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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트너 "2027년 글로벌 기업 50% 중국 AI 채택"
미·중 기술격차 2~3개월…AI 주권 경쟁 새 국면

[연합 AI 플랫폼 생성]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2년 안에 전 세계 기업 절반이 중국 인공지능(AI) 모델을 채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미국이 주도해온 AI 기술 우위가 빠르게 흔들리면서 중국이 반도체와 AI 모델, AI 에이전트, 로봇을 아우르는 독자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단순히 저렴한 대안으로 여겨졌던 중국 AI가 최상위 프론티어 AI 경쟁에 뛰어든 데 이어 기업 도입까지 빠르게 확산하면서 글로벌 AI 주도권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
9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의 '2026 중국 주요 AI 트렌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기업들의 중국 AI 모델 채택률은 지난해 5%에 불과했으나 오는 2027년이면 50%로 급등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기업들이 단일 AI 공급사 의존에서 벗어나 복수의 모델을 함께 활용하는 방향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중국 AI가 성능과 비용 경쟁력을 동시에 끌어올리며 핵심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올해 중국 스타트업 문샷AI가 공개한 '키미 K3'는 그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약 2조8천억개의 매개변수를 갖춘 이 오픈웨이트 모델은 각종 성능 평가에서 앤트로픽과 오픈AI의 최상위 모델 바로 뒤를 잇는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AI 기술 격차가 과거 6~9개월에서 최근 2~3개월 수준까지 좁혀진 것으로 분석한다. 중국 AI가 더 이상 '가성비 모델'이 아니라 프론티어 AI 경쟁의 핵심 축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 미국 제재가 키운 중국 AI…칩부터 로봇까지 생태계 완성
중국 AI의 급부상 배경으로는 개별 모델의 성공을 넘어 칩과 AI 모델, 서비스, 로봇으로 이어지는 생태계 전반의 경쟁력이 꼽힌다. 미국의 반도체 수출 규제와 첨단 AI 기술 통제 속에서도 독자 생태계 구축을 꾸준히 추진해온 결과라는 분석이다.
출발점은 반도체다.
미국의 반도체 공급 제한이 오히려 중국의 자국 칩 개발을 앞당겼다. 화웨이는 수입 의존도가 높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병목을 3D 첨단 패키징 기술로 우회하는 독자 경로 '타우 스케일링 법칙(Tau Scaling Law)'을 제시했고, 딥시크와 즈푸는 올해부터 화웨이 AI 칩 '어센드' 위에서 네이티브로 구동되는 체계를 갖췄다.
가트너는 2030년까지 중국 기업의 프라이빗 AI 인프라에서 자국산 AI 가속기 비중이 50%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상하이=연합뉴스) 차병섭 특파원 = 18일(현지시간) 중국 상하이의 2026 세계인공지능대회(WAIC) 행사장. 중국 스타트업 '문샷'의 인공지능(AI) 모델 '키미 K3' 홍보 부스에서 관람객들이 이벤트에 참여하고 있다. 2026.7.20 bscha@yna.co.kr
여기에 오픈웨이트 전략이 확산 속도를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
키미 K3를 비롯해 GLM-5, 딥시크 V4, 알리바바 큐웬 시리즈 등은 모델 가중치를 공개해 기업들이 자유롭게 내려받아 자사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도록 했다. 높은 활용성과 낮은 도입 장벽을 앞세워 기업 채택을 빠르게 확대하는 전략이다.
모델 확산은 AI 에이전트 보급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27년까지 AI 에이전트와 지능형 단말 보급률을 70% 이상으로 높이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중국 기업들도 단순한 실증 단계를 넘어 업무 전반에 AI 에이전트를 실제 투입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생태계의 마지막 축은 로봇이다.
중국은 자동차와 가전, 반도체 생산라인에 AI 기반 휴머노이드와 산업용 로봇을 투입하며 제조 자동화를 확대하고 있다. AI가 디지털 서비스를 넘어 실물 산업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가트너 조사에서도 중국 기업의 34%는 이른바 '피지컬 AI' 애플리케이션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답했다.
◇ 한국도 커지는 AI 주권론…"모델 넘어 생태계 갖춰야"
이런 지각변동 속에서 한국 기업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AI 모델을 도입하면 데이터 보안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뒤따르고, 이를 외면하면 비용 부담과 미국 AI 의존에 따른 수출 통제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에는 미국과 중국이 모두 AI 기술 통제에 나서면서 특정 국가 기술에 대한 의존 자체가 새로운 리스크라는 점도 부각되고 있다.
지난달 미국의 미토스 수출 통제 이후 중국도 자국 AI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한 대응에 착수했다.
중국 상무부는 알리바바와 바이트댄스, 즈푸 등 주요 AI 기업들과 AI 모델 학습용 핵심 데이터의 해외 이전을 제한하고 외국 이용자의 AI 모델 가중치 다운로드를 막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AI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 모두 필요할 경우 언제든 기술 접근을 제한할 수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며 "독자적인 AI 생태계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중국이 칩부터 AI 모델, 서비스까지 자립형 생태계를 구축한 것처럼 한국도 외산 의존 구조를 넘어 AI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부 역시 중국 AI의 빠른 추격세를 계기로 독자 AI 모델 개발을 넘어 세계 최고 수준의 프론티어 AI 확보 전략을 본격 검토하기 시작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슈와 논점' 보고서에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확보를 넘어 AI 생태계 전반에 대한 주권적 통제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kwon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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