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마켓人] 여의도 '반도체 고수'…27년 경력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

입력 2026-07-17 07:05:01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이번 사이클 과거와는 달라"…주가 변동성 불안에는 "펀더멘털 봐야"


"한국 반도체 생태계 생각보다 취약…이번 호황 살리면 기회 될수 있어"


(서울=연합뉴스) 경수현 기자 =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구조적인 변화다"


이승우(55) 유진투자증권[001200]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반도체 업황에 대해 이처럼 평가했다.


이 센터장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우경제연구소를 거쳐 신영증권에 입사한 1999년말부터 반도체 분야를 맡아 여의도 증권가에서는 최장 경력의 반도체 담당 애널리스트로도 통한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센터장이 지난 15일 본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6.7.15 evan@yna.co.kr


그는 리서치센터를 이끄는 업무에 집중하느라 작년에 반도체 기업 분석 보고서는 후배에게 넘겼지만 강연, 외부 기고문 등을 통해 여전히 반도체 분야 애널리스트로서도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KDI(한국개발연구원)가 발간하는 '나라경제' 7월호에 이 센터장이 쓴 '현재의 메모리 공급 부족이 단순한 경기 순환적 현상이 아닐 수 있는 이유'라는 제목의 원고가 실리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년간 전세계 D램 산업은 매출이 2∼3배정도까지 늘었다가 (호황이) 꺾이는 고위험 저수익 사업이었고 영업이익률도 약 3%밖에 안 됐다"며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다르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반도체 업황에 대해 "처음 보는 현상"이라며 "인공지능(A)I 모델의 성능과 완전히 직결되는 섹터가 됐고 과거 공식이 깨졌다"고 진단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단순한 저장공간이 아니라 AI 모델의 지식과 문맥을 유지하는 공간이자 지능의 활동 무대가 되면서 메모리 반도체의 의미가 컴퓨팅의 비용에서 성능으로 격상됐다는 분석이다.


그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일단 내년까지는 올라가면서 4년째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심한 변동성을 보이는 데 대해서는 "주가는 흔들릴 수 있지만 펀더멘털에 변화는 없다"며 투자자들에 대한 조언으로 펀더멘털을 볼 것을 조언했다.


다음은 지난 15일 여의도 유진투자증권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를 한 이 센터장과의 일문일답 내용.


-- 최근 메모리 반도체 호황을 경기순환적인 현상이 아니고 구조적인 변화라고 진단한 '나라경제' 원고를 읽었다. 좀더 설명 부탁한다.


▲ 과거 메모리 반도체는 비용 변수였다. 컴퓨터의 가격이 정해지면 그중에 메모리 비용 비중이 정해지고 그 안에서만 움직였다. 그래서 사이클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러나 AI 시대가 되면서 달라지기 시작했다. AI 모델의 성능과 직결되는 섹터가 돼버렸다.


-- 메모리 사이클이 과거에는 어떠했나.


▲ 사실 약 20년간 D램 산업은 성장하는 산업이 아니었다. 삼성전자는 치킨게임을 하면서 성장했지만 전체 메모리 반도체 업체의 매출은 2~3배 늘었다가 꺾이는 흐름이 이어졌다. 1995년에 전세계 D램 시장이 410억 달러였는데 그 규모를 다시 넘어서는 데 20년이 걸렸다.


-- 과거에도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있지 않았나.


▲ 저는 슈퍼 사이클을 2년 연속 D램 평균 가격이 올랐을 때로 정의한다. 이번 말고 1994∼1995년, 2017∼2018년이 이에 해당한다. 1994∼1995년 슈퍼 사이클 때는 증설 투자 뒤 호황이 끝나자 3년 연속 D램 가격이 70%씩 빠졌다. 3년간 97%나 하락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체들이 망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안 그럴 것 같다.


-- 그럼 이번 호황은 얼마나 지속될 것으로 보나.


▲ 2024년부터 시작됐는데 일단 적어도 내년까지는 4년 연속 가격이 올라갈 것으로 본다. 그 다음에 가격이 빠지더라도 그렇게 빠지지는 않을 것 같다.


