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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원자력 시설 2곳에 200L 용량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2만9천587드럼 보관
사용후핵연료 반환 문제도 미해결…"'숨겨진 방폐장' 언제까지" 지적 나와

[대전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대전지역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저장량이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준위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반환 문제도 수년째 해결되지 않고 있어, 대전이 임시 방폐장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2일 방사성폐기물 안전관리 통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과 한전원자력연료 등 대전 소재 원자력 시설 2곳에 200L 용량의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2만9천587드럼이 보관돼 있다.
전국 최대 중·저준위 폐기물 보관지인 고리 원전(4만87드럼) 다음으로 많은 양이다.
원자력연은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에서 나오는 폐기물에 더해 2000년대 중반 서울에 있던 실험용 원자로의 해체 과정에서 나온 폐기물까지 보관하고 있다.
웬만한 원전의 보유량을 압도하는 수준으로, 2016년 국정감사에서 대전의 방사성 폐기물 보관량이 전국 두 번째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숨겨진 방폐장'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중·저준위 폐기물은 고준위 폐기물보다는 방사선을 덜 방출하지만, 유출될 경우 인체와 환경에 위협이 될 수 있다.
다른 주요 방사성폐기물 보관지는 원자력발전소 지역으로 인구 밀집 지역에서 떨어져 있지만, 대전은 144만명 규모의 도심지역인 만큼 안전성 우려가 제기돼 왔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역시 원자력연 내에 수십 년째 보관 중이다.
원자력연은 사용후핵연료의 결함 원인 분석과 성능 검증 등을 위해 1987년 4월부터 2013년 8월까지 고리·한빛·한울 원전 등에서 21차례에 걸쳐 1천699봉(3.32t)의 사용후핵연료를 들여왔다.
발생지인 원자력발전소로 돌려보내는 게 맞다는 원칙에 따라 원자력연과 대전지역 정치권은 2017년 단계적으로 원전에 이송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관련 절차가 수년째 진척되지 않고 있다.
원자력연 관계자는 "한국수력원자력과 사용후핵연료 이송 절차와 사용후핵연료 운반 용기 재료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지금까지 이송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등 원전이 있는 지역에서는 '사용후핵연료 소유권은 원자력연구원에 이전됐으므로 반환 불가'라는 주장을 펴고 있어, 실제 이송 절차에 착수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올해 계획된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이송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원자력연은 2015년부터 매년 800드럼 안팎의 중·저준위 방폐물을 경북 경주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로 보내고 있는데, 지난해 보낸 방폐물도 서류 부적합을 이유로 처분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자력연이 지난해 경주 방폐장에 보낸 방폐물 694드럼 중 일부를 검사한 결과, 69드럼 중 32드럼이 서류와 내용물이 일치하지 않다는 이유로 부적합 판정을 받으면서 아직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당초에는 2035년까지는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모두 경주 방폐장으로 옮긴다는 계획이었지만, 로드맵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대전시의회는 이에 원자력 시설의 안전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원자력 안전을 위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원자력안전 특별위원회' 구성을 추진하고 있다.
특위 구성 결의안을 대표발의한 구본환 의원은 "대전 소재 원자력 시설에서 화재와 방사성 물질의 유출 등 사건과 사고가 간헐적으로 발생해 왔는데, 이번 특위 구성을 통해 시민 불안을 완화하고 불이익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jyo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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