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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 AI 회칙 발표 앞둬…한국 천주교회도 AI 활용 지침 마련 중
AI 포용하는 불교계, 포교 등에 활용…개신교계도 관련 논의 분주

(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6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로봇 수계식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G1 '가비'가 합장하고 있다. 2026.5.6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서울 종로 일대에서 펼쳐진 올해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에서 단연 인기를 끈 주인공은 휴머노이드 '로봇 스님'들이었다.
구족계(비구·비구니가 지켜야할 계율)를 받은 정식 승려는 아니었지만 기술을 포용하고 공존하려는 불교계의 의지를 보여준 상징적 이벤트였다.
최근 우리 사회 거의 모든 분야의 핵심 키워드인 '인공지능'(AI)은 종교계에서도 중요 화두다. AI 챗봇에 고민을 상담하고 위안을 얻는 사람들도 늘어나면서 AI는 인간의 영역을 넘어 신의 영역까지 넘나들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종교계는 AI 시대 종교가 나아갈 바를 모색하고, 나아가 인간과 AI의 바람직한 관계를 종교적 차원에서 설정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 교황, AI 회칙 발표…한국 천주교회도 지침 준비
레오 14세 교황은 오는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회칙(전 세계 교회에 대해 교황이 발표하는 공식적 사목 교서)인 '마그니피카 후마니타스'(Magnifica Humanitas·위대한 인간성)을 공표할 예정이다.
취임 전부터 AI에 대한 문제의식을 드러내 온 교황이 직접 발표하는 이 회칙엔 AI 시대 인간 존엄성 보존에 대한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가톨릭은 2020년 '로마 AI 윤리 선언'(Rome Call for AI Ethics)을 발표하는 등 일찌감치 AI의 윤리적 활용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왔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한국 천주교회 역시 AI 활용에 대한 교회 차원의 지침을 준비 중이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최근 AI 관련 전문가들로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신앙, 윤리, 교육 등 교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AI 기술에 대한 한국 교회의 공동 대응을 모색하기로 했다.
TF에선 한국 실정에 맞는 AI 활용 지침을 연내 내놓고, AI기본법과 관련한 한국 천주교회의 입장도 정리할 예정이다.
TF를 이끄는 임민균 신부는 "AI는 어디까지나 인간의 편리함을 위한 도구로 쓰여야지 인간이 AI에 종속되면 안 된다"며 "신학적인 토대 위에 윤리적인 AI 활용 지침을 만들려 한다"고 설명했다.
◇ AI 적극 포용하는 불교계…'자비로운 개발·활용' 고민도
한국 불교계의 경우 AI를 적극적으로 포용하는 한편, AI 시대 불교의 지향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2024년 불교박람회에서 고민을 상담하고 법문을 제공하는 AI 챗봇을 선보이는 등 뷸교 가르침을 알리는 데 AI를 활용해왔다.

(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불기 2570년 부처님오신날을 이틀 앞둔 22일 서울 조계사에서 한 신자가 기도를 하고 있다. 2026.5.22 ondol@yna.co.kr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AI에 불교 학습을 열심히 시켜서 우리의 고통을 없애고 평안에 이르는 데 AI가 보조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2024년과 2025년 승가대 교수 등을 대상으로 한 세미나에서 AI 활용 방안을 집중적으로 다뤘고, 다음 달 열릴 올해 세미나에서도 AI 활용 경전 학습 방법 등을 강의한다.
AI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넘어 AI가 인류 문명에 가져올 큰 변화에 맞서 불교가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는가에 대한 논의도 이뤄지고 있다.
AI부디즘연구소장인 보일스님은 지난해 조계종연구소 출범 세미나에서 '자비롭고 지혜로운 AI 개발과 활용'을 촉구하는 불교계 윤리 선언을 제언하기도 했다.
보일스님은 연합뉴스에 "AI가 인간에게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이나 고통에 대해 불교가 메시지를 주고, AI 개발과 활용에 있어 불교적 가치에 기반한 윤리적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지난 14일 종단의 미래를 위한 연구조직 종책연구위원회를 발족했는데, 보일스님이 위원장을 맡은 이 위원회에서도 AI 관련 논의가 중점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개신교계도 AI 논의·연구…전문가 "AI, 종교에 위기이자 기회"
개신교계에서도 개별 교단이나 단체를 중심으로 AI 관련 논의가 활발하다.
한신대 종교와과학센터는 지난달 '인공지능의 종교와 과학'을 주제로 초학제 학술대회를 열고 AI 시대의 기독교 윤리와 목회, 기독교 교육 등에 관해 논의했다. 한국기독교학술원도 지난 21일 '신학적으로 본 AI, 기회인가? 위협인가?'를 주제로 세미나를 열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에큐메니칼신학과교육위원회는 하반기 AI 관련 개별 논의를 묶어낼 수 있는 학술 행사를 준비 중이다.
지난해 AI 시대 교회의 미래에 대한 세미나를 연 '나부터포럼'의 류영모 목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AI 사용의 정의(正義)는 사람을 중심에 둘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며 "기술을 인간의 지혜로 통제하고 신앙의 영성으로 조율할 때 AI는 위험이 아니라 가능성이 된다"고 말했다.

[강민지 제작] 일러스트
AI 시대 종교의 양상에도 변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AI가 종교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성해영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는 최근 신간 '종교, 다시 깨달음이다'에서 "(AI의) 심리 상담 기능이 심화되면, 종교인들이 주었던 심리적 치유의 역할 역시 AI가 대체할 가능성이 현저히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시에 "(AI로) 노동에서 해방되고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진 인간은 마지막에는 '나는 누구인가', '내 삶의 궁극적 의미는 무엇인가'라는 물음을 본격적으로 던질 개연성이 큰데 이는 종교가 다뤄왔던 영적인 물음"이라고 덧붙였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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