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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홀드백' 이달 결론…극장·OTT 공존 해법 시험대

입력 2026-08-09 07: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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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자율협약 추진…법제화보다 업계 합의에 무게


극장 생존·유통 경쟁력·소비자 선택권 놓고 이해 충돌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정래원 기자 = 영화가 극장에서 내려온 뒤 언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인터넷TV(IPTV) 등 다른 플랫폼에서 공개할지를 정하는 '홀드백'(Holdback)이 다시 영화산업의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홀드백 제도 운영 방안을 이달 중 확정할 예정이어서 6개월 법제화 논란 이후 영화산업의 새로운 절충안이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홀드백이란 극장 개봉 후 영화가 OTT 등 다른 유통 채널로 넘어가기까지의 유예기간을 말한다. 극장을 영화 유통의 첫 창구로 보호해 투자·제작·배급으로 이어지는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자는 취지에서 일부 국가에서 시행하는 제도다.


다만 OTT가 주요 유통 채널로 자리 잡은 현재는 일률적인 규제가 오히려 산업 경쟁력과 소비자 선택권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영화관 티켓박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 6개월 의무화 추진…정부·공공기관 "신중해야"


지난해 9월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극장 상영 종료 후 6개월이 지나야 OTT 등 다른 플랫폼에서 영화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영화 및 비디오물의 진흥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극장 산업 회복을 위한 취지였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는 법안의 적정 기간과 적용 방식 등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제기됐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검토보고서는 개정안의 '상영 종료 후 6개월' 기준에 대해 일부 상영관에서 장기 상영이 이어질 경우 홀드백이 사실상 더 길어질 수 있다며 '개봉일 기준' 등으로 기산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문체부와 공정거래위원회, 영화진흥위원회 등 세 기관 모두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법률로 일률적인 기간을 강제하는 방식에는 신중론을 제기했다.


특히 문체부는 제작·배급사의 자율적인 영업활동을 고려해 법제화보다 업계 자율협약을 통한 해결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공정위는 6개월 홀드백 의무화가 OTT 사업자의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 선택권과 후생을 저해할 수 있다고 봤으며, 영진위는 중소영화의 수익 기반 약화와 OTT 직행 증가 등으로 오히려 영화 생태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정책 제안 기자회견

지난 4월 9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에서 열린 '2026년 한국영화산업의 위기와 대책' 정책 제안 기자회견에서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협회 이사장이 발언하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 극장 "생존 위기" vs 배급사 "영업 제한"…관객은 "콘텐츠·가격"


정부와 공공기관이 신중론을 제기한 가운데, 업계의 이해관계도 첨예하게 엇갈린다.


한국영화관산업협회 등 극장업계는 홀드백이 짧아지면서 극장의 수익 기반과 투자 선순환 구조가 약화됐다며 최소한의 법적 보호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극장 독점 상영 기간이 지나치게 짧아지면 관객이 OTT 공개를 기다리게 되고, 극장 매출 감소가 배급 수익과 영화 투자 감소로 이어져 결국 제작 기반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제작·배급업계는 영화별 투자 규모와 시장 상황에 따라 유통 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하는 만큼 일률적인 법제화는 영업활동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반발한다. 한국영화감독조합도 제도 도입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6개월보다는 개봉 후 3∼4개월 수준이 현실적이라는 수정 의견을 제시했다.


다만 극장업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영화 소비 행태를 보면 극장 침체를 홀드백 문제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영진위의 '2023년 영화소비자 행태조사'에 따르면 극장 관람이 줄어든 이유로 '볼 만한 영화가 없어서'(24.8%)와 '티켓 가격이 비싸서'(24.2%)를 꼽은 응답이 가장 많았다. '조금 기다리면 다른 플랫폼에서 볼 수 있어서'라는 응답은 16.6%에 그쳤다.


실제 흥행 성적도 홀드백보다 콘텐츠 경쟁력이 더 중요한 변수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KOBIS)에 따르면 극장가가 회복세를 보인 올해 상반기 관객 수는 3천736만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4.9% 증가했고 매출도 81.7% 늘었다. '왕과 사는 남자', '군체' 등 흥행작이 잇따라 나오면서 회복된 콘텐츠 경쟁력이 관객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소비자단체들도 법률로 홀드백을 일률적으로 강제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홀드백을 고정하면 소비자의 '볼 권리'가 제한되고 가격 인상이나 스크린 독과점이 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국내 극장 시장은 소수 멀티플렉스 중심 구조인 만큼 프랑스의 제도를 그대로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문체부 문화예술정책자문위원회 영화·영상분과 회의 장면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해외도 획일 규제보다 자율…문체부 협약에 쏠린 눈


해외 역시 극장 보호와 플랫폼 경쟁력의 균형을 고려해 다양한 홀드백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는 정부가 승인하는 업계 협약인 '미디어 연대기'에 따라 플랫폼의 콘텐츠 투자 약정에 비례해 4∼22개월로 공개 시점을 차등 적용하고, 이탈리아와 독일은 국가 지원을 받은 영화에만 법정 홀드백을 둔다.


미국과 일본은 법정 규제 없이 계약과 관행에 맡기며, 미국은 팬데믹 이후 극장 창구가 평균 40일 안팎으로 짧아졌다.


결국 업계의 관심은 문체부가 추진하는 '한국 영화 상생을 위한 홀드백 자율협약'의 내용으로 모인다.


업계에서는 일정 수준의 홀드백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작품 규모와 장르 등을 고려한 탄력적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따라 자율협약도 획일적 기준보다 작품별 차등 원칙을 담을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임 의원도 토론회에서 업계 의견을 반영해 홀드백 기간과 시행 방식 등을 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영화산업 안팎에서는 극장과 OTT를 대립 구도로 보기보다 극장 보호와 콘텐츠 유통 경쟁력을 함께 고려하는 새로운 배급 질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이번 자율협약이 극장 보호와 산업 경쟁력, 소비자 선택권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새로운 상생 모델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hyunmin623@yna.co.kr, 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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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8-09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