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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파모 프론티어급 재편 발판…GPU에 3.85조
보안 특파모·모두의 AI 본궤도…K-AI 생태계 연결

[연합 AI 플랫폼 생성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정부가 내년도 인공지능(AI) 예산을 9조4천억원 규모로 대폭 늘리면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부터 사이버 보안, 전 국민 AI 서비스까지 잇는 국가 AI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선다.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의 프론티어급 모델 전환을 뒷받침할 GPU 투자가 확대되고, 보안 특화 AI 파운데이션 모델과 '모두의 AI'도 사업자 선정에 이어 후속 예산까지 확보하면서 모델 개발·보안·대국민 서비스를 아우르는 이른바 'K-AI 삼각편대'의 밑그림이 구체화하고 있다.
◇ AI 예산 9.4조로 84%↑…'K-AI 삼각편대' 본궤도
4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2027년도 예산안을 보면 AI 예산은 내년 9조4천211억원으로 올해보다 84.3% 늘었다.
전체 과기정통부 예산 29조6천476억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로, 정부 전체 AI 예산의 57%가 과기정통부에 배정됐다.
예산안이 지난 1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같은 주에 모두의 AI 사업자 선정(8월 28일)과 보안 특파모 사업자 선정(9월 3일)이 잇따랐다.
사업을 실제 수행할 주체와 이를 뒷받침할 재정이라는 두 축이 동시에 갖춰지면서 3대 프로젝트가 사실상 모두 본궤도에 오른 셈이다.
◇ GPU 3.85조 투입…독파모 '프론티어급' 재편 발판
복수의 AI 개발사에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분산 지원해 국가대표 AI 모델을 육성해온 독파모는 이번 예산 증액을 계기로 글로벌 최상위권에 버금가는 프론티어급 모델 개발로 전환할 발판을 마련했다.
독파모는 당초 5개 정예팀에 GPU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출발했다. 이후 단계별 평가를 거쳐 네이버클라우드와 NC[036570] AI가 탈락했고, 현재 LG AI연구원·SK텔레콤·업스테이지 등 3개 팀이 최종 2개 사업자를 가리는 결선을 앞두고 있다.
관건은 기존의 분산 지원 방식에서 벗어나 얼마나 자원을 집중할 수 있느냐다.
최근 글로벌 프론티어 모델과의 성능 격차가 빠르게 벌어지면서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미토스급 모델을 개발하려면 최신 GPU '베라 루빈' 기준 약 1만장이 필요한데 지금 기준으로 3조5천억원 수준"이라며 현행 지원 규모의 한계를 인정했다.
이번 예산안에서 GPU 확충 예산은 올해 2조841억원에서 3조8천500억원으로 약 85% 늘었다. 프론티어급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 경쟁력 강화 예산도 300억원에서 8천억원으로 대폭 확대됐다.
배 부총리가 제시한 3조5천억원 규모의 GPU 확충 필요성에 상응하는 예산이 마련되면서 독파모 사업을 프론티어급 모델 개발 중심으로 재편할 수 있는 물적 기반도 갖춰졌다는 평가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자원을 집중할지, 기존 정예팀을 어떻게 재편할지 등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독자 AI파운데이션모델 프로젝트 2차 단계평가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8.18 jeong@yna.co.kr
◇ '미토스'발 위협 맞선다…700B 보안 특화 AI 개발
고성능 AI가 확산할수록 이를 악용한 사이버 공격도 고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닻을 올린 보안 특파모 사업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발에 들어간다.
앤트로픽의 자율형 AI '미토스' 등장으로 AI를 활용한 사이버 공격 가능성이 현실화하면서 기존 방어 체계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사업 추진 배경으로 작용했다. 국내 보안 환경에 최적화된 독자 AI 모델을 확보해야 한다는 필요성도 커졌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3일 공모 경쟁 끝에 네이버클라우드 컨소시엄을 최종 사업 수행기관으로 선정했다. 네이버클라우드를 중심으로 33개 산·학·연·공공기관이 참여하는 대규모 연합체는 이달 중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모델 개발에 착수할 예정이다.
컨소시엄은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와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기반으로 700B(7천억 파라미터) 규모의 전문가 혼합(MoE) 구조 초거대 보안 특화 모델을 구축하며, 특히 방어 역량과 공격 역량을 각각 강화한 2개 독자 모델을 병렬 개발해 사이버 공격·방어 전 주기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사이버 보안 AI 학습 기반 구축(500억원)을 비롯한 관련 예산이 반영돼 있으며, 정부는 이 외에도 'AI 사이버 쉴드돔' 기술개발 550억원과 중소기업 AI 위협 대응 서비스 지원 700억원 예산을 새로 편성해 보안 위협 대응 체계 구축을 재정 지원 기반을 확보했다.
내년부터는 모델 고도화와 산업 확산을 위한 후속 사업도 본격화할 방침이다.

◇ 국민 1천만명 AI 쓴다…'모두의 AI'에 2천500억
AI 모델과 보안 역량을 확보하는 가운데 이를 국민의 일상과 연결하는 서비스 축이 '모두의 AI'다.
모두의 AI는 국산 AI 모델을 기반으로 전 국민에게 무료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지난달 28일 SK텔레콤·카카오·KT가 각각 대표하는 3개 컨소시엄이 사업자로 선정됐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모두의 AI는 장기적으로 대규모 운영 비용이 발생하는 대국민 서비스인 만큼 사업 참여 단계부터 사업자들이 정부의 지속적인 지원을 요청해왔다.
올해는 별도 예산이 배정되지 않아 엔비디아 B200 512장 규모의 GPU 현물 지원만 확정된 상태였지만, 내년도 예산안에서 관련 재정 지원의 불확실성이 일정 부분 해소됐다.
'전 국민 AI 서비스 보편적 활용 지원' 명목으로 2천500억원이 신규 편성됐고, 그중 GPU 확보에 1천700억원이 배정됐다. 이는 엔비디아 B200 기준 약 2천장을 임차할 수 있는 수준으로, 과기정통부는 이를 연간 약 1천만명이 이용할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3개 컨소시엄의 운영비로 각각 100억원씩, 향후 AI 에이전트 생태계 확장을 위한 사업비로 500억원이 포함됐다.

(서울=연합뉴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모두의 AI 프로젝트 사업자 간담회'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2026.9.4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 예산은 확보…독파모 재편·보안 속도·지속 지원 과제
이번 예산안은 국회 심의와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다만 여야를 막론하고 국가적 AI 경쟁력 확보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큰 틀에서 정부안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예산이라는 물적 기반은 마련됐지만, 각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세부 실행 계획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독파모는 프론티어급 모델 개발에 자원을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할 경우 지원 대상과 방식, 기존 정예팀에 대한 후속 조치 등을 어떻게 설계할지가 관건이다.
보안 특파모는 글로벌 프론티어 모델의 성능이 수개월 단위로 빠르게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개발 속도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변수다.
AI를 활용한 공격 기술 역시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단순히 대규모 모델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실제 위협 탐지·분석과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수준의 보안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모두의 AI는 이용자가 늘어날수록 GPU 임차비 등 운영 비용도 함께 증가하는 구조인 만큼 단년도 예산으로 끝내서는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내년 이후에도 안정적인 예산 편성과 이용자 증가에 따른 재정 확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AI 업계 관계자는 "독파모를 통해 경쟁력 있는 모델을 확보하고, 이를 보안 특파모나 모두의AI 같은 서비스로 연결해 국내 AI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투자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AI는 한두 해 투자한다고 성과가 나는 분야가 아닌 만큼 올해 예산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성과와 수요에 맞춰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won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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