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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제2차 한국전쟁' 게임으로 오락화하다니

입력 2026-09-11 07: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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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 출시 신작 게임 '전쟁 트라우마' 되살릴 가능성


삼전 협업, 역사적 민감성 더 살폈어야 하는 아쉬움도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4

[인피니티 워드 X 캡처]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미국의 게임 개발사 인피니티 워드가 신작으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4'라는 게임을 만들었다. 사용자 시점에서 총기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1인칭 슈팅 게임'으로, 북한이 남한을 침공해 서울에서 '제2의 한국전쟁'을 벌이는 설정이라고 한다.


인피니티 워드가 최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미리 공개한 영상을 보면, 전투가 벌어지기 직전 'SOUTH KOREA'(남한)라는 자막이 나오고 전투 장면에서 눈에 익은 건물과 한글로 쓰인 간판이 노출돼 게임 사용자들이 서울이 배경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한국인 병사들이 북한군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며 미사일, 수류탄, 소총 등 다양한 무기를 사용하는 장면이 생생하게 연출됐다. 실제 한국전쟁을 재현한 게임은 아니지만 서울이라는 도시와 북한의 남침이라는 현실의 역사적 맥락을 가져와 전투와 승패의 쾌감을 제공하려 했다.


그동안 시판된 서구권의 전쟁 게임에서 북한이 가상의 적군으로 등장한 사례는 꽤 있다. 그러나 모던 워페어4는 비참했던 한국전쟁의 기억을 잊지 못한 채 생존해 있는 많은 한국인에게 전쟁의 트라우마를 떠올리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한국전쟁은 정전 이후 70년이 넘도록 종전되지 않은 휴전 상태로 남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동족상잔의 비극'을 슈팅 게임이라는 오락물로 단순화한 점도 전쟁을 소재로 삼을 자유와, 전쟁의 참상을 오락적 쾌감으로 소비하는 것의 경계를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 제작사는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현대사 속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전쟁 중 하나로 보고 상업적 콘텐츠로 활용했다면, 한국인에게는 단순한 가상전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역사적 기억이 겹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어야 한다.


더욱이 삼성전자가 이런 게임 콘텐츠를 출시하는 측과 긴밀한 파트너십을 맺은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게임 개발 초기 단계부터 협력해 TV와 게이밍 모니터 등 주요 제품을 게임 플레이에 최적화하기로 했다.




삼성전자, '게임스컴 2026' 참가

(서울=연합뉴스) 삼성전자가 26일(현지시간) 독일 쾰른 메세에서 개막하는 글로벌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6'에 참가한다고 25일 밝혔다.
모델이 '게임스컴 2026'에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체험존'을 소개하고 있다. 2026.8.25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글로벌 기업들은 특정 게임의 폭력성이나 배경의 민감도와 무관하게 게이밍 모니터나 TV 판매 촉진을 위해 대작 게임사들과 마케팅 협업에 나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한국의 대표기업으로서 역사적 민감성도 살폈어야 했다.


한국전쟁 참전 용사는 25만5천여명 생존해 있다. 전쟁 발발로 가족과 헤어진 채 살아온 이산가족도 3만3천여명에 이른다. 참전 유공자와 이산가족은 과연 참혹한 기억이 젊은이들의 전쟁물 게임 소재로 소비될 줄을 상상이나 할 수 있었을까?


게임 콘텐츠도 창작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문화영역이다. 하지만 한반도 근대사에서 비극의 씨앗이 된 분단을 극복하려는 노력에 모던 워페어4가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신작 게임 제작과정에서 역사적 감수성이 부족했던 것은 아닌지 묻지 않을 수 없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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