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120억 부당이득 반환 소송…법원 "사고 일으킨 주체는 원고" 지적
항소심 중 이달 폭발사고 재발…K-방산 호황 속 안전의식 도마에
(서울=연합뉴스) 홍규빈 기자 =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2019년 대전사업장 폭발사고 당시 받았던 작업중지 처분에 반발해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원인조사와 재발 방지를 위한 작업중지 명령이 위법한 처분이었다면서 그로 인한 납품 지연의 책임이 정부에 있다는 입장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러한 법정 공방을 이어가는 사이 이달 1일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재발해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대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 희생자 유가족이 5일 오전 유성구청에 마련된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하고 있다. 2026.6.5 coolee@yna.co.kr
7일 업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3월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상대로 120억2천만원 규모의 부당이득금 반환청구 소송을 대전지방법원에 냈다.
2019년 2월 노동자 3명이 숨진 폭발사고 여파로 국방과학연구소에 지체상금(납품 지연에 따른 배상금) 120억2천여만원을 납부했는데, 이를 돌려달라는 것이다.
당시 대전사업장에는 2019년 2월 14일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졌고 이후 순차적으로 풀려 약 6개월 만인 8월 14일 모두 해제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소송에서 "이 사건 작업중지 명령은 구 산업안전보건법 제51조 제7항에 따른 적법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비례의 원칙에 반하는 위법한 처분"이라며 "납품 지연은 원고의 귀책 사유로 인한 것이 아니고 불가항력 내지는 작업중지 명령의 주체인 정부의 책임에 기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작업중지 명령은 원칙적으로 사전적 예방의 성격을 가지는 것으로서 원고와는 무관한 정부의 시책(정책)이라고 봐야 한다"며 "원고가 아닌 정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대전=연합뉴스) 이동해 기자 =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이날 사고로 현재까지 5명이 숨지고 2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다. 2026.6.1 [공동취재] eastsea@yna.co.kr
하지만 법원은 사고 발생과 납품 지연의 책임 모두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있다고 판단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근로자들의 설비 개선 건의를 묵살하는 등 안전을 소홀히 한 점, 2018년 폭발사고 이후 9개월 만에 사고가 재발한 점 등을 조목조목 짚었다.
1심 재판부는 "사고를 발생시킨 주체는 원고이며 작업중지 명령에 따른 작업 중지는 원고의 책임이라고 봐야 한다"면서 "지체상금이 면제돼야 한다는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작업중지 범위가 과도했다는 주장에 대해선 "사업장 전반의 안전·보건 관리 수준이 미흡할 것으로 예상할 만한 충분한 사정이 있었다. 범위가 과다하거나 정도가 중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고 나흘 뒤인 2월 18일부터 약 한 달간 진행된 특별감독에서 안전·보건 조치 위반사항이 114건 적발됐다.
다만 재판부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120억2천만원을 부담하는 것은 과다하다고 인정된다면서 지체상금 규모를 약 96억2천만원으로 감액했다.

2019년 한화 대전공장 폭발사고로 숨진 근로자 3명의 합동 영결식이 사고 발생 28일만인 3월 13일 대전 유성구 공장 정문에서 엄수됐다. 영결식이 시작되자 유가족들이 참았던 울음을 터트리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9월 1심 판결에 항소했고 현재 대전고등법원에서 법정 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던 중 이달 1일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가 되풀이된 것이다. 과거 작업중지가 과도했다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주장이 설득력을 잃을 수 있는 대목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K방산이라며 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지만 사업장에서는 여전히 후진국형 중대재해가 연일 터지고 있다"며 "안이한 안전의식이 대형 참사의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안전보건 분야 투자액은 2024년 35억원으로 전년(72억원)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대전사업장은 소방당국의 화재안전조사에서 최근 2년 연속 불량 판정을 받기도 했다.
올해 사고로도 대전사업장에 부분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진 상황이어서 향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발주처 간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24년 10월 25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창원3사업장에서 열린 폴란드 대통령 방문 환영 기념행사에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안제이 두다 대통령, 석종건 방위사업청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K9, 천무 등 실물장비 기동시연을 보며 박수를 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bingo@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