--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사이클 변화를 얘기하는 근거로 장기공급계약(LTA) 증가를 근거로 얘기하는 분들도 많은데.


▲ 마이크론에서 지난번 나온 얘기로는 (장기공급계약 비중이) 50% 정도다. SK하이닉스는 그보다 좀 더 높을 것이다. 고대역폭 메모리(HBM)니까.


-- 최근 반도체 주가가 급등락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의 목표주가는 그대로 유지하나.(지난달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한 목표주가를 56만원, SK하이닉스는 370만원으로 각각 제시했다.)


▲ 어제 SK하이닉스 분들과 얘기를 나눴는데 시장이 예상보다 좋을 것 같다고 하더라. 주가는 흔들릴 수 있지만 펀더멘털의 변화는 없다. 그래서 목표주가는 계속 유지하고 있다.


-- 반도체 종목 주가가 지금과 비슷한 변동성을 보인 적이 있나.


▲ 지금은 굉장히 이례적이다. 거의 처음인 것 같다.


--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원인으로도 지적되는데.


▲ 파생 상품이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은 된다. 1840년대에 영국의 철도 혁명이나 1920년대 미국의 전기 혁명 때에도 관련 주가가 폭락한 시발점이 파생금융상품이었다. AI도 인프라 투자이지만 그때와는 다르다고 본다. 데이터센터에 투자하는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은 굉장히 튼튼하다.


-- 주가 변동성 때문에 불안해하는 주변 사람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나.


▲ 약간 뻔한 말일 수도 있지만 펀더멘털을 보는 게 중요하다. 주가만 보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AI 투자가 줄 것이냐를 볼 필요가 있다. 메타의 잉여 컴퓨팅 외부 판매 얘기에 불안이 촉발됐었지만, 그 후 메타는 추가 투자도 발표했다.


-- 한국 반도체 산업의 미래는 어떻게 생각하나.


▲ 지난 2024년 메모리, 비메모리 등 전세계 반도체 섹터의 시가총액을 보면 한국은 4%밖에 안 됐다. 당시 중국은 9%였다. 삼성전자도 망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다. 그러다가 AI 붐이 일면서 메모리 가격이 올라가기 시작했고 다시 한번 한국이 부활의 기회를 잡은 거다. 반도체 점유율로 미국이 1등이고 한국이 2등이라는 식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데이터는 반도체 최종 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액을 산정한 것이다. 그런 데이터에는 TSMC 생산 반도체는 미국 업체 매출로 반영된다.


반도체 생태계 전체의 매출을 봐야 한다. 전세계 반도체 상장사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하니까 미국이 40%이고 대만이 22%, 한국은 12%정도였다. 대만과 우리의 격차가 상당히 된다. 우리는 중국이랑 비슷한 수준이다. 아마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올해는 좀 바뀔 것이다. 사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기초 체력은 생각보다 취약하다. 전 세계 반도체 기업을 시가총액 기준으로 1등부터 100등까지 세우면 우리나라 기업은 후하게 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기[009150], 한미반도체까지 4개사 정도에 불과하다. 중국은 37개사다. 우리가 중국보다 잘하는 것은 반도체 분야에서 메모리 딱 하나밖에 없다. 이번 호황을 잘 살리면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정부가 AI 시대 반도체 강국으로 도약하고자 3대 메가 프로젝트 계획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 청사진을 그리는 것은 당연히 좋다. 원칙적으로 찬성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게 현실이 된 것처럼 생각하면 안 된다. 계획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큰 전략은 세우되 상황에 맞게 조절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1999년말께 신영증권에서 반도체를 맡기 시작하고서 반도체 애널리스트를 계속 해왔나.


▲ 중간에 약 3년간 헤지펀드 회사에서 일했는데 당시에도 테크 섹터를 맡아서 대만 TSMC 등 반도체쪽 기업 투자를 다뤘다. 그래서 계속 반도체 분야를 맡아왔다고 할수 있다.


evan@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7-17 08: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