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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가상인물 만들어 인플루언서로 키워…선정적 사진 유료구독 유도
수위 높지 않으면 처벌 불가능…"AI 개발사·플랫폼 책임 물어야"

[인스타그램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정지수 기자 = 팔로워 14만명을 보유한 한 인스타그램 계정.
몸을 드러내는 수영복 차림 젊은 여성이 침대에 누운 사진이 올라와 있다. 딱 붙는 옷을 입은 일상 사진과 "연휴 잘 보내라"는 게시글도 눈에 띄었다.
댓글에는 "어디서 일하세요?", "어디 가신 거예요?", "매일 아름다우십니다"는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감사해요" 같은 답변은 이따금 달리지만, 게시물의 '좋아요'는 2만개를 훌쩍 뛰어넘었다.
흔한 '인플루언서'의 계정 같지만, 사진 속 여성은 사실 생성형 AI(인공지능)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이다.
실존 인물을 합성하는 '딥페이크'를 넘어, 존재하지 않는 가상 인물의 노출 사진으로 수익을 올리는 행위가 직장인들 사이에서 신종 부업으로 번지고 있다. 이른바 '사이버 포주'다.
사업 모델은 이렇다. 일단 AI로 가상 인플루언서의 아슬아슬한 사진을 만들어 인스타그램 공개 계정에 올려 팔로워를 끌어모은다. 그런 다음 더 선정적 사진을 볼 수 있다며 인스타그램 '유료 구독'을 유도한다.
유료 구독을 한 사람들에게는 한 단계 더 수위 높은 사진을 보여주겠다며 패트리온(Patreon)이나 온리팬스(OnlyFans) 같은 더 비싼 해외 성인 플랫폼 구독을 권유하는 식이다.
이 계정의 경우 월 5천500원의 인스타그램 유료 구독자가 411명, 패트리온 유료 구독자가 123명으로 확인된다.
대략 월 500만원 정도의 매출이 발생하는 것이다. 플랫폼에서 떼어가는 수수료를 고려해도 한 달 월급 수준의 부업이 된다.
패트리온과 온리팬스는 창작자가 팬들로부터 유료 구독료를 받아 독점 콘텐츠를 제공하는 글로벌 콘텐츠 구독 플랫폼이다.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온라인에는 심지어 이런 '사이버 포주'가 되는 노하우를 담은 매뉴얼도 3만원가량에 판매되고 있다.
연합뉴스가 이 매뉴얼을 구입해 살펴보니 'AI 인플루언서의 얼굴을 일관되게 생성하는 프롬프트'나 'AI 인플루언서 사진을 동영상으로 변환하는 방법' 등이 소개돼 있었다.
구독자가 가상 인물임을 눈치채지 못하게 하는 기술로 해석된다.
판매자는 "AI로 인플루언서를 제작한 뒤 온리팬스를 연결하는 게 가장 돈이 되는 부업"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AI로 음란물을 만들어 게시할 경우 정보통신망법상 음란물 유포죄로 처벌될 수 있다. 다만 이는 AI 활용 여부와 무관하게 음란물의 수위가 높은 경우만이다.
이미지가 적나라하지 않은 이상 AI 가상 인물의 노출 사진을 만들고 게시하는 행위는 현재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해 9월 AI 생성 음란물을 처벌하는 성폭력 처벌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반론에 부딪히며 계류 중이다.
전문가들은 AI의 빠른 대중화로 평범한 직장인마저 손쉽게 성 상품화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며 규제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은의 변호사는 "사회에 미세한 악영향을 지속해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공론화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정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장은 "AI 개발사나 플랫폼에 책임을 물을 수 있게 AI 윤리 가이드라인이 보강돼야 한다"고 했다.
index@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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