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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테크+] 에스프레소 맛이 매번 다른 이유는…"커피 추출의 숨은 물리학"

입력 2026-06-24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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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연구팀 "고압에 원두층 압축돼 물길 변화…맛 편차 원인 채널링 설명"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전 세계에서 매일 20억 잔 이상 소비되는 커피. 하지만 같은 원두와 같은 머신을 사용해도 에스프레소의 맛과 향이 매번 조금씩 달라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스프레소 추출 실험

연구팀은 압력과 커피층을 통과하는 물의 양 간 관계를 나타내는 수학적 모델 구축을 위해 압력을 1~12기압으로 바꿔가며 수백 잔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했다.[Mirek Kaźmierczak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폴란드 바르샤바대 마치에이 리시츠키 교수팀은 24일 미국물리학협회(AIP) 유체역할 학술지(Physics of Fluids)에서 에스프레소 추출 과정에서 압력과 물 흐름의 관계를 분석, 고압 추출 중 원두층이 변형돼 물 흐름이 바뀌는 현상이 채널링과 추출 편차를 일으키는 물리적 메커니즘임을 밝혀냈다고 밝혔다.


리시츠키 교수는 "커피에도 은하만큼이나 흥미로운 미해결 문제가 숨어 있음을 알게 됐다"며 이 연구가 더 안정적이고 일관된 맛의 에스프레소를 만들기 위한 과학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스프레소는 뜨거운 물을 약 9기압의 압력으로 곱게 분쇄한 커피층에 통과시켜 추출한다. 바리스타들은 볶은 커피의 분쇄도와 다지기(탬핑), 추출 압력, 추출 시간 등을 세밀하게 조절하지만 맛이 항상 일정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특히 물이 커피층 전체에 고르게 스며들지 않고 저항이 작은 경로로 집중적으로 흐르는 채널링(channeling) 현상은 균일한 추출을 방해해 에스프레소의 맛을 지나치게 시거나 쓰게 만들고 향미 균형을 깨뜨리는 골칫거리로 꼽힌다.


연구팀은 카페에서 사용하는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에 압력 센서와 전자저울을 연결해 압력을 1~12기압 범위로 바꾸며 수십 차례 에스프레소를 추출했다.




에스프레소 추출을 위해 커피 퍽을 준비하는 모습

에스프레소 추출을 위해 커피 퍽(puck)을 준비하는 모습. 커피 가루를 고르게 펴고(왼쪽), 바스켓에 커피를 꾹 눌러 공기를 제거한다(오른쪽).[Mirek Kaźmierczak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분석 결과 낮은 압력에서는 물의 흐름이 압력에 비례해 증가하는 다르시 법칙(Darcy's law)에 따라 압력이 높을수록 커피층을 통과하는 유량도 비례해 증가했지만 압력이 5기압을 넘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압력을 계속 높여도 유량 증가 폭이 점차 줄어들었고, 일반적인 에스프레소 추출 압력인 9기압 안팎에서는 유량이 사실상 포화 상태에 가까워졌다.


연구팀은 이는 추출이 진행되면서 다공성 매질(porous medium)인 커피층이 많은 미세 공극이 있는 다공탄성체(poroelastic material)처럼 거동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공탄성체에서는 압력이 높아지면 커피층 자체가 더욱 압축돼 공극이 줄어들고 물이 지나갈 통로도 함께 좁아진다.


또 추출액을 5초 간격으로 나눠 성분을 분석한 결과, 첫 추출액에서는 물에 녹아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총용존고형물(TDS) 농도가 약 25%에 달했지만 이후 급격히 감소해 약 60초가 지나면 거의 0에 가까워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추출 과정에서 초기 건조 커피층 질량의 약 10~12%가 녹아 나온다며 이런 용해 과정이 물 흐름 변화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이어 에스프레소 추출은 단순히 물이 원두를 통과하는 과정이 아니라 원두 성분의 용해와 원두층의 압축·팽창이 동시에 일어나는 복잡한 과정이라며 "이 연구는 왜 같은 조건에서도 커피 맛이 일정하게 재현되지 않는지 이해하는 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 출처 : Physics of Fluids, Maciej Lisicki et al., 'Under pressure: Poroelastic regulation of flow in espresso brewing', http://dx.doi.org/10.1063/5.0319611


scite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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