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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음악 파고든 인공지능…가요계, AI 탐지 프로그램 공동 도입

입력 2026-09-13 07: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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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저협 등 6개 단체, 프로그램 업체 선정 막바지 단계


美·獨, 인간 기여한 AI 음악 저작권 등록 허용…AI 업체-음반사 협업

韓, AI 음악 저작권 등록 허용 철회…음저협 "공론화 통해 기준 조속 마련"




AI 인공지능

[연합뉴스 자료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인공지능(AI)이 사회 각계를 넘어 대중음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치면서 가요계 주요 단체들이 공동으로 AI 활용 음악 탐지 프로그램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최대 음악 저작권 신탁 단체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지난달 일정 조건 아래 AI 활용 음악의 등록 허용 방침을 밝혔다가 22일 만에 이를 철회한 가운데, 앞으로 관련 논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가요계 일각에서는 미국과 독일 등 일부 국가에서는 이미 인간의 창작 기여가 있는 AI 생성 음악의 등록을 허용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관련 방침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 'AI로 생성한 음악 식별'…가요계 주요 단체 힘 모았다


13일 가요계에 따르면 음저협을 비롯한 가요계 6개 단체는 지난 7월 AI 디텍션(탐지) 프로그램 도입 및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MOU) 제안서 제출 공고를 냈다.


이 공고에는 음저협은 물론 한국연예제작자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반산업협회, 함께하는음악저작권협회, 한국대중음악산업협회 등 6개 가요계 주요 단체와 플랫폼 사업자가 공동으로 참여했다.


이들 단체는 업체 선정 요건으로 ▲ AI 생성 음악 및 AI 활용 음악 여부를 식별할 수 있는 프로그램 또는 서비스 제공 ▲ 음원 분석, 식별 결과 산출 및 결과 확인 기능 제공 ▲ API(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를 통해 시스템에서 음원을 전송해 결과를 받을 수 있는 기능 제공 ▲ 세부 분석 내용 제공 등을 제시했다.


음저협 등은 공고 절차를 거쳐 업체 선정을 위한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요계에서는 AI 활용 음악이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새로운 흐름이 된 만큼, 관련 단체들이 식별 프로그램 도입을 통해 이에 대응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음악 저작권료 (PG)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실제로 AI 활용 음악은 유튜브 콘텐츠 배경음악이나 TV 프로그램·광고 삽입 음악 수준을 넘어 해외는 물론 국내 주요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정식 음원'으로 유통되고 있다.


최근 AI 활용 음악 크리에이터 조선힙합의 '마음의 숲'은 국내 대표 음원 플랫폼 멜론에서 인기 K팝 아이돌도 진입이 쉽지 않다는 '톱 100' 차트 89위, 일간 차트 99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재 창작자가 직접 AI 사용 여부를 밝히지 않는 이상 해당 곡에 AI가 활용됐는지 여부를 일일이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감사원은 지난 3월 2024년 한 해 동안 1인당 200곡 이상을 음저협에 등록해 사용료를 받아 간 29명의 곡 가운데 60%에 AI가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AI 생성 음악에 대한 처리 기준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 추억의 스타도 소환하는 AI…해외 저작권 등록 사례는


조선힙합의 '마음의 숲' 이외에도 국내·외에서는 이미 AI가 주요한 창작 수단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전설적인 영국 밴드 비틀스는 AI 기술을 활용해 미공개 데모곡에서 존 레넌의 목소리를 분리해내는 방식으로 27년 만의 신곡 '나우 앤드 덴'(Now And Then)을 2023년 발표했다.


또한 1990년대 우리나라 인기 듀오 듀스는 지난해 11월 고(故) 김성재의 목소리를 AI로 복원해 28년 만의 신곡 '라이즈'(Rise)를 선보였다.




AI로 작곡한 잉가로즈의 '셀레브레이트 미'

[잉가로즈 유튜브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특히 생성형 음악 AI 수노(SUNO)로 작곡한 잉가로즈의 '셀레브레이트 미'(Celebrate Me)는 숏폼 플랫폼 틱톡에서 인기를 끌어 미국 등 여러 국가의 아이튠즈 차트에서 1위에 오르기까지 했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과 독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AI 활용 음악도 인간의 기여가 있다면 저작권 등록을 인정하고 있다.


