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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의 '우주 향한 꿈'·'미래 통합 플랫폼 독점'에 매료
현재 수익보다 미래 문명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가격표인 듯

[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한승호 선임기자 = 지금으로부터 120여년 전 러시아 로켓 과학자 콘스탄틴 치올콥스키(1857~1935)는 인류가 겨우 자동차를 타기 시작했고 비행기도 제대로 없던 시절에 우주 식민지, 다단계 로켓, 우주 정거장, 우주 엘리베이터 등과 같은 개념을 최초로 고안했다.
일론 머스크의 전기차 회사 '테슬라' 이름의 뿌리이기도 한 미국의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1856~1943)는 전자기학의 혁명적인 발전을 가능케 한 인물이다. 20세기 초에 이미 지구 전체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연결하는 무선 인터넷 인프라를 상상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코페르니쿠스적이라고 할 만큼 획기적이면서도 '허황된 꿈'이 아니라 '실현 가능한 꿈'을 꾸었다는 점이다. 당시의 시대적 여건을 뛰어넘어 물리학적 본질에서 출발해 미래를 설계했다.

머스크가 스페이스X를 상장하며 주장한 '다행성 종족'과 '화성 식민지' 역시 이러한 역사적 거인들의 파격적인 상상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보기에 실현 가능성이 없거나 앞으로도 성공하기 힘들어 보일 정도로 미래 가치를 예측하기 어려운데도 세계인들은 열광하고 있다.
스페이스X 공모주 청약에 세계 최대인 블랙록을 비롯한 자산운용사, 사우디 국부펀드와 쿠웨이트 투자청 등 기관투자자는 물론이고 개인투자자들도 참여했다. 750억달러를 조달하는데 3천500억 달러가 몰려 경쟁이 치열했다.
공모에 이어 지난 12일 나스닥시장에 상장된 스페이스X 주식도 거래 첫날 공모가 135달러보다 19.3% 상승한 161.11달러를 기록했다. 시가총액은 2조 달러를 넘겼으며, 엔비디아 등에 이어 시총 6위로 올라섰다.
일반적인 투자 기준이라면, 스페이스X는 매력적인 기업으로 보기 어렵다. 머스크가 의결권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고 적자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스페이스X는 창업자인 머스크가 최고경영자(CEO)이면서 최고기술책임자(CTO)도 겸하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세계 최초 '조만장자'(자산 규모 1조 달러 이상)에 오른 그는 최대 주주로서 이사회 의장까지 맡고 있다. 의결권 지분율이 85%에 달해 그가 '기업의 차르'에 가까운 지배구조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스페이스X는 지난해 49억 달러의 손실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손실이 급증했다. 우주 발사 서비스와 완전 재사용 발사체 스타십, 위성 통신 스타링크, 우주 기반 데이터센터 등의 사업영역에서 스타링크 부문은 흑자를 내고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도 세계인들이 스페이스X 투자에 열을 올리고 있다. 기행을 일삼으면서도 끊임없이 한계를 넘어서는 머스크의 비전에 투자자들은 매료되고 있다. 여기에 테슬라를 통해 입증한 실행력이 신뢰를 뒷받침해주고 있다.
이번 상장 이후 테슬라와 사업 통합도 추진될 전망이다. 두 회사가 통합되면 위성 통신망을 활용해 전 세계 어디서든 작동이 가능한 자율주행 기술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 우주를 연결하는 통신과 AI가 결합한 거대한 통합 플랫폼의 독점까지도 노릴 수 있는 시나리오다.
지금 세계가 평가하는 것은 스페이스X의 현재 실적이 아니라, 머스크가 제시한 미래의 실현 가능성이다. 어쩌면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는 현재 수익이 아니라 미래 문명의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가격표인지도 모른다.
h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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