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악성 미분양 쌓여도 착공 계속…"LH 매입, 시장 왜곡 우려"

입력 2026-08-03 05:55:01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업계 "미분양에도 손해 없다"…전문가 "역경매 방식 도입해야"



(세종=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지방 준공 후 미분양이 3만가구에 육박한 가운데 이같은 미분양이 집중된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신규 착공이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한 미분양 주택 매입을 확대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공공의 개입이 시장의 모럴 해저드를 조장하고 공급 조절 기능을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분양 중인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국토교통부 주택통계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악성 미분양'이라고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은 전국 기준 2만9천786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지방이 2만5천91가구로 전체의 84.2%를 차지했다. 악성 미분양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3천575가구), 부산(3천292가구), 경남(3천226가구), 경북(2천973가구), 경기(2천568가구), 충남(2천372가구) 등이다.


악성 미분양 상위 10개 지역 가운데 6곳은 올해 상반기 착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증가했다.


경북은 올해 1∼6월 착공 물량이 8천242가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59.2% 증가했다. 충남은 285.4%, 전남은 121.4%, 인천은 102.6%, 대구는 94.9%, 경남은 10.8% 각각 늘었다.


정부는 지방 건설경기 회복을 위해 지방 준공 후 미분양 주택 매입 물량을 기존 3천가구에서 8천가구로 늘리고, 매입 상한가도 감정평가액의 83%에서 90%로 상향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한성숙 국무총리 주재 부동산 토론회에서 지방 미분양 문제를 언급하며 "국가가 적극적으로 매입하는 것이 중요하고 가격도 상당히 원활하게 줄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건설경기 회복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업계에서는 미분양 사업장의 리스크를 회피해주는 안전판이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분양이 잘되면 수익을 낼 수 있고, 미분양이 발생하더라도 LH가 매입해주기 때문에 손해가 없다"며 "매입 가격도 적자를 보지 않을 수준으로 쳐준다. LH는 적자가 날지 몰라도"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처럼 시장에 개입하는 것이 건설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주택 공급 조절 기능을 약화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조정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토지주택위원장은 "사업에는 리스크가 있어야 혁신도 하고 품질도 개선하면서 시장의 선택을 받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며 "공공이 미분양을 떠안으면 사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하거나 가격을 낮춰 시장 안정을 유도하려는 시장 기능도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감정평가액의 일정 비율로 매입하기보다 해당 지역의 실제 수요를 반영한 역경매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며 "정부가 매입 물량을 정하고 사업자가 제시한 가격 가운데 가장 낮은 가격부터 사들이는 방식이 시장 기능을 살리면서 미분양도 해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dindong@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8-03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