과노선안을 검토하고 입선위에 상정·의결하는 방안도 도입된다.
입선위 주민대표 선정 기준이 없어 행정 편의적으로 구성돼 실제 주민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송변전선로 입지선정절차 개선안. [기후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후부는 이날 송·변전설비 입지 선정 시 주민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이미 진행된 입지 선정 절차에 대해서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김 장관은 "밀양 송전탑 사태 후 정부와 한전이 더 민주적으로 입지를 선정하고자 노력해 진전이 있었으나 조금 더 민주적으로 해달라는 요청이 있어 수용했다"면서 "다만 (모든 입지 선정을) 처음부터 다시 하는 것은 연속성 등에서 적절치 않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장관은 현행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따라 구축이 추진되는 전력망 중 호남 반도체 산업단지 등과 관련해 '꼭 있지 않아도 되는 망'이 있는 것으로 보여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건설할 필요성이 없다고 판단된 전력망은 현재 진행되는 제12차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공개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다만 불필요하다고 분류되는 전력망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입지 선정 등의 절차가 상당히 진행된 망이 취소되는 일도 없을 전망이다.
기후부는 추석 연휴 이후 정부 목표인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 용량 100GW(기가와트)로 확대'를 달성하기 위한 전력망 혁신 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이때 전력망을 추가로 설치하는 것 외의 대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또한 기후부는 12차 전기본 수립 과정 중 전력계통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기로 했으며 전기본 수립 이후 장기송변전설비계획을 세울 때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고압송전선로·철탑건설반대영암군대책위원회가 지난 7월 7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에서 연 신해남-신장성 345kV 송전선로 철회 촉구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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