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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수 줄이고 임기 조정…집중투표제 앞두고 기업들 '분주'

입력 2026-09-06 05:5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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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주총서 주요기업 이사 2.6% 감축·임기 분산 등 선제대응


제도 시행 후엔 주주 소통·환원, 후보 경쟁력 강화 전략 전망




대기업 밀집한 서울 도심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홍규빈 기자 = 오는 10일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배제를 금지하는 개정 상법 시행을 앞두고 기업들이 지배구조 대응 전략 실행에 분주하다.


기업들은 일찌감치 이사 수를 줄이고 임기를 조정하는 등 소수주주가 추천한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을 키우는 집중투표제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사전 정비에 나섰다.


제도 시행 이후에는 기관 및 개인·외국인 투자자 등 주요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외부 세력이 이사회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한 후보 경쟁력 강화 및 의결권 확보전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집중투표제 의무 도입 대상이 된 국내 주요 기업들은 상법 개정 이후 처음 열린 올해 정기 주총에서 외부 인사의 이사회 진입 여지를 줄이기 위한 선제 대응을 강화했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50대 그룹 상장사 가운데 전년과 비교할 수 있는 269개사의 올해 정기주총 결과를 분석한 결과 전체 이사 수는 1천733명으로 지난해 1천780명보다 47명(2.6%) 감소했다. 사내이사는 843명에서 807명으로 4.3% 줄어 감소 폭이 두드러졌고 사외이사는 937명에서 926명으로 1.2% 줄었다.




정기 주주총회 입장 대기하는 주주들

[연합뉴스 자료사진]


카카오가 이사 14명을 줄인 것을 비롯해 롯데(-13명), 삼성(-9명), LS(-7명), 한화(-6명) 등도 이사회 규모를 축소했다. 현대백화점(-2명), 미래에셋·효성·LX·이랜드(각 -1명) 등은 사외이사는 유지하면서 사내이사만 줄였다.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은 최근 호반건설이 지분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가운데 이사회 규모를 기존 '3인 이상 11인 이내'에서 '3인 이상 9인 이내'로 조정했다.


호반건설 측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 차이가 0.42%포인트로 좁혀진 상황에서 미연의 경영권 분쟁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이사 임기 만료 시점을 분산해 특정 시점에 다수의 이사가 동시에 교체되는 것을 피하려는 움직임을 보인 기업도 14곳으로 집계됐다.


일례로 한화그룹에서는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오션을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이사 임기를 기존 '2년 이내'에서 '3년 또는 3년 이내'로 확대했다.


이사들의 임기를 서로 다르게 설정해 주총 한 번에 선임하는 이사 수를 줄이면 소수주주가 특정 후보에게 의결권을 모으는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


기업들은 집중투표제 의무화 이후에는 이사회 규모 축소나 임기 조정 등 전략을 실행하는 데 이어 주주 표심 관리에도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집중투표제 자체를 막을 수 없게 된 만큼 누가 이사회에 들어오는지를 결정할 수 있는 주주와의 소통 및 주주환원을 강화하고 자사 추천 이사 후보의 전문성·독립성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주주총회 입장 전 주주 신분 확인 절차

[연합뉴스 자료사진]


종전에는 주주 소통 설명회 등이 경영 실적과 배당, 사업계획을 설명하는 데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어떤 이사가 주주와 회사에 더 적합한가를 설득하는 작업도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소수주주 연대 및 행동주의 펀드 등과의 사전 협상도 주요 대응 수단으로 거론된다. 이들 주주가 요구하는 배당 확대나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일부 수용하는 대신 이사회 후보 추천이나 표 대결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도록 미리 갈등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재계에서는 상법 개정으로 주주 권익이 향상된 만큼 경영권 방어 수단도 형평성에 맞게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창업주나 경영진이 보유한 주식에 추가 의결권을 부여하는 차등의결권과 경영권 침해 시도에 맞서 기존 주주가 시세보다 싸게 지분을 매입할 권리를 부여하는 포이즌필(독약조항) 등이다.


재계 관계자는 "어떻게 이사회 후보를 구성하고 주요 주주들의 지지를 확보할지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 집중투표제가 처음 적용되기 전부터 평소 주주 이익 보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바꿔 나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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