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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의 신비상' 인문사회과학 본상 수상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인공지능(AI) 윤리 전문가인 이탈리아의 파올로 베난티 신부는 "인공지능을 어떻게 형성해 갈 것인가는 도덕적이고 정치적인 행위"라며 "인간 생명의 존엄성은 그러한 모든 선택을 판단하는 기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베난티 신부는 9일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에서 열린 천주교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의 제20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에서 인문사회과학분야 본상을 받은 후 이같이 말했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 교수이기도 한 베난티 신부는 AI와 첨단기술 시대에 인간 존엄의 윤리 기준을 제시해온 윤리신학자이자 AI 윤리 전문가로, AI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책임 있는 판단을 보조해야 한다는 개념을 강조해왔다.
베난티 신부는 "AI 시스템은 사람을 '볼' 줄 모른다. 그것이 보는 것은 패턴, 상관관계, 행동신호와 선호도 벡터"라며 "만약 우리가 충분한 윤리적 제약 없이 AI가 의료, 사회복지, 사법판단, 고용과 같은 영역을 좌우하도록 허용한다면, 우리는 인간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니라 하나의 프로필로 축소시키고, 생명의 신비를 데이터 집합으로 바꿔버릴 위험에 처하게 된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것은 디스토피아적 공상이 아니다. 이미 오늘날 디지털 세계의 구조 속에서 드러나고 있는 경향"이라며 "이에 대한 응답은 철학적이면서도 정치적이고, 동시에 영적인 차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정순택 대주교님 말씀처럼 인간 생명에 대한 모든 침해는 창조주에 대한 모독"이라며 "인간을 수단으로 전락시키는 모든 시스템은, 그것이 아무리 정교하고 효율적이라고 할지라도 같은 종류의 침해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정원 기자 =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옴니버스파크 컨벤션에서 열린 제20회 생명의 신비상 시상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2026.6.9 jeong@yna.co.kr
이날 시상식에선 베난티 신부와 함께 뇌 면역과 신경회로의 상호작용을 규명해 온 신경과학자인 정원석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과학부 교수가 생명과학분야 본상을 받았다.
정 교수는 "생명의 신비를 밝히고자 하는 끊임없는 호기심은 오늘의 저를 있게 한 원동력이었으며, 연구자로서 계속 이 길에 남아 있을 수 있게 해주는 가장 큰 힘"이라고 말했다.
돌봄과 생명윤리 관점에서 인간 존엄의 실천적 의미를 연구해온 김수정 가톨릭대 간호대 교수와 인도 달리트공동체의 인권 증진과 자립을 지원해온 단체 HRDF는 각각 인문사회과학 분야와 활동 분야 장려상을 받았다.
생명의 신비상은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수호하고 생명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2006년 제정됐다. 수상자들에겐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명의의 상패와 본상 1억원, 장려상 3천만원의 상금이 수여됐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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