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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포의 창] "한국 中企와 튀르키예 잇는 기업 플랫폼 구축이 꿈"

입력 2026-06-12 10:5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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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정 튀르키예 골든루트 대표 "K-뷰티로 모국 '경제 영토' 확장에 기여할 것"


한인회장·월드옥타 지회장도 겸임…4만 명 참가 코리안 페스티벌 성황리 개최




김문정 튀르키예 골든블루 대표

(전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11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재외동포청과 전북특별자치도 공동 주최로 열린 '2026년 제1차 수출 상담회' 현장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김문정 골든블루 대표. 2026. 6. 11. phyeonsoo@yna.co.kr


(전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한류에 대한 관심은 넘치는데, 지갑이 열리질 않아요. 바람과 현실 사이의 간극을 메우는 게 제 일입니다."


지난 11일 전북 전주에서 재외동포청과 전북특별자치도가 공동 주최한 '2026년 제1차 수출 상담회' 현장에서 연합뉴스와 만난 김문정(52) 골든블루 대표가 웃으며 말했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23년째 살며 K-뷰티 무역회사를 운영하는 김 대표는 아침부터 여섯 곳의 뷰티 업체와 1대1 상담을 마친 뒤에도 지치기는커녕 눈빛이 살아있었다.


김 대표는 현재 재외동포청이 운영하는 재외동포 비즈니스 자문단(OK-BIZ) 2년 차 위원이자 튀르키예 한인회 총연합회 회장, 월드옥타 이스탄불 지회장을 겸임하는 재외동포 경제 외교의 핵심 인물이다.


비즈니스 특화 여행사 터키블루와 함께 두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여행업에서 출발해 수출 상담회를 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무역 분야로 사업 영역이 넓어졌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북 기업인과 수출 상담하는 김문정 골든블루 대표

(전주=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지난 11일 전주 라한호텔에서 열린 '2026년 제1차 수출 상담회' 현장에서 전북지역 기업인과 수출 상담하는 김문정(오른쪽) 골든블루 대표. 2026. 6. 11. phyeonsoo@yna.co.kr


지난달 8~9일에는 한인회와 월드옥타 이스탄불 지회가 공동 주최한 제3회 코리안 페스티벌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주목받았다.


K-팝 경연대회, 부채춤 등 전통 공연, 한국 음식·화장품 판매 장터로 구성된 행사에 약 4만 명이 몰렸다.


1회 5천 명, 2회 7~8천 명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한 수치다. 문화 행사가 경제 교류의 장으로도 기능하는 이 모델이 바로 김 대표가 꿈꾸는 방향이다.


그가 K-뷰티 시장에 눈을 뜬 것은 2003년, K-드라마와 K-팝이 서서히 퍼지던 조짐을 포착해 친환경 오가닉(organic)·비건(vegan) 화장품을 중심으로 수입·유통 사업을 시작했다.


"그때는 시장에 너무 빨리 들어왔다고 할 만큼 생소했는데, 지금은 수요가 많이 늘었어요." 선견지명이었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다.


튀르키예는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일반 관세는 0%지만, 화장품에는 약 38%의 특별소비세가 별도로 붙는다. 실질 수입 비용이 50%가량 뛰어오르는 구조다.


여기에 장기 경기 침체가 겹쳤다. "한류 팬들이 유튜브로 한국 콘텐츠를 열심히 보면서도, 막상 화장품을 사는 걸 망설이는 이유가 거기에 있습니다."


튀르키예 정부가 자국 브랜드 보호 정책까지 강화하면서 대형 마트나 백화점 입점은 사실상 막혀있는 형편이다.


그래서 김 대표는 에스테틱(피부관리실)·스파 등 전문 뷰티 시설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일반 유통 시장보다 전문 뷰티 살롱에 한국 제품이 들어갈 틈이 훨씬 많아요."




제3회 코리안 페스티벌에 몰린 인파

지난달 8~9일 이스탄불 사나트질라르 공원에서 한인회와 월드옥타 이스탄불 지회가 공동 주최한 제3회 코리안 페스티벌에 몰린 인파. [김문정 대표 제공]


현재는 한국의 쿠팡에 해당하는 튀르키예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인 트렌드욜(Trendyol)과 자사 몰 중심으로 온라인 판매를 유지하면서 오프라인 채널 확장을 준비 중이다.


가장 잘 팔리는 품목은 마스크팩이다. "단가가 낮고 부담이 없으니까 소비자들이 일단 써보거든요. 체험이 재구매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기초 스킨케어 세트는 단가 부담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 대표는 "제품이 훌륭하다고 반드시 판매가 되는 건 아니다"며 "마케팅과 스토리텔링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의 마케팅 전략은 남다르다. 이번 상담회에서 그가 주목한 브랜드는 전등 로고를 앞세운 메디앤리서치로, 2년 전 수출상담회에서 인연을 맺은 업체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 탐색 스토리를 SNS에서 풀면서 단계별 피부 관리법과 연결하면 튀르키예 소비자들에게 먹힐 것 같습니다."


상담 결과 유력 수입 후보로 검토하고 있으며, 현지에 샘플 50개를 배포해 테스트한 뒤 정식 수입 여부를 결정하는 게 그의 오랜 방식이다.


그의 최종 목표는 화장품을 넘어 한국과 튀르키예를 잇는 기업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재외동포 경제인으로서 한국 중소기업의 '경제 영토' 확장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다.


K-뷰티를 넘어 식품·소비재 등 한국 중소기업 제품 유통을 지원하고, 대기업과 달리 현지 인력·네트워크가 부족한 중소기업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춘다.


"대기업은 혼자서도 잘하잖아요. 저는 현지 인력도, 네트워크도 없는 한국 중소기업들의 발이 되고 싶습니다."




제3회 코리안 페스티벌서 인사말 하는 김문정 대표

[김문정 대표 제공]


특히 그는 2~3년 내에 이스탄불에 한국 식당과 뷰티숍 등으로 구성된 한국 문화 복합 공간을 세우겠다는 청사진도 갖고 있다.


그는 "튀르키예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차이나타운이 없는 나라로 타 문화 거부감이 있지만, 한국과는 역사적 유대가 깊다"며 "6·25 전쟁 당시 참전 국가 중 4번째로 많은 1만 5천 명의 전투 병력을 파병한 피를 나눈 형제 국가"라며 민간 외교 역할을 자처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한국에서 의류·패션 업계에 근무했던 김 대표는 영국 유학 중 튀르키예 친구들을 만나 2003년 어학연수 차 처음 튀르키예를 방문했다. 당초 6개월 계획이었으나 현지 문화에 매료돼 정착하게 됐다.


한글학교 교사로도 활동했으며 이스탄불을 제2의 고향으로 삼았다.


"이제는 이스탄불 공항에 내리면 집에 왔다는 느낌이 들어요. 그래도 한국이 잘돼야 여기서 우리가 당당하게 살 수 있어요. 그게 제가 계속 일하는 이유예요."


그는 "주변 사람들이 잘돼야 나도 잘된다"는 상생 철학을 강조하며 딸에게도 "주위 사람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라고 도우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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