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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과 1' 넘어 큐비트 시대…양자가 바꾸는 컴퓨팅의 미래
AI 이어 차세대 패권 기술로 부상…산업 전반 혁신 기대

(서울=연합뉴스) 배경훈 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6 개막식에서 수상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7.2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형빈 기자 = 인공지능(AI)이 현재 기술 산업의 중심이라면 다음 패권을 놓고 가장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분야는 단연 '양자'다.
기존 컴퓨터로는 사실상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양자 기술은 신약 개발과 차세대 소재, 금융, 국방 등 산업 전반의 혁신을 이끌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한때 학계의 연구 분야로 여겨졌던 양자는 이제 글로벌 빅테크와 각국 정부가 앞다퉈 투자하는 국가 전략 기술로 부상했다.
이번 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국내 최대 양자 행사 '퀀텀코리아 2026'도 이러한 흐름을 보여준다.
◇ 계산 방식 자체가 다른 '양자'…난제 뚫는 무기 될까
양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기존 컴퓨터와 계산 방식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현재 컴퓨터는 정보를 0 또는 1로 계산하지만, 양자컴퓨터는 양자역학의 특성을 이용하는 '큐비트'를 활용한다. 큐비트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표현할 수 있으며, 여러 큐비트가 서로 얽혀 복잡한 계산을 기존 컴퓨터보다 훨씬 효율적으로 수행할 가능성을 갖는다.
쉽게 말하면 기존 컴퓨터가 미로를 한 길씩 차례대로 탐색한다면, 양자컴퓨터는 여러 가능성을 동시에 활용해 정답을 찾아갈 수 있는 셈이다.
실제 계산 원리는 이보다 복잡하지만, 비유하자면 이런 특성 덕분에 기존 슈퍼컴퓨터로도 사실상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분야가 신약 개발이다. 새로운 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분자들이 어떻게 결합하고 반응하는지 계산해야 하는데 분자의 수가 조금만 늘어나도 경우의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현재 컴퓨터로는 계산이 매우 까다롭다.
배터리와 반도체 소재 개발, 금융의 투자 포트폴리오 최적화와 리스크 분석, 물류의 공급망·배송 경로 최적화, 초정밀 기후 예측 등도 양자 기술이 기대를 모으는 분야다.
즉 양자의 혁신은 컴퓨터를 조금 더 빠르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컴퓨터가 풀지 못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데에 가깝다.
◇ 양자컴퓨팅·통신·센싱 '3대 축'…상용화까지는 기술 장벽
업계가 집중하는 양자 기술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양자컴퓨팅으로 AI, 신약, 소재, 금융 등에서 난제를 해결하는 것이 목표다.
둘째는 양자통신이다. 양자암호통신(QKD)은 통신 과정에서 도청 여부를 탐지할 수 있는 특성을 활용하며, 앞으로는 양자컴퓨터를 연결하는 양자인터넷으로 발전할 것으로 기대된다.
양자센싱도 원자 수준의 미세한 변화를 감지하는 기술로 의료 영상, 자율주행, 반도체 공정, 국방, 우주항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상용화까지는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큐비트는 열이나 진동, 전자기파 등 외부 환경에 매우 민감해 양자 상태가 쉽게 무너지는 '디코히런스'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계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를 줄이는 기술과 수백만 개 수준까지 큐비트를 안정적으로 확장하는 기술 등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글로벌 기술 경쟁은 이미 본격화됐다.
IBM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는 오류율을 낮춘 실용적 양자컴퓨터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으며, 아마존웹서비스(AWS) 등은 클라우드를 통해 양자 연산을 제공하는 'QaaS' 서비스를 선보였다.
업계 전문가는 "양자 기술은 인류가 풀지 못했던 난제를 해결하는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이라며 "아직 오류 제어 등 기술적 장벽이 존재하지만, 미래에 산업과 일상을 송두리째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binzz@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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