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사이테크+] "인도양 심해 7천m서 530만년 된 '고래 공동묘지' 발견"

입력 2026-06-11 05:00:01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국제 연구팀 "1천200㎞ 걸쳐 고래 화석 476개·고래 낙하 5곳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인도양 심해에서 53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래 화석 수백 점과 현재도 생태계가 유지되는 고래 사체 낙하 지점들이 4천200~7천m 해저에 광범위하게 분포한 고래 공동묘지(whale necropolis)가 발견됐다.




인도양 심해 고래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고래 사체와 주변 생태계

인도양 남동부 심해에서 530만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고래 화석 수백 점과 사체가 수심 4천200~7천000m의 해저를 따라 1천200km에 걸쳐 가라앉아 있는 고래 공동묘지가 발견됐다. 사진은 중국 심해 잠수정 펀더우저호가 디아만티나 해역 고래 공동묘지에서 촬영한 고래 사체와 주변의 말미잘·해면동물·불가사리 등 생태계.[Global TREnD, IDSSE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중국과학원 펑샤오퉁 박사가 이끄는 이탈리아·뉴질랜드 공동 연구팀은 11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서 인도양 남동부 디아만티나 구역(Diamantina Zone) 해저 4천616~7천m에서 거대한 고래 무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심해 해저를 따라 고래 화석과 사체가 1천200㎞ 이상 이어지는 이 지역이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가장 깊고 광범위한 고래 공동묘지일 가능성이 크다며 심해 생태계와 고래 진화 연구에 새로운 창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해에는 극한 환경에 적응한 수많은 생물이 살아가는데,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가 죽은 고래의 사체가 가라앉으면서 형성되는 고래 낙하(whale fall) 생태계다. 고래 낙하는 비교적 흔한 현상으로 지금까지 다양한 해양과 여러 수심대에서 70여곳이 보고됐다.


연구팀은 고래 낙하 지점은 매우 다양한 생물이 모여 독특한 심해 생태계를 이룬다며 다만 고래 낙하의 분포는 지역적으로 고르지 않고, 발견과 기록도 간헐적으로만 이루어져 실제 분포와 생태는 충분히 알려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고래 낙하 지점은 고래 뼈와 잔존 유기물을 에너지원으로 삼는 다양한 생물들이 모여 심해의 '생물다양성 오아시스'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보고된 고래 낙하는 대부분 수심 수십m에서 약 4천m 사이에서 발견됐다.




인도양 디아만티나 구역의 고래 화석과 고래 낙하 분포 및 밀도

인도양 남동부 디아만티나 구역에서 발견된 고래 화석 또는 고래 낙하 지점(주황색 원). 주황색 원 크기는 각 지점의 고래 유해 수. 흰색 화살표는 지금도 고래 뼈에서 생성된 황화수소를 이용하는 생물 군집 생태계가 있는 고래 낙하 표시. [Nature, Xiaotong Peng et a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팀은 2023년 펀더우저호를 이용해 인도양 남동부 디아만티나 구역을 탐사하던 중 수심 7천2m에서 처음 고래 화석을 발견했으며, 이후 32차례 잠수 조사를 통해 수심 4천616~7천1m 구간에서 고래 화석과 고래 낙하 흔적 485곳을 확인했다.


고래 화석과 사체는 해저를 따라 약 1천200㎞에 걸쳐 분포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고래 낙하 5곳은 현재도 다양한 생물 군집이 형성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깊은 곳에 있는 고래 낙하는 수심 6천789m에서 발견된 부리고래 사체였고, 길이 5m의 남극밍크고래(Balaenoptera bonaerensis) 골격도 확인됐다.


고래 사체 주변에는 거미불가사리류와 뼈를 파먹는 오세닥스(Osedax) 벌레, 화학합성 세균과 공생하는 이매패류 등 독특한 생물 군집이 형성돼 있었다.


연구팀은 고래 낙하 생태계에서 조사된 대형 무척추동물은 35개 분류군에 달하며, 이들 중 상당수는 학계에 보고되지 않은 신종일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인도양 디아만티나 구역 고래 공동묘지 사체 주변 생태계

[Nature, Xiaotong Peng et a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화석 분석 결과 대부분은 심해 잠수에 특화된 부리고래류였고, 현생 종인 앤드루스부리고래(Mesoplodon bowdoini)와 끈이빨부리고래(Mesoplodon layardii) 화석이 다수 발견됐다. 이미 알려진 멸종종과 함께 새로운 멸종 부리고래 종인 프테로세투스 디아만티나이(Pterocetus diamantinae)도 확인됐다.


또 33개 고래 화석의 동위원소 연대 측정 결과 가장 오래된 화석은 약 526만년 전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이 지역에서 적어도 플라이오세 전기인 약 530만년 전부터 고래 낙하가 지속해 발생했음을 시사한다.


연구팀은 이 발견은 고래 낙하 생태계의 수심 범위를 이전보다 2천500m 이상 확장하는 것이라며 이는 고래 낙하가 심해 화학합성 생물군의 진화와 분산을 돕는 징검다리 서식지 역할을 한다는 가설을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연구는 고래 낙하 생태계의 분포 범위와 생물지리학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하며 일부 심해 해저가 지질학적 시간 규모에서 고래목 동물의 진화를 추적할 수 있는 화석 기록 보관소 역할을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 출처 : Nature, Xiaotong Peng et al. 'A 5.3-million-year-old deep-sea whale necropolis in the Diamantina Zone',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86-026-10546-z


scitech@yna.co.kr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5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연합뉴스 콘텐츠 더보기

해당 콘텐츠 제공사로 이동합니다.

많이 본 최근 기사

관심 많은 기사

실시간 검색어

2026-06-11 07:00 업데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