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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인물열전] (26)아프리카 최고 부자 알리코 단고테

입력 2026-06-27 08: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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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대체 산업에 뛰어들어…세계 최대 정유공장도 나아지리아에 설립




나이지리아 단고테 그룹 CEO 알리코 단고테

[로이터 풀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 나이지리아의 알리코 단고테(69)에게 붙는 수식어는 아프리카 최고의 부자이다.


그는 1970년대 후반 외삼촌에게 3천달러를 종잣돈으로 빌려 소금, 밀가루 등 생필품 거래상부터 시작했다. 이후 시멘트 사업가로 변신, 나이지리아뿐 아니라 아프리카 최대 규모 시멘트 제조 사업을 일궜다.


아울러 섬유, 사탕수수, 금융 등 사업 분야를 문어발식으로 확장해왔다.


설탕 사업을 시작하면 곧이어 소금과 밀가루 쪽으로 영역을 넓힌 뒤 이를 기반으로 파스타를 만들고 다시 이를 포장하는 패키징 사업까지 연결하는 식이다.


사탕수수 경작에서 에탄올 추출로 이어지는 농업·에너지 수직계열화도 꾀했다.


그는 주로 자급을 목표로 수입 대체 산업에 뛰어들었다. 아프리카가 빠른 도시화와 인구 급증의 도상에 있는 점도 활용해서 과거에 수입 위주였던 시멘트를 자체 생산하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프라와 석유제품 사업 쪽으로 눈을 돌렸다.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으로서 하루 최대 200만배럴의 원유를 수출하면서도 정제시설이 없어 가솔린과 디젤을 대부분 유럽에서 수입해왔던 게 그간의 현실이었다.


이에 단고테는 200억달러(약 31조원)를 들여 세계 최대 정유공장을 경제수도 라고스 근교에 지었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의 단고테 정유소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덕분에 최근 미국·이스라엘의 대(對)이란 전쟁으로 인해 세계적으로 원유 공급이 경색된 호르무즈 해협 사태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는 과거와 달리 휘발유 가격 등에 안정세를 보였다. 단고테 정유소에서 석유제품을 공급하고 다른 아프리카 국가까지 정유제품과 비료, 플라스틱 등을 제공하는 생명선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에 따르면 단고테 정유소는 지난 4월 세계 최대 항공유 수출회사가 됐다. 단고테는 하루 2천400만리터에서 3천만리터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나이지리아의 역대 군사정권이나 민간정부가 50년 넘게 시도해도 이뤄내지 못했던 에너지 자립의 과제를 일개 기업인인 단고테가 해결한 것이다. 그는 각종 규제와 제약을 뚫고 이룬 정유소 건설 과정을 '지옥'과 같았다고 지난 24일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토로하기도 했다.




단고테 정유소의 원유 시설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단코테의 공장들은 주변 전력망도 자체적으로 갖췄다. 전력 공급이 안정적이지 않으면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없다는 평소 지론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그는 이제 나이지리아를 넘어 동아프리카 탄자니아나 케냐에도 정유공장을 짓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의 사업 스케일은 가히 아프리카 전체를 아우르는 대륙적 규모이다.


단고테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기회의 땅인 아프리카의 투자 시기가 무르익길 마냥 기다리고 있지만 투자에 따로 적기란 없다고 주장한다. 또한, 단기 수익보다 장기 프로젝트를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도 하고 있다.


그는 나이지리아를 남미 콜롬비아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콜롬비아가 더 이상 마약 카르텔이 휩쓸던 나라가 아니듯 나이지리아도 1970년대 저개발국가가 더는 아니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최대 부호 단고테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나이지리아 북부의 오래된 제2의 도시 카노 출신인 단고테는 가문 내 기업가의 피를 이어받았다.


그의 외증조부는 콜라나무 씨앗인 콜라넛(kola nut) 교역상으로 서아프리카 최고 부자였다고 한다. 외할아버지 역시 쌀과 곡물 무역으로 성공했고, 아버지는 기업가이면서 정치가이기도 했다.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단고테는 유년 시절부터 남다른 비즈니스 수완을 보였다. 사탕을 값싸게 많이 사서 아이들에게 되파는 방식으로 마진을 남겼다고 한다.


단고테는 나이지리아의 여러 정권을 거치면서 정부와 유착관계를 형성했다는 비판도 일각에서 받는다. 이와 관련, 그는 정부와 기업의 관계에 대해 각자의 영역을 존중하면서 서로의 다른 필요를 충족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최고 부자이지만 정작 사무실도 낡은 편이고 자신의 부를 과시하며 다니지도 않는다고 한다. 독실한 무슬림으로 재단을 통한 부의 사회 환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세 딸을 경영진에 합류시키는 한편 메이저 석유사 출신 등 외부 경영인도 적극 영입해 자신보다 더 많은, 파격적 보수를 주고 있다.


20년 동안 휴가도 안가고 일했다는 그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대담성, 집중, 일관성 등을 비즈니스 성공의 키워드로 꼽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투자에서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자기가 잘 아는 사업을 하라고 조언했다.


또 일단 사업에 뛰어들면 그 분야에서 1, 2위는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의 용들'처럼 아프리카도 할 수 있다는 것을 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sungj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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