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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벌써 포르쉐 계약하겠다고 하더라"

입력 2026-05-22 05: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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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수억대 성과급에 직장인들 박탈감 토로


"노비를 하려면 대감집 노비 해야"…"부럽다 못해 자괴감"

"재벌이 수백억 번다는 뉴스보다 더 세게 와 닿는다"

SK하이닉스 '싱글벙글' 다큐 이어 삼전 성과급에 "심각한 위화감"




삼성전자 성과급을 두고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밈

['블라인드' 이용화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 "성과급 억 단위로 받는 거 보니 현타 온다. 당장 사표 쓰고 싶다." (블라인드)


"삼전닉스(삼성전자·SK하이닉스) 성과급 보니까 출근할 맛도 안난다." (블라인드)


"지금도 1년 동안 열심히 일해봤자 얘네들 성과급 수준밖에 안 되는 현실에 힘 빠진다." (네이버 카페 이용자 '경***')


"파업은 경제에 부담이라 잘 협상해서 끝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진짜 잘 협상해서 성과급 크게 받는 거 보니까 또 배가 아프네 사람 마음 참 간사하다." (네이버 카페 이용자 'as***')


지난 2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는 이러한 박탈감이 장악했다.


간밤에 삼성전자 노사가 임금협상 잠정 합의안을 도출하면서 수억원대 성과급이 거론된 여파다.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진심' 걱정했다는 이들조차도 막상 협상 타결 이후 거액 성과급 얘기에 복잡한 반응이 터져나왔다.


많은 직장인이 "내 노동의 가치는 무엇이냐"며 허탈함을 토로하는 가운데, 삼성전자 캠퍼스 앞 출근길을 슈퍼카 행렬로 풍자한 인공지능(AI) 생성 이미지도 등장했다.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자료사진]


◇ "출근하기 싫다"…"온종일 한숨만 푹푹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가 사업성과의 10%대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는 파격적 보상안에 합의하면서 반도체(DS) 부문 임직원은 올해 최대 6억원가량(세전, 연봉 1억기준)의 성과급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적자가 유력한 비메모리 부문도 최소 1억6천만원의 성과급을 받을 수 있다.


중견기업 직원 김모(35) 씨는 "오늘도 새벽 6시에 일어나 출근했는데, '삼성전자 성과급 6억' 기사를 보자마자 힘이 빠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김씨는 "나도 야근하고 주말에도 일한다. 그런데 누구는 한 번에 제 평생 저축액보다 많은 돈을 받는다고 하니 출근길이 허무했다"며 "성과를 낸 만큼 보상받는 시장 논리가 틀렸다는 건 아니지만, 같은 월급쟁이라는 말로 묶기 어려울 만큼 격차가 커진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스타트업에 다니는 서모(28) 씨는 "부럽다는 말밖에 안 나온다"며 "우리 회사도 작년에 실적이 좋았다고 했지만 스타트업이다 보니 딱히 성과급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결국 직장 만족도의 상당 부분은 금전적 보상에서 오는 것 아닌가"라며 "주변에 삼성전자 다니는 친구가 많아 더 상대적 박탈감이 든다. 그들은 차 계약하고 집도 사고 그러지 않겠느냐"고 했다.


또다른 스타트업에 다니는 최모(29) 씨도 "남의 이야기, 먼 나라 이야기면 덜했을 텐데 삼성전자 다니는 사람이 주변에 정말 많다"며 "직장만 다녀서는 집을 못 산다고들 하는데 이번 성과급이면 전세금 정도는 마련할 수 있는 것 아니냐. 외제차도 거뜬히 뽑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공기업에 다니는 주모(34) 씨는 "솔직히 질투 난다. 그런데 질투 난다고 말하면 못난 사람처럼 보일까 봐 다들 '현타 온다', '출근하기 싫다'는 식으로 돌려 말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주씨는 "재벌이 수백억 원 번다는 뉴스보다 또래 직장인이 성과급으로 몇억원 받는다는 뉴스가 더 세게 와닿는다"며 "나와 비슷하게 아침에 출근하고 월급 받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 더 배가 아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금융권에 다니는 김모(53) 씨는 "직장인으로서는 배가 아프고 솔직히 부럽지만 부모 입장에서는 저렇게 보상해야 우수한 이공계 인재들이 국내 기업에 남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요즘 학부모들 사이에서 반도체학과가 뜬다는데 이쪽으로 생기부를 맞춰야 하나 싶다"며 "나는 이미 틀렸으니 내 자식이라도 보내야 하지 않겠냐"라고 덧붙였다.


