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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슈퍼카 사적 사용 19개 법인 조사…3천억원 탈루 혐의
300억원 상당 슈퍼카 90대 소유…통행세 거래에 회삿돈 룸살롱서 펑펑

(세종=연합뉴스) 국세청 안덕수 조사국장이 28일 정부세종2청사에서 슈퍼카 탈세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국세청. DB 및 재판매 금지]
(세종=연합뉴스) 이대희 기자 = 회삿돈으로 사들인 수억원대 슈퍼카를 몰고 다니는 사주들을 들춰본 결과 법인자금 유용 등 탈세 혐의가 줄줄이 포착됐다.
국세청은 법인 차량 사적 사용을 정밀 분석한 결과, 19개 업체를 선정해 세무조사에 착수했다고 28일 밝혔다. 탈루 혐의 액수는 총 3천억원 규모다.
이들 업체는 고가 슈퍼카 90대(총 300억원 상당)를 법인 명의로 소유하며 사적으로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른 탈세까지 국세청이 들여다보는 단초가 됐다.
◇ "초고가 슈퍼카 법인 명의로 취득…법인자금 개인 금고처럼"
국세청은 초고가 슈퍼카를 법인 명의로 취득한 뒤 사주 일가가 개인 전용차로 굴리며 호화·사치 생활을 영위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인자금을 개인 금고처럼 쓴다는 뜻이다.
국세청에 따르면 제조업체인 A업체는 시세 3억원 이상의 고가 슈퍼카 6대(총 36억원 상당)를 포함해 수입차를 45대 보유한 회사다. 막대한 이익잉여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직원 급여는 수년간 동결하고 있었다.
고가 슈퍼카는 사주 B씨가 재력을 과시하기 위해 법인자금으로 사들인 것이다. 업무와 무관하게 회사 내 전시용으로 사용했다.
B씨는 고급 룸살롱에 수 차례 드나들며 유흥비 약 15억원을 회삿돈으로 지불했다. 정당한 사유가 없는 급여 약 60억원을 과다 수취하기도 했다.
B씨는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특수관계법인이 가상자산 채굴기를 취득할 수 있도록 약 200억원을 무상 대여하기도 했다.
사주 일가 명의 해외계좌에 약 170억원에 달하는 현금을 보유하고도 신고 의무를 따르지 않았다.

[국세청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건축 관련 제조·판매 법인을 운영 중인 C씨는 회삿돈 약 6억원을 들여 슈퍼카 3대를 사들였다.
C씨는 자녀도 이 차량을 몰게 하려고 자녀가 지배하는 또 다른 법인에 이 차량을 저가에 넘겼다. 자녀는 일하지도 않고 가공급여 2억원을 챙기기도 했다.
C씨의 자녀 사랑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다른 업체와 거래 사이에 자녀 회사를 끼워 넣는 이른바 '통행세' 거래로 약 10억원을 떼 줬다.
C씨는 회삿돈 약 10억원으로 자신이 거주하는 고급 주택의 인테리어 비용을 대기도 했다.

[국세청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 배우자·자녀가 법인 슈퍼카 몰다가 국세청 세무조사 철퇴
뷰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D씨는 회사 명의로 고가 슈퍼카 3대(총 7억원 상당)를 리스해 배우자가 몰고 다니도록 했다가 국세청의 감시망에 걸려들었다. 나중에는 배우자가 법인 슈퍼카를 저가에 살 수 있도록 했다.
분석 결과 D씨는 가족에게 가공인건비 약 15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주 일가는 골프장에서 고급 호텔, 상품권 구입에 이르는 호화·사치 생활에 법인카드로 약 10억원을 결제했다.
D씨의 회사가 해외 페이퍼 컴퍼니에 광고비 명목으로 60억원을 보내는 등 법인자금을 송금하거나, 다른 특수관계법인에 운반비 15억원을 대납해 부당지원하는 등 탈세 혐의도 적발됐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E씨도 유학 중인 자녀의 귀국에 맞춰 회삿돈 3억원을 들여 사들인 슈퍼카를 몰게 했다가 국세청의 탈세 조사 대상이 됐다.
과거에 약 180억원 상당의 빌딩을 함께 매입할 때 약 50억원을 미성년자 자녀에게 증여하면서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은 점이 적발됐다.
국세청은 E씨의 회사가 해외 체류자를 한국에서 근무한 것처럼 위장해 인건비 약 5억원을 부풀린 점도 확인했다.

[국세청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 국세청 "사주 일가·관련 기업까지 철저히 세무 검증"
국세청은 일시 보관, 금융계좌 추적, 디지털 포렌식 기법 등 활용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합당한 세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차명계좌를 이용하거나 증빙을 조작하는 등 고의로 세금을 포탈한 행위가 확인되면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고발 조치하는 등 엄정하게 대처할 예정이다.
정부는 고가 법인차량을 이용한 탈세를 막기 위해 2016년 전용보험가입과 운행기록부 작성을 의무화했고, 2024년부터는 8천만원 이상 법인차량에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하도록 했다.
그 결과 1억원 이상 고가 법인차량은 2023년 5만1천542대에서 2024년 3만3천960대로 일시 감소했다가, 2025년 3만9천429대로 다시 증가세로 전환했다.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수원도시공사 번호판제작소에서 직원이 고액 법인차량용 연두색 번호판을 정리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8천만원 이상 신규 등록 법인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부착해야 한다. 2024.1.8 xanadu@yna.co.kr
연두색 번호판 도입 초기에는 낙인 효과를 회피하기 위해 8천만원 이상 차량의 가액을 낮춰 다운 계약서를 쓰는 탈루 행태가 나타났지만, 이제는 한층 더 수법이 진화했다는 게 국세청 설명이다.
일부는 슈퍼카를 타고 명품쇼핑을 하거나 고급 레스토랑에 가는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하면서, 팔로워 수를 늘리고 광고·협찬 수익까지 올렸다고 덧붙였다.
국세청 안덕수 조사국장은 "최근 한 기업 리뷰 게시판에 직원 연봉은 동결하는데 대표는 스포츠카를 타고 다니며 돈 자랑을 한다는 분노 섞인 비판 글이 올라왔다"며 "열심히 구직활동을 하며 미래를 꿈꾸는 청년들에게 깊은 좌절감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이어 "법인들의 그릇된 인식과 불법적 관행이 방치된다면 국민들에게 깊은 박탈감을 안겨줄 수 있는 만큼, 법인의 편법·탈법적 행위뿐 아니라 사주 일가의 재산 형성 과정 및 탈루 혐의가 있는 관련 기업까지 철저히 검증하겠다"고 예고했다.

[국세청 제공. DB 및 재판매 금지]
2vs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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