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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삼성후자냐" 불만 임계점…계열사도 성과급 요구 예고

입력 2026-05-25 05:3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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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부문 적자 사업부 억대 성과급 수령에 불만 커져


삼성D·삼성전기 노사 제도 개편 논의…노조 세 불릴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총파업 직전 잠정 합의하며 '반도체 셧다운' 위기는 넘겼지만 합의 결과가 다른 삼성 계열사들의 내부 불만을 촉발할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신설된 반도체(DS) 부문 '특별경영성과급' 제도로 적자 사업부까지 '억대' 성과급 수령이 예상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 주요 계열사에서 성과급 제도 개선 및 보상 확대 요구가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전자 노조 오늘부터 임협 잠정합의안 투표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삼성전자 노사가 도출한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의 찬반투표가 22일 시작된다. 이번 잠정 합의안이 노조 투표에서 통과되면 최종적으로 법적 효력을 갖게 된다. 삼성전자 노조는 이날 오후 2시부터 27일 오전 10시까지 약 엿새간 잠정 합의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투표 대상은 전날(21일) 오후 2시 명부 기준으로 노조에 속한 조합원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 2026.5.22 jin90@yna.co.kr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등은 올해 초 2026년 임금협상을 이미 끝냈다. 하지만 지난 20일 삼성전자 노사가 '특별경영성과급' 제도 신설을 골자로 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면서 협상판을 다시 짜야 한다는 요구가 고개를 들고 있다.


삼성전자 노사 잠정합의안에 따르면, 올해 300조원 영업이익 달성 시 메모리사업부 직원(연봉 1억원 기준)은 전액 자사주로 지급되는 특별경영성과급(약 5억5천만원)에 기존 OPI(초과이익성과급)를 합쳐 6억원 수준의 성과급을 받을 전망이다.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비메모리 사업부 역시 DS 부문 공통 재원 분배(40%)에 따라 최소 1억6천만원의 특별경영성과급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DS 부문 공통으로 지급되는 OPI까지 합치면 2억원이 넘는 성과급을 쥐게 되는 셈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계열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허탈감과 박탈감이 급속도로 확산하고 있다. 평소 삼성전자에 비해 처우가 뒤떨어진다는 의미로 '삼성후자(後者)'라며 자조해 온 계열사 직원들의 불만이 임계점에 달한 것이다.


실제 이들의 임금 인상률과 OPI 지급률은 '형님'인 삼성전자를 뛰어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올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의 임금 인상률은 각각 6.2%, 4.0%, 5.9%로, 삼성전자(6.2%)와 비교해 전반적으로 낮은 편이다.




삼성전기 수원캠퍼스

[삼성전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성과급 산정 방식도 도마 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DS부문은 OPI 제도(최대 연봉의 50%)의 산정 방식을 기존 EVA(경제적 부가가치)에서 영업이익 10%로 바꾸기로 합의했으나, 계열사들은 여전히 EVA 기준을 고수하고 있어서다.


과거 흑자를 내고도 OPI 비율이 낮았던 계열사일수록 반발 기류가 강하다.


삼성전기의 경우 지난 2023년 6천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고도 OPI 지급률이 연봉의 1%로 확정되면서 내부 반발이 일었다. 신입사원 초봉 기준 대략 50만원 수준이다.


이후 2024년과 2025년에도 삼성전기의 OPI 지급률(5∼6%)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올해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5천억원 안팎의 최대 실적 달성이 예상되는 만큼, 성과급 확대 요구가 더욱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직격탄으로 지난해 OPI '제로(0)'를 기록한 삼성SDI 역시 적자 사업부까지 챙기는 삼성전자와의 비교에 직원들의 내부 동요가 일어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디스플레이, 세계 최대 확장현실(XR)전시회 참가

(서울=연합뉴스) 삼성디스플레이가 오는 1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캘리포니아 롱비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확장현실(XR) 전문 전시회 'AWE USA 2025'에 참가한다고 11일 밝혔다. 사진은 'AWE USA 2025' 삼성디스플레이 전시 부스를 찾은 방문객. 2025.6.11 [삼성디스플레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photo@yna.co.kr


이에 따라 계열사별 노사 간 성과급 제도 개편 논의가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노조는 올해 하반기 성과급 대체 보상제도 도입 등을 사측과 협의할 계획이다.


삼성전기도 OPI 산정 방식을 EVA 20% 또는 영업이익 10%로 변경하기 위한 임직원 의견 수렴에 곧 나설 예정이다.


문제는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삼성전자까지 이어진 '파업 카드를 통한 요구 쟁취'가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삼성바이오로직스 노조는 파업에 돌입하는 등 투쟁을 이어가고 있고,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파업 위기를 피하기 위해 기존 3.0%였던 임금인상률을 4.3%로 대폭 올려 교섭을 타결하기도 했다.


이번 삼성전자 노사 합의를 계기로 계열사 노조의 규모가 급성장하거나, 지역·사업장별로 분산돼 있던 노조들이 연대해 세를 결집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 노사 합의로 삼성이 오랫동안 유지해 온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성과주의 논리가 무색해졌다"며 "통상 삼성전자의 인사·보상 제도가 시차를 두고 계열사들로 확대 적용되는 만큼, 성과급과 관련한 다른 계열사 노조의 요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올해 임협을 끝낸 계열사 내부에서도 '파업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어, 매년 임금협상 시기마다 그룹 전반이 극심한 노사 진통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burn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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