또 직장인 진모(51) 씨는 "온종일 한숨만 푹푹 나온다"면서도 "이렇게 된 이상 삼전 주식도 100만원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밝혔다.




삼성전자 내일부터 총파업

(수원=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지난 20일 경기도 수원시 삼성전자 본사 모습. 2026.5.22 xanadu@yna.co.kr


◇ "삼전 다니는 김부장은 조만간 서울에 자가를 마련할 것 같다"


부러움은 한 컷 이미지로도 구현된다.


'삼전 출근길. 람보 페라리 미만 잡'이라는 제목의 온라인 게시물에는 삼성전자 캠퍼스 앞 도로에 람보르기니와 페라리 등 수억 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외제차가 꼬리를 물고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의 AI 이미지가 담겼다.


한 블라인드 이용자는 "삼전 다니는 친구 2명이 벌써 포르쉐 계약하겠다고 하더라. 나는 왜 이 돈을 받고 일하는지 근로의욕이 완전히 사라졌다. 성과급으로 포르쉐를 사도 돈이 한참 남는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적었다.


'하이닉스·삼전 다니는 사람들 특징'이라는 제목으로 "요플레 뚜껑을 핥아먹지 않고 버린다", "기름을 넣을 때 싼 주유소를 찾지 않고 가까운 곳으로 간다", "배달 음식을 시킬 때 배달비를 신경 쓰지 않는다", "짜장면 대신 간짜장을 시킨다"는 글도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실소를 터뜨리면서도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스레드에서는 "DS 고졸 3년 차가 DX 부장급 박사 100년 치랑 맞먹는 수준이다. 부럽다. 우리 남편이 뉴스를 보고 사기를 다 잃었는데 힘내자"(se***), "억울하면 삼전닉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입사해야지 어쩌겠나"(be***), "삼전 다니는 김 부장은 조만간 서울에 자가를 마련할 것 같다"(in***) 등 반응이 이어졌다.


인스타그램에도 "정말 심각한 사회적 위화감이 생긴다"(me***), "와 진짜 부럽다. 이래서 학창 시절에 엄마 말을 듣고 공부를 열심히 했어야 했다"(na***), "진짜 부럽다 못해 자괴감이 든다"(do***) 등 댓글이 쇄도했다.


네이버에 올라온 관련 뉴스에는 "그만 좀 보도해라. 진짜 일하기 싫어진다"(li***), "기사를 볼 때마다 힘이 빠지고 짜증이 난다"(m0***), "이런 기사가 줄 대다수 국민의 상대적 박탈감은 어쩌라는 거냐"(10***) 등 날 선 댓글이 주를 이뤘다.




KBS 다큐멘터리 3일 SK하이닉스 편 속 밝은 표정의 직원들

[엑스 이용자 'zipbaab' 게시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유사한 반응은 앞서 지난 11일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이 방송한 '처음 만난 세계 - 이천 SK하이닉스 72시간'을 둘러싸고도 나왔다.


해당 방송은 SK하이닉스 반도체 개발·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의 일상을 보여줬는데, 방송 직후 직원들의 너무나 밝은 표정이 화제가 됐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초 연봉 1억원 직원 기준 약 1억5천만원 수준의 성과급을 지급한 바 있다.


방송 이후 엑스에는 "SK하이닉스 내부 최초 공개를 봤는데 직원들 표정이 다들 너무 밝다. 역시 돈 많이 주는 곳은 분위기가 다르다"(wa***), "회사에서의 표정이 이럴 수도 있다니 신선한 충격이다"(ok***), "역시 긍정은 돈에서 나오는구나"(go***) 등 반응이 줄을 이었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의 표정을 보며 웃던 직장인들은 삼성전자 성과급 소식에 다시 한번 '현타'를 맞았다는 반응이다.


중소 IT 기업에 재직 중인 김모(33) 씨는 "삼성전자도 하이닉스처럼 다큐 한 편 찍어야 한다. 성과급 6억이라니 너무 부럽다"며 "노비를 하려면 대감집 노비를 해야 한다는 말이 진짜 맞는 것 같다. 이직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고 토로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사람들은 너무 먼 대상보다 자신과 비슷한 계층, 쉽게 접할 수 있는 주변 사람과 더 강하게 비교한다"며 "오너나 임원이 아니라 같은 근로자끼리의 비교라는 점에서 직장인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 비교 욕구는 성취 동기를 자극하는 긍정적 기능도 있지만, 격차가 크게 느껴질 때는 무기력감이나 우울감, 집중력 저하, 일에 대한 회의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감정이 개인의 질투를 넘어 집단 간 갈등 요소로 번질 수 있는 만큼 특정 집단 비난이 아니라 구조적 요소를 함께 분석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minji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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