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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위드인] 사우디가 키운 e스포츠…한국은 어디에 있나

입력 2026-07-20 07:4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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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WC, 파리 첫 개최…글로벌 e스포츠 메가 이벤트로 성장


중국은 생태계 확대…한국 종주국 위상은 새로운 시험대




EWC 2026 경기장

(파리=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e스포츠 월드컵(EWC) 2026이 열리고 있는 1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 입구에 대회 홍보물이 설치돼있다. 2026.7.15 jujuk@yna.co.kr


(파리=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못지않은 글로벌 e스포츠 축제가 새로운 산업 질서를 만들어가고 있다.


프랑스 파리에서 지난 8일(현지시간) 개막한 e스포츠 월드컵(EWC)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막대한 투자와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e스포츠 종합대회로 자리매김하며 글로벌 e스포츠 생태계의 중심축으로 떠올랐다.


사우디는 EWC를 자국이 아닌 해외에서 처음 개최하고 국가대항전인 e스포츠 네이션스컵(ENC) 신설과 순회 개최 계획까지 내놓으며 영향력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와 산업 생태계를 빠르게 키우는 중국이 글로벌 e스포츠 주도권 경쟁에 나선 가운데 e스포츠 종주국으로 불리는 한국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e스포츠 월드컵 로고

(파리=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e스포츠 월드컵(EWC) 2026이 열리고 있는 1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 내 전광판에 대회 로고가 떠 있다. 2026.7.15 jujuk@yna.co.kr


◇ 사우디가 키운 글로벌 e스포츠…중국 기업 존재감 커졌다


e스포츠 종주국을 자처하는 한국의 영향력은 EWC에서도 드러났다.


한국 팀인 디플러스 기아[000270](DK)는 19일(현지시간) 마무리된 EWC의 핵심 이벤트인 리그 오브 레전드(LoL) 토너먼트에서 최종 우승을 차지했다.


LoL 종목 4강전에 오른 팀 중 3팀은 한국 팀이 채웠고, T1의 '페이커' 이상혁은 축구 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함께 EWC 및 ENC 공식 앰버서더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전체 대회 종목 명단을 보면 생각은 달라진다.


총 24개의 EWC 2026 종목 중, 한국에서 개발된 게임은 'PUBG: 배틀그라운드'와 '크로스파이어' 정도다.


종목 선정에 미치는 중국 게임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LoL 대회와 동시에 열린 '프리파이어', '모바일 레전드' 같은 중국산 게임은 현장에서 상당히 큰 규모의 팬덤을 끌어모으며 이벤트 효과를 톡톡히 봤다.




'프리파이어' 경기 펼치는 참가자들

(파리=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e스포츠 월드컵(EWC) 2026이 열리고 있는 15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 주경기장에서 모바일 게임 '프리파이어' 토너먼트가 펼쳐지고 있다. 2026.7.15 jujuk@yna.co.kr


행사 기간 후반부에는 텐센트의 대표작 '왕자영요' 토너먼트도 대규모로 예정돼있다.


중국 IT 기업들도 EWC에 스폰서로 적극 참여해 브랜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회에 쓰인 모니터와 PC는 전부 중국 레노버의 '리전' 시리즈였으며, 현장 촬영과 중계에 쓰인 카메라도 중국의 영상 장비 기업 'OBSBOT'의 제품이 대거 사용됐다.


현장에는 레노버와 OBSBOT의 제품을 직접 써볼 수 있는 대형 홍보 부스가 마련돼 관람객들의 시선을 잡아 끌기도 했다.


반면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같은 한국 기업들은 게임용 제품군을 운영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행사에서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한국 e스포츠 팀과 선수들이 무대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치는 동안, 중국 게임과 IT 기업들은 그 판에서 조용히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었다.




EWC LoL 관람 열기

(파리=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EWC 2026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 개막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7.15 jujuk@yna.co.kr


◇ 선수는 한국, 생태계는 중국…e스포츠 종주국의 과제


파리에서 만난 EF의 고위 관계자들은 한국이 e스포츠의 발상지이며, 한국과 한국 팀이 e스포츠 생태계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거듭 강조한다.


적어도 한국이 세계 최초로 e스포츠를 방송으로 중계하며 제도권에 올려놓은 국가라는 사실은 명확히 알고 있는 듯했다.


하지만 EF는 지난해 초 중국 텐센트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텐센트의 e스포츠 네트워크와 대회 운영 노하우를 EWC와 ENC에 도입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EF 관계자들은 그 후 중국을 찾아 '왕자영요' 대회를 참고해 EWC의 대회 개막식과 선수 지원 체계를 만들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EWC LoL 관람 열기

(파리=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15일(현지 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 전시장에서 열린 EWC 2026 리그 오브 레전드(LoL) 종목 개막 행사에서 관람객들이 환호하고 있다. 2026.7.15 jujuk@yna.co.kr


한국이 e스포츠의 발상지임은 인정하지만, 대회 생태계를 확장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있어서는 정작 중국 기업과 협력하며 중국의 방식을 배우고 있다는 의미다.


중국은 2024년부터 국제표준화기구(ISO)를 통해 e스포츠 표준 제작을 주도하고 있다. 이미 35개국 투표를 거쳐 실무 작업을 위한 의장국까지 차지했다.


글로벌 e스포츠 생태계가 사우디 자본과 중국의 표준화 작업이 결합하며 새롭게 재편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한국의 대응은 미온적이다. 문화체육관광부나 한국e스포츠협회(KeSPA)의 위기의식이 필요한 대목이다.


한국이 그동안 e스포츠 종주국이라는 타이틀, 페이커로 대표되는 스타 플레이어들의 화려한 성과에만 주목했던 게 아닌지 모두가 되돌아볼 때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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