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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161억원 투자한 청주 배전캠퍼스 생산능력 850만대…자동화율 90% 넘기도
배전기기 매출 비중 30% 목표…울산 공장 이전도 검토

[HD현대일렉트릭 제공]
(청주=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지난 25일 충북 청주 센트럴산업단지에 있는 HD현대일렉트릭[267260] 배전기기 공장.
입고된 자재가 팰릿(화물을 옮길 때 쓰는 판) 위에 실려 컨베이어를 지나면 로봇이 이를 박스 단위로 분류했다. 생산 과정에서 다관절 로봇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생산 라인 사이에서는 10대가 넘는 자율주행 물류 로봇(AMR·Autonomous Mobile Robot)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층층이 쌓아 올린 플라스틱 박스에 넣은 자재를 운반했다.
10m 높이의 선반으로 채워진 물류창고에서 자동 케이스 처리 로봇(ACR·Autonomous Case-handling Robot) 10대가 상하좌우로 이동하면서 자재와 완제품을 찾아 아래로 내렸다.
이어 20대에 이르는 자율주행 로봇(물류셔틀)이 제품 상자를 창고 경계선 바깥의 인간 작업자 앞까지 나른 뒤 작업자 허리 높이까지 상자를 들어 올렸다.
이 물류창고 내부에는 작업자가 한 명도 없다. 회사 관계자는 "사람이 들어가면 로봇은 정지한다"고 말했다.
이 공장에서는 고성능 카메라 기반의 시스템으로 제품 조립 상태 등을 검사하는 과정 등까지 자동화를 통해 생산 효율을 대폭 높였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지난해 11월 문을 연 HD현대일렉트릭 청주 배전캠퍼스는 '전력 르네상스'를 맞아 가파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배전기기 시장을 공략할 전초 기지다.
HD현대일렉트릭은 글로벌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충북 청주 센트럴밸리에 1천161억원을 투자해 8만5천㎡ 규모의 배전캠퍼스를 조성했다. 지난해 11월부터 가동을 시작한 신공장에서는 중압차단기와 저압차단기를 생산한다.
배전기기는 발전과 송전, 변전을 거친 전력을 공장과 빌딩, 상업시설, 데이터센터 등 최종 수요처에 안전하게 공급하는 핵심 장비다. 전력을 분배하고 전압을 조정하는 것은 물론 과전류와 합선, 누전 등 이상 발생 시 계통을 보호하고 전력 설비를 제어하는 역할도 수행한다.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와 전력망 투자 확대에 힘입어 전력기기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발전·송전 중심이던 시장의 무게중심이 최종 수요처에 전력을 공급하는 배전기기 분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프리시던스 리서치는 배전기기 시장이 2025년 1천203억달러(약 170조원)에서 2034년 2천32억달러로 성장해 연평균 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력 인프라 투자가 활발한 북미를 비롯해 재생에너지 확대가 진행 중인 유럽과 중동 시장에서도 생산능력과 납기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이창호 HD현대일렉트릭 부사장은 청주 배전캠퍼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력 사용량이 많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붐으로 큰 기회를 맞았다고 말했다.
그는 "현지 엔지니어링 업체 사이에서 데이터센터 시장을 '크레이지'(미쳤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수요 확대를 강하게 체감하고 있다"면서 "GPU(그래픽처리장치) 확보도 중요하지만 실제로는 전력 공급 병목이 더 큰 이슈로 부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흐름은 우리에게 상당한 기회로, 장기공급계약과 대량 발주로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HD현대일렉트릭의 전력기기와 배전기기 매출 가운데 데이터센터 관련 비중이 아직 한 자릿수에 불과하지만, 올해나 내년에는 두 자릿수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HD현대일렉트릭의 핵심 경쟁력으로 납기를 꼽았다. 경쟁사들의 공급 지연으로 데이터센터용 38㎸급 진공차단기(VCB)의 경우 미국에서 통상 1년 이상의 납기가 소요되지만, HD현대일렉트릭은 그 절반 수준의 납기를 제시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그는 배전캠퍼스를 구축해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자동화율과 생산 효율을 높인 덕분에 납기가 빠르다고 강조했다.
청주 배전캠퍼스 가동으로 기존 안성 공장 대비 연간 생산능력이 기존 500만대에서 850만대 수준으로 70% 확대됐다는 것이다.
청주 배전캠퍼스의 저압기기 생산 라인은 자동화율이 95%까지 향상됐으며, 중압기기 생산 라인은 65%가 자동화됐다. 설비종합효율(OEE)은 기존 58%에서 75%로 개선됐으며, 오는 2030년까지 이를 90%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HD현대일렉트릭는 지난해 약 4조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이 중 배전기기의 비중은 16%인 6천500억원대다.
이 부사장은 배전기기기 매출 비중이 중장기적으로 30% 수준까지 확대되면 전력기기 중심의 사업 구조를 보완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의 안정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현재 울산에 위치한 배전반·배전변압기 공장을 청주로 이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 제공]
y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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