미국의 음악 저작권 관리 단체 BMI는 ▲ 인간 단독 창작물 ▲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한 인간 창작물 ▲ 부분적으로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대해서는 등록을 허용하고 있다고 안내한다.


그러나 인간이 직접 만든 음악적 요소나 가사를 전혀 포함하지 않은 '프롬프트(명령어) 입력만으로 만든 AI 전적 생성 결과물'에 대해서는 등록을 불허한다.


즉 챗GPT 등으로부터 노래 제목이나 운율을 제안받아서 인간이 작곡하거나, 생성형 음악 AI로 반주를 만든 다음 직접 작사할 때 등에는 등록이 가능하지만, 이른바 '100% 딸깍 제작'은 등록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미국 음악 저작권 관리 단체 BMI의 AI 활용 음악 등록 가이드라인

▲ 인간 단독 창작물 ▲ AI를 보조적으로 활용한 인간 창작물 ▲ 부분적으로 AI가 생성한 결과물에 대해서는 등록을 허용. 그러나 '프롬프트(명령어) 입력만으로 만든 AI 전적 생성 결과물'에 대해서는 등록을 불허.
[BMI 홈페이지 캡처.]


또한 유럽의 음악 저작권 관리 단체 가운데 독일의 GEMA는 저작물이 전적으로 AI에 의해 생성된 것이 아님을 전제로 등록을 허용하고 있고, 네덜란드의 뷰마스템라(BumaStemra)는 '인간 작곡·AI 작사' 혹은 '인간 작사·AI 작곡' 등의 경우 인간 창작 부문에 대해서는 권리를 인정해주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진통을 거쳐 논의 단계에 머물러 있다.


음저협은 지난달 3일 AI를 활용한 음악 가운데 인간 창작자가 작사, 작곡, 편곡 과정에 실질적이고 주도적으로 참여하면, 인간이 창작한 부분에 신탁 등록할 수 있다는 새로운 기준을 발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문화계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나타냈고, 문화체육관광부가 공식 공문을 통해 문화예술계 전반의 공론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면서 이 새로운 방침은 전면 철회됐다.


음저협 관계자는 "국회와 정부, 창작자, 산업계 등 이해관계자들이 폭넓게 참여하는 공론화 과정을 통해 법·제도적 기준을 조속히 마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 AI 업체들 해외 주요 레이블과 잇달아 합의…한국 뒤처지지 않으려면


최근 해외에서는 수노 등 생성형 음악 AI 업체들이 대형 음반사와 정식으로 협업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AI 활용 음악은 AI가 기존 음악을 학습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대중음악계는 이 과정에서 기존 음악 창작자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그런데 AI 업체와 대형 음반사가 정식 라이선스 계약을 맺음으로써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테크 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수노는 워너뮤직, BMG, 빌리브 등 글로벌 주요 음반사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얻은 데이터로 학습한 새 모델 'V6'를 최근 공개했다.


수노는 과거 데이터 무단 학습을 이유로 여러 건의 송사에 휘말렸지만, 지난해 워너뮤직과 합의에 성공했고, 지난달에는 BMG와도 계약을 맺었다.




생성형 음악 AI '수노'로 음악을 만드는 장면

[AP=연합뉴스]


또 다른 생성형 음악 AI 유디오(Udio)도 지난해 11월 워너뮤직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었다. 세계 3대 음반사인 유니버설뮤직, 워너뮤직, 소니뮤직은 아예 자사의 지식 재산권을 활용한 새로운 AI 모델 개발을 위해 지난달 AI 스타트업 스태빌리티 AI(Stability AI)에 거액의 투자를 단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AI가 불러올 시장의 변화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관련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최소한의 규제로 현실의 빠른 변화를 따라가야 하는데, 모든 논란거리를 다 먼저 정리한 후에 법령과 제도를 만들겠다는 (당국의) 현 태도는 자칫 해외 서비스에 잠식되거나 과실을 넘겨주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희윤 대중음악평론가는 "'마음의 숲' 사례에서 보듯 AI 생성 음악은 엄연한 현실이 됐다. 인간 가수와 AI 활용 가상 가수 사이에 대전(大戰)이 일어나고 있다"며 "(저작권 등록 관련) 제도가 어서 바뀌어야지,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AI 활용 음악을 굳이 거부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ts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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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3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