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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 일정·운영비·GPU 지원 놓고 현실적 우려
이용자 수 중심 평가에 스타트업 "대형 플랫폼 유리"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서울=연합뉴스) 권하영 기자 = 정부가 연내 전 국민 무료 인공지능(AI) 서비스 구축을 목표로 '모두의 AI' 사업을 본격 추진하면서 국내 AI 업계가 참여 여부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정부 지원과 대규모 이용자 확보 기회라는 기대가 있지만 촉박한 개발 일정과 비용 부담, 이용자 수 중심의 평가 방식 등을 둘러싼 현실적인 우려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22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사와 이동통신 3사, AI 스타트업 등 국내 주요 AI 기업들이 이번 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으며, 정부는 약 10개 업체가 공모에 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모두의 AI'는 외산 AI 서비스 의존도를 낮추고 AI 이용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함께 추진하는 AI 보편화 사업이다.
국산 AI 모델을 기반으로 범용 AI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올해 안에 출시하고, 내년 이후에는 자산 관리·학습 코칭·노후 설계 등이 가능한 '전 국민 1인 1 에이전트' 체계로 단계적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정부가 확보한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B200 기준 최대 512장을 2~3개 기업에 나눠 지원하며, 내년부터는 전 국민 서비스 운영 비용도 정부 예산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참여를 타진하는 기업들은 GPU 자원과 대규모 이용자 프롬프트 데이터를 활용해 대국민 서비스 개발·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수익성과 별개로 대형 정부 사업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플랫폼 인지도를 높일 기회라는 점도 매력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선뜻 뛰어들기 어렵게 만드는 현실적인 걸림돌도 적지 않다는 평가다.
◇ 촉박한 개발 일정·운영비 부담…"단계적 추진 필요"
첫 번째 부담은 촉박한 추진 일정이다.
과기정통부와 NIPA는 8월 중 사업자를 선정하고 9월 베타 서비스, 12월 정식 출시라는 계획을 세웠다.
이번 사업이 AI 모델 개발이 아닌 서비스 개발에 초점을 맞춘 만큼 기간이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베타 서비스 운영 방식도 선정 기업 의견을 적극 반영해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업계는 대국민 서비스라는 무게감을 고려하면 녹록지 않은 일정이라고 본다. 통상적인 서비스 개발 기간에 비해 상당한 빠듯한 일정인 데다, 전 국민을 상대로 하는 서비스인 만큼 완성도에 대한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비용 구조도 풀어야 할 숙제다.
올해분 GPU 최대 512장 외에는 확정된 지원이 없고, 내년부터 시작될 운영비 지원 범위 역시 아직 예산이 확정되지 않아 불확실한 상태다.

공진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AI정책기획과장이 21일 서울 공덕역 프론트원에서 열린 '모두의 AI' 사업 설명회에서 발표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GPU는 서비스 품질과 트래픽 수용 능력과 직결되는데, 현재 제시된 규모만으로는 개발과 운영을 병행하기에 부족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내년부터 지원할 운영비도 서버 운영 등 인프라 항목 위주로 거론되는 탓에 마케팅·홍보 등 부대비용은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사업 자체가 기업 입장에서 리스크 대비 수익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평가도 나온다.
사업 참여를 고려 중인 한 AI 기업 관계자는 "사업 방향성에는 공감하나 준비 기간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는 경향이 있다"며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려면 사업자와의 충분한 사전 협의와 단계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서비스의 개발과 운영에 높은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참여 기업의 비용 투자 부담을 덜어줄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지원 논의가 추가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 이용자 수 중심 평가 논란…스타트업 "플랫폼에 유리"
평가 기준을 둘러싼 논란도 뜨겁다.
정부는 서비스 평가에서 기술 벤치마크 성능보다도 실제 이용자 수를 핵심 지표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용자 수는 서비스 품질만이 아닌 마케팅 역량과 기존 이용자 기반에 크게 좌우된다는 점에서 수천만 이용자를 보유한 네이버·카카오 같은 대형 플랫폼사와 스타트업 간에는 출발선 자체가 다를 수밖에 없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스타트업 진영에서는 AI 기술력이나 서비스 완성도가 높더라도 이용자 수에서 밀려 평가에서 탈락하는 상황을 우려한다.
한 AI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산 AI 생태계 다양성 확보를 표방하는 사업 취지와 어긋날 수 있다"며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단독 주관 사업자보다 컨소시엄 참여기관 형태가 현실적인 선택지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업계는 결국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변수는 지속 가능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정부 지원이 제한적이고 중장기 연속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업 스스로 수익 모델을 발굴하지 못하면 서비스 지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업계 의견 수렴을 통해 개발 기간과 서비스 운영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으로 계획했다"며 "GPU 자원과 운영비 지원 로드맵은 재정당국과 협의를 거쳐야 하는 만큼 예산이 확정되는 시점에 구체화하겠다"고 말했다.

kwonh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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