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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업체 '물품값 2배 배상' 소송…2심서 "유통경로도 문제" 패소
대법 "'품질도 정품과 차이' 공적 판명돼"…홈쇼핑업체 손 들어줘

[연합뉴스TV 제공] 기사와 관계 없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미령 기자 = 홈쇼핑 사업자가 전문 감정업체로부터 정품 판정을 받고 판매한 병행수입상품이 추후 무역위원회에서 위조품으로 판명된 경우 감정업체는 계약에 따라 홈쇼핑 업체에 물품 금액을 배상해야 할까.
대법원은 무역위원회의 위조품 판정에 유통경로에 대한 의문점이 함께 고려됐더라도, 품질 면에서도 정품과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이 명시적으로 판단됐다면 감정업체에 계약상 배상책임이 인정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13일 홈쇼핑 사업자 A사가 명품 감정업체 B사를 상대로 낸 약정금 청구 소송에서 A사의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에 돌려보냈다.
A사는 2019년 병행수입상품인 명품 스니커즈를 수입해 판매하고자 감정업체 B사와 계약을 맺었다. 계약에는 '감정보증을 받은 물품이 위조품으로 판명될 경우 B사는 해당 물품 금액의 2배를 배상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A사는 B사로부터 해당 스니커즈가 정품이라는 감정 의견을 받고 물품을 판매했으나, 이후 무역위원회는 위조품이라며 수입·판매 중지 처분을 했다.
A사는 처분 취소 소송을 냈으나 패소가 확정됐다.
물건이 품질 면에서 정품과 차이가 있고, 최초 구매자도 불분명할뿐더러 유통 과정에서 허위 송장이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A사는 계약 조항을 근거로 B사를 상대로 물건값의 2배인 1억584만원을 물어내라며 소송을 냈다.
1·2심은 B사에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해 A사의 청구를 기각했다.
계약에 따른 감정보증은 '품질의 동일성'을 감정하고 보증하는 것에 한정될 뿐인데, 앞선 처분취소 소송에서 해당 물건이 정품으로 인정되지 않은 것은 품질 차이에 더해 유통경로가 불분명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유통경로에 문제가 없었다면 품질의 차이만으로 위조품으로 판단됐을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물건이 품질에서 정품과 동일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2심 판단을 뒤집고 사실상 A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은 "관련 소송 판결 이유를 보면 해당 물건이 진정상품(정품)과 품질에서 실질적인 차이가 있다는 점에 관한 명시적이고 객관적인 공적 판단과 확인이 있었다"고 짚었다.
해당 확정 판결을 통해 유통경로가 불분명하다는 점뿐 아니라 정품과 비교해 여러 면에서 품질상의 차이가 존재하고, 이런 차이가 정품에서 발생할 수 있을 만큼 사소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확인이 있었단 것이다.
나아가 해당 물건이 국내 시장에서 위조품으로 취급돼 정상적으로 거래되거나 유통될 수 없게 된 만큼 '품질의 동일성' 측면에서 정품과 다르다는 점이 국내 시장에서 공적으로 판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법원은 계약을 해석할 때는 "형식적 문구에 얽매이지 말고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가 무엇인지 탐구해야 한다"며 계약의 내용과 계약 달성의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법리를 들었다.
계약의 취지를 함께 고려하면 문제의 조항은 감정보증을 받은 상품이 '진정상품과 같은 품질의 정품이 아닌 것으로 판명될 경우' 감정업체의 귀책 사유를 묻지 않고 감정업체가 손해를 담보하는 계약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 조항에서 '위조품 판명'은 거래 관념상 평균적인 일반인의 관점에서 봐야 하고, 따라서 적어도 법률상 권한이 있거나 공적 기관으로부터 정품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처분이 확정된다면 위조품으로 판명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alrea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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