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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 이끄는 반도체…생산 13% 늘 때 임금 일자리 2% 증가

입력 2026-05-31 05:4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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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딘 고용·대중소기업 격차는 과제…제조업 생산 반도체 빼면 마이너스


명목GDP 대비 공시대상 대기업 집단 매출액 비중 78.7%로 반등




반도체로 한국경제 견인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이세원 안채원 기자 = 슈퍼사이클을 맞이한 반도체 제조업이 한국 경제를 견인하고 있지만 고용 확대를 비롯해 성장의 효과를 두루 체감하기는 아직 어려운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31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를 분석해보면 4월 제조업 생산지수(원지수)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1.6% 상승했다.


중동전쟁이 글로벌 경제 전반에 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 생산이 플러스를 유지한 것은 반도체가 약진한 덕으로 보인다. 실제로 반도체 생산지수는 1년 전보다 13.0% 뛰었다.


하지만 반도체를 제외하면 4월 제조업 생산지수는 1년 전보다 1.2% 하락한 것으로 나온다.


1∼4월 평균을 봐도 반도체 의존이 컸다. 이 기간 제조업 생산지수는 2.7% 상승했지만, 반도체를 빼면 0.7% 오르는 데 그친다.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 재구성]


일자리 확대 효과는 그리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작년 4분기 반도체 제조업의 임금 근로 일자리 수는 17만2천개로 1년 전보다 3천개(1.9%) 늘어난 수준이었다.


지난해 반도체 제조업 생산이 12.8% 증가한 점에 비춰보면 일자리 증가는 상대적으로 더뎠던 셈이다.


작년 4분기 기준 반도체 제조업의 임금 근로 일자리 수는 전체 제조업 임금 근로 일자리(430만7천개)의 4.0% 정도였다.


애초에 반도체 제조업의 일자리 자체가 적은 데다가 많이 늘지도 않으니 진입 장벽이 높은 셈이다.


고용 지표가 통상 경기 변화를 상대적으로 늦게 반영하는 것 외에 업종의 특수성으로 인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일자리 확대가 더딘 것으로 보인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반도체는 대표적인 자본 집중적 사업이라서 노동자보다는 자본이 더 많은 일을 한다"며 "그렇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경기에) 영향을 받는 노동자 숫자가 적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호황은 미국 내 데이터센터 건설처럼 외국에서 창출되는 수요에 힘입은 측면이 강하다면서 국내에 협력사가 많아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과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삼성전자[005930] 노사는 파업 직전까지 가는 대립 끝에 거액의 성과급 제도에 합의해 성장의 열매를 소수만 나눠 가진다는 논란이 일기도 했는데, 이 역시 반도체 산업의 인력 구조와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영업이익 300조원 달성 시 반도체(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 내 메모리사업부 직원(세전 연봉 1억원 기준)이 특별경영성과급과 초과이익성과급(OPI) 등 6억원을 추가로 받을 수 있게 하기로 했다. 고용이 더 많았다면 1인당 금액은 더 낮았을 것으로 보인다.


경기 회복 국면에 접어들면서 큰 기업은 성장하고 있지만 작은 기업은 여전히 어렵다.


매출액 기준으로 본 제조업 생산지수는 대기업의 경우 올해 1∼4월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3.5% 상승했지만, 중소기업은 0.8% 하락했다.




업무용 고층 건물 밀집한 서울 도심 풍경

[촬영 이세원]


거대 기업집단으로의 경제력 집중도 여전하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최근 지정한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인 공시대상기업집단(공시집단)의 2025년도 자산총액 합계액은 3천669조5천억원으로 전년도보다 367조7천억원(11.1%) 늘었다.


현재와 같은 기준으로 집계를 시작한 2017년 이후 금액 증가 폭은 가장 컸고, 증가율은 2022년(12.0%)에 이어 두 번째로 컸다.


삼성, SK, 현대자동차[005380], LG, 한화 등 상위 5개 집단의 자산총액이 전체 공시집단의 자산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48.1%에서 2025년 48.4%로 0.3% 포인트(p) 높아졌다.


명목 GDP(국내총생산)에서 공시집단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85.2%까지 치솟았다가 2023년 79.2%로 낮아졌고 2024년에 78.5%까지 하락했지만, 작년에 78.7%로 반등했다.


반도체 특수로 올해 삼성전자의 매출액은 작년보다 50% 정도 늘어난 500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000660] 역시 고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평택항의 컨테이너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 교수는 "지금은 K자형 경제에서 아래쪽에 있는 산업의 생산성을 어떻게 올릴까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그런 관점에서 보면 반도체가 잘 되고 있으니까 여윳돈이 없어서 늦췄던 여러 지원이나 미뤄왔던 개혁을 할 시간이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는 30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삼프로TV 출연 영상에서 "좋은 일자리는 늘어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며 정부는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신산업을 발굴하거나 기술 창업으로 일자리를 만들도록 최대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ewon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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