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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분기 공장 경매 29% 증가…1∼4월 개인파산 신청도 5년 만에 최대
코로나 지원책으로 버티다 일시에 자금경색…"채권자 연쇄 피해" 우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이미령 기자 = #1. 병뚜껑과 학용품 등 소형 플라스틱 제품을 만드는 공장을 운영해온 A씨는 최근 공장을 경매에 내놨다.
그는 코로나19 시기 매출이 급감하며 폐업 위기에 몰렸으나 정부의 대환대출과 상환유예 제도로 가까스로 버텨냈다.
하지만 이후 몇 년간 급등한 원자잿값과 인건비는 감당하기 어려웠다. 결국 기술자를 비롯한 모든 직원이 퇴사하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가족과 함께 제조·납품·경리 등 모든 업무를 도맡던 그는 더는 공장 운영이 어렵다고 판단해 마지막 수단으로 경매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이다.
#2. B씨는 서울 강남구에서 20년 넘게 자리를 지킨 명품 수선가게를 2대째 운영했다.
가게를 세운 아버지로부터 염색을 비롯한 각종 기술을 전수받으며 가업을 잇고자 했다. 동네에서 '손기술'이 좋기로 입소문을 타 단골도 제법 생겼다.
하지만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고 이후 좀체 회복하지 않았다. 그는 결국 최근 법원에 회생을 신청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이후 하루하루 힘겹게 버텨오던 영세 사업자들이 최근 도산 절차를 위해 법원을 찾는 일이 늘고 있다.
이른바 '반도체 슈퍼 사이클'을 타고 증시가 활황세를 보이고 일부 대기업에선 억대 성과급까지 지급하는 이면에 영세업자들은 내수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고 생존의 갈림길에 서 있는 것이다.
A씨 사례와 같은 공장 경매 급증은 수치로 확인된다.
경매정보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전국 공장(제조업소 포함) 경매 진행 건수는 1천210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937건)보다 29% 증가했다.
작년 4분기(1천120건)와 비교해도 8% 증가한 수치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내수 침체가 경매 건수 증가의 가장 큰 원인이고, 높은 금리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낙찰률도 20% 초반대로 저조해 경매로 나와도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소상공인들의 도산 신청도 급증 추세다.
법원통계월보를 보면 지난 4월 전국 법원에 접수된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4천101건으로, 2021년 12월(4천170건) 이후 4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4월 누적 개인파산 신청은 1만4천535건으로 작년(1만3천43건)보다 11.4% 늘어났다. 이는 같은 기간 기준 2021년(1만6천956건) 이후 최고치다.
법조계에선 코로나19 때 정부가 내놓은 각종 지원책이 효과를 다한 것과 맞물려 폐업 기로에 놓인 영세사업자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동현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는 "그동안 소비진작 쿠폰, 저금리 대출, 상환 유예 등의 지원으로 채무 조정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다가 인제야 도산 상담을 하러 오는 사례가 많다"며 "'끓는 물 속 개구리'처럼 자금경색에 따른 위기를 못 느끼고 있다가 한꺼번에 현실에 부닥친 모양새"라고 설명했다.
도산 신청 급증이 결국 내수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김의연 법무법인 오현 변호사는 "개인이나 업체가 도산 절차에 돌입하면 결국 채권자들도 빌려준 돈을 못 받게 되는 만큼 연쇄 피해가 발생한다"며 "채권자들이 자신을 사기 혐의로 고소할까 봐 불안해하는 의뢰인도 적잖다"고 말했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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