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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주주 경제적 가치 감소 우려…거버넌스포럼 "5단 중복상장"
일각에선 "실제 기업가치 영향은 제한적…주주환원이 관건"

(이천=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60조원을 넘어서며 또다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매출액 132조원에 달했고, 영업익은 100조원에 육박했다.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60조5천426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557.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사진은 29일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6.7.29 xanadu@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유향 기자 = SK하이닉스[000660]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설이 확산하면서 증권가에서는 기존 SK하이닉스 주주가치에 미칠 영향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상장설 진위에 대해 명확한 확인은 않고 있지만 증권가에서는 솔리다임 지분 일부를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해 성장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긍정론이 있는 반면, SK하이닉스 주주가 누리던 솔리다임의 경제적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장에서는 솔리다임이 기업가치 약 50조원 수준에서 최대 10조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해 미국 증시에 상장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5일 이를 두고 솔리다임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해명 공시했다.
그럼에도 다음날인 6일 SK하이닉스의 주가는 10.37% 급락했다.
솔리다임은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을 인수하면서 설립한 미국 법인이다.
SK하이닉스는 기존 솔리다임 법인을 미국 'AI 컴퍼니'로 개편하고, 낸드플래시 사업은 그 산하에 신설하는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이전하는 구조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구조에서 솔리다임의 별도 상장이 현실화하면 SK하이닉스 주주가 누리는 경제적 가치가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일부 증권가의 우려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13일 보고서에서 "솔리다임 분할 상장은 기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불리한 이슈"라고 평가했다.
그는 "솔리다임이 별도 상장하면 기존에는 SK하이닉스에 연결돼 있던 사업의 가치가 별도의 상장기업에서 평가받게 된다"며 "외부 투자자가 프리IPO와 이후 공모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면 SK하이닉스가 보유하는 경제적 지분율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솔리다임에서 발생하는 이익과 현금흐름은 대부분 SK하이닉스의 연결 범위 안에 있었지만, 별도 상장 이후에는 그 경제적 가치를 외부 주주와 나눠야 한다는 이야기다.
현금이 SK하이닉스 주주에게 전달되는 경로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솔리다임이 별도 법인으로 상장하면 솔리다임에서 발생한 현금은 우선 해당 법인에 남고, 배당 등 별도의 자본거래를 거쳐 상위 회사로 이동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센터장은 SK하이닉스의 자금 사정을 고려할 때 솔리다임 상장 목적을 단순히 투자재원 확보로만 보기도 어렵다고 분석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2분기 역대급 영업이익을 창출했고, 지난달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발행으로도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만큼 그룹 전체 차원에서는 투자재원이 부족한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결국 "SK그룹은 SK하이닉스가 창출하는 막대한 현금과 기업가치를 그룹 전체에서 활용하고 싶어 하지만 정작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다"며 "그래서 SK하이닉스의 사업부를 분리해서 AI 컴퍼니 아래에 배치하고 여기에 다른 SK 계열사들이 자본을 참여시키는 구조를 택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여겨진다"고 분석했다.
이 센터장은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을 통해 외부 자본을 끌어들여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한다면 그 자체가 반드시 주주가치 훼손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주주의 경제적 지분이 희석되는 만큼 이를 상쇄할 수 있는 자본배분 원칙과 주주환원정책이 함께 제시돼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이날 서울 여의도 증권가. 2025.12.24 saba@yna.co.kr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솔리다임 지분 매각 가능성을 보다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지난 11일 보고서에서 솔리다임의 프리IPO와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이 제기된 데 대해 "M&A(인수·합병) 투자금 회수 및 후속 투자재원 확충의 성격으로 접근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SK하이닉스가 솔리다임 지분을 매각해 투자금을 모집할 경우 약 150억달러 규모의 미국 내 투자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아울러 솔리다임 SSD 사업 가운데 서버향 엔터프라이즈용 고성능 제품은 대부분 SK하이닉스 본사의 트리플레벨셀(TLC) 기반 설계와 생산 기술을 활용하고 있어, 솔리다임 지분 일부가 외부로 출회되더라도 SK하이닉스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본사는 일본 키옥시아에 대한 지분투자 및 수익금 일부 회수, 인텔의 낸드 사업부 인수, 역대 최대 규모 나스닥 ADR 발행 등 본업뿐 아니라 자본시장 전략에서도 입지전적인 성과를 축적해 왔다"며 "글로벌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까지 더해진다면 기업 위상이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청한 모 대형증권사 연구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분할 상장을 하면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가 희석되는 것은 맞지만, SK하이닉스의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소식이 주가를 흔든 것은 반도체 업황 자체가 꺾였기 때문이라기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가격 할인 계약설 등으로 누적돼 있던 주주 불만에 기폭제가 된 측면이 크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원은 "그러나 왜 굳이 지금 추진하려는지는 의문"이라며 "ADR 발행 당시에는 희석 우려가 있었어도 대규모 자금 조달이라는 명분이 있었지만, 솔리다임 상장은 자금 필요성보다는 인수비용 회수 차원의 성격이 더 강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굳이 시장에 노이즈를 만들면서까지 추진하는 데 대한 투자자들의 불쾌감이 큰 것"이라고 봤다.
한편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지난 13일 논평을 내고 솔리다임의 나스닥 상장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포럼은 SK-SK스퀘어-SK하이닉스에 이어 미국 현지 법인을 거쳐 솔리다임까지 상장할 경우 사실상 '5단 중복상장'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솔리다임은 과거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가 이관돼 수년간 대규모 적자를 낸 뒤 사상 최대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며 "한동안 실패라 여겨졌던 88억달러 인수자금이 투입된 사업부가 이제 회사 수익에 본격적으로 기여하는데, 그동안 참고 기다렸던 일반주주 권익을 침해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willow@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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