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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현이 가족 "핵심 데이터 미확인·재현시험 부재…신뢰성 의문"
국과수 감정관 "모든 분석 종합해 페달 오조작 가능성 도출"

[강릉소방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춘천=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페달 오조작 가능성'을 제시한 강릉 급발진 의심 사고 감정서를 둘러싸고 항소심 법정에서 감정 결과의 적절성에 관한 치열한 공방이 벌어졌다.
이 사고로 숨진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의 가족은 "실도로 재현시험도 하지 않았고, 전자제어장치(ECU)와 관련된 핵심 데이터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추궁했고, 국과수 감정관은 "모든 분석 결과를 종합해 도출한 결론"이라고 반박했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민사2부(심영진 부장판사)는 9일 도현이 가족 측이 KG모빌리티(이하 KGM·옛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제기한 9억2천만원 규모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세 번째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사고 차량의 상태를 조사하고 '기계적 결함은 없으며 운전자가 페달 오조작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감정서를 작성했던 국과수 감정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이뤄졌다.
먼저 신문에 나선 도현이 가족 측은 ECU와 관련된 핵심 데이터를 확인하거나 실도로 재현시험을 하지 않은 채 개인적인 추론으로 '페달 오조작 가능성'이라는 결론을 내린 것 아니냐며 감정의 신뢰성을 따져 물었다.
또 EDR 기록과 보조 제동등 점등 여부, 엔진 회전수(RPM) 변화 해석 등 감정의 핵심 근거를 하나하나 제시하며 실험이나 추가 데이터 확인 없이 결론을 도출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감정관은 "가능성이라는 단어를 퍼센티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며 "관례적으로 '가능성 있음'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으며, 개인적인 의견이 아닌, 종합 검토를 거쳐 도출한 결론"이라고 말했다.
"차량결함에 의한 급발진 가능성이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도현이 가족 측의 물음에는 "급발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아예 없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강릉=연합뉴스) 강원 강릉에서 2022년 12월 이도현(사망 당시 12세) 군이 숨진 차량 급발진 의심 사고와 관련해 차량의 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를 밝힐 '재연 시험'이 2024년 4월 19일 오후 강릉시 회산로에서 진행됐다. 사고 차량과 같은 '2018년식 티볼리 에어' 차량에 카메라와 변속장치 진단기가 설치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반면 KGM 측은 EDR 기록과 블랙박스 음향, 차량 상태 분석 등을 통해 '페달 오조작'이라는 결론을 내린 국과수 감정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확인하는 데 집중했다.
사고 차량은 유압식 브레이크라 ECU와 무관하게 작동하고, 사고 당시와 동일한 상황을 재현해 실험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감정관의 견해도 확인했다.
일부 질문에서는 적절한 신문 범위를 놓고 양측 대리인 간 치열한 공방이 벌어져 재판부가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증인신문을 마친 재판부는 ECU 사양서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의 필요성과 범위 등을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해 오는 8월 13일 준비기일을 한차례 열기로 했다.
도현이 가족은 ECU 사양서를 통해 차량결함에 의한 급발진 여부를 규명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KGM 측은 비밀유지 의무 등을 이유로 제출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 사건 사고는 2022년 12월 6일 강릉시 홍제동에서 발생했다. 당시 도현군을 태운 2018년식 티볼리 에어 차량에서 급가속 현상이 나타나 사고로 이어지면서 도현군이 숨지고 운전대를 잡았던 도현군의 할머니가 다쳤다.
도현이 가족이 제기한 민사소송의 1심을 심리한 춘천지법 강릉지원은 도현군의 할머니가 가속페달을 제동페달로 오인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차량 결함에 의한 급발진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도현이 가족은 손해배상 소송에서 결함 입증 책임 주체를 '소비자→제조사'로 전환하는 제조물 책임법 일부개정법률안, 이른바 '도현이법'을 제정해달라고 국회 국민동의 청원을 냈으나 지난 21대 국회에서 임기 종료와 함께 폐기된 데 이어 22대 국회에서도 법안 심사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영상] '손자 사망' 급발진 소송서 할머니 패소…법원 "페달 오조작"[http://yna.kr/AKR20260709196000062]
conany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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