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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리프트 일상화…호텔 직원도 "택시 보기 힘들어"
웨이모 완전자율주행 질주…공항 호출은 여전히 혼선

(마운틴뷰<캘리포니아>=연합뉴스) 현지시간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시내의 한 도로에 버스가 정차해 있다. 이 도로 일대를 돌아다녀봐도 택시 로고가 적힌 차량은 눈에 띄지 않았다. 2026.5.20 gogo213@yna.co.kr
(마운틴뷰<캘리포니아>=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지난 17일(현지시간) 오전 미국 샌프란시스코국제공항(SFO)에 도착해 처음으로 우버 앱을 설치했다.
한국에서는 한 번도 이용한 적이 없던 차량 호출 서비스였다. 공항 밖으로 나와 급하게 앱을 설치한 뒤 차량을 불렀다.
◇ 공항 도착하자 우버 설치…차량 호출 첫 경험부터 혼선
앱에는 흰색 도요타 프리우스가 도착했다는 표시가 떴다. 그러나 아무리 둘러봐도 차량은 보이지 않았다.
운전자는 문자로 "어디에 있느냐"고 물었다. 번역기를 거친 듯한 한국어였다.
기자가 영어로 "도착 출구 도어2"라고 답하자 운전자는 "내가 간다"고 했다. 앱 화면에는 차량이 공항 주변을 한 바퀴 도는 동선이 표시됐다.
하지만 끝내 서로를 찾지 못했다. 첫 호출은 결국 취소됐다.
이상한 점은 두 번째 차량을 호출하면서야 보였다. 차량 호출 서비스 전용 대기 구역은 공항 출입구 바로 앞이 아니라 2층으로 올라간 뒤 출구에서 횡단보도를 건넌 쪽에 있었다.
그곳에는 승객 20여명과 차량 여러 대가 뒤섞여 있었다. 처음 이곳을 찾은 외국인에게는 다소 혼란스러운 장면이었다.
두 번째 호출 끝에 운전자와 전화 통화를 하고서야 차량을 찾았다. 공항 도착 후 실제 탑승까지는 약 30분이 걸렸다. 목적지까지 요금은 62.22달러(약 9만4천원) 나왔지만 앱 하나로 간단히 이동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첫 경험은 꽤 번거로웠다.
더 낯선 것은 공항에서 숙소까지 샌프란시스코의 도로 풍경이었다.
공항 주변은 물론 시내, 실리콘밸리 일대를 오가는 동안 한국 대도시라면 쉽게 볼 수 있는 택시 로고 차량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기자가 머문 며칠 동안 도로 위에서 자주 보인 것은 일반 택시가 아니라 우버·리프트 같은 차량 호출 서비스 차량과 웨이모 자율주행차였다. 운전석에 아무도 없이 핸들이 자체적으로 방향을 조절하는 장면만 보일 뿐이었다.
샌프란시스코 일대에서 택시가 사라진 듯 보인 것은 기자 개인의 착각만은 아니었다.

(마운틴뷰<캘리포니아>=연합뉴스) 현지시간 1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시내의 한 호텔 앞에서 투숙객들이 우버 택시를 타고 있다. 차량 뒷 유리창 윗편에 '우버' 표시가 붙어 있다. 2026.5.20 gogo213@yna.co.kr
◇ "택시는 공항 아니면 드물어"…우버·리프트가 일상 이동수단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숙소 호텔 앞에서 본 투숙객 절대 다수는 우버 호출 서비스나 단체 대절 버스를 이용해 오갔다. 호텔 앞에서 손님을 기다리는 일반 택시는 눈에 띄지 않았다.
호텔 직원은 "택시는 공항이나 시내 중심가가 아니면 거의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도심 일부 지역과 공항에는 여전히 택시가 있지만, 일상적 이동 수단으로는 차량 호출 서비스가 훨씬 익숙해진 분위기였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오래 거주한 한 교민도 "택시는 미터 요금이지만 우버나 리프트는 수요에 따라 요금이 오르는 다이내믹 가격 책정이 적용된다"며 "가격이 너무 비싸 도저히 탈 수 없겠다고 느껴 몇 번씩 갈아타며 대중교통을 이용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I/O 행사장을 찾은 뒤 숙소로 돌아갈 때 이용한 우버 택시 가격이 분 단위로 오르는 장면도 목격했다.
차량 호출 서비스가 일반 택시의 빈자리를 상당 부분 대체한 듯 보였지만, 그렇다고 늘 저렴하거나 편리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 도로 위 일상이 된 웨이모…운전자 없는 차가 시속 70㎞ 질주
택시 로고 차량이 좀처럼 보이지 않는 도로 위에서 또 다른 존재감을 드러낸 것은 자율주행차였다.
공항에서 숙소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를 시속 70km 안팎으로 달리는 웨이모 차량 2대를 잇달아 목격했다.
두 차량 모두 운전석은 비어 있었고 뒷좌석에만 승객이 앉아 있었다. 말로만 듣던 완전 자율주행 택시가 실제 도로 위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미 자율주행이 낯선 실험이 아니라 일상 교통수단의 하나로 들어온 도시처럼 보였다. 현지에서는 운전자와의 접촉이나 서비스 편차를 부담스러워해 웨이모를 선호하는 이용자도 있다는 얘기가 들렸다.
그렇다고 샌프란시스코의 이동 경험이 모두 매끄러운 것은 아니었다.
기자는 첫 우버 이용 때 비슷한 이름의 호텔을 잘못 입력해 원래 목적지가 아닌 다른 호텔에 도착했다. 같은 비행기를 탔던 일행이 보이지 않아 확인해 보니 실제 숙소는 차로 10분가량 떨어진 곳이었다.
다시 우버를 불렀다. 이번에는 요금이 9.94달러(약 1만5천원) 나왔다. 10달러를 현금으로 건넸다.
또 다른 날 구글 I/O 행사장에서 숙소로 돌아올 때도 우버를 이용했다. 호출 후 11분 만에 차량이 도착했고, 정체 속에 약 20분 만에 호텔에 도착했다. 요금은 45.94달러(약 6만9천원)였다.
◇ 앱 기반 서비스인데 현금 결제 혼란…미래와 아날로그 공존
문제는 결제였다. 우버는 대부분 신용카드를 앱에 등록한 뒤 자동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기자는 첫 이용 때 이 구조를 제대로 알지 못한 데다 서둘러 우버를 잡을 목적으로 현금 결제를 선택했다.
해당 요금에 100달러(약 15만원)를 건넸지만 운전자는 잔돈이 없다고 했다. 호텔 프런트에서도 바로 거슬러줄 돈이 없어 한동안 기다려야 했다. 결국 50달러(약 7만5천원)짜리 지폐를 건네며 잔돈은 받지 않았다. 앱 활동 내역에는 팁이 없는 것으로 표시됐다.
앱 기반 이동 서비스라는 이름과 달리, 결제 방식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는 현금과 잔돈이라는 매우 아날로그적인 문제가 남아 있었다.
차량 내부 환경도 기대만큼 쾌적하지만은 않았다. 일부 차량에서는 강한 방향제나 음식 냄새가 남아 있었다. 별점 평가도 낯설었다. 잔돈이 준비되지 않은 점 때문에 낮은 점수를 주려 했지만, 다음 화면으로 넘어가지 않는 듯해 결국 별 다섯 개를 모두 눌렀다.

[촬영 한상용]
AI와 자율주행의 중심지라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기자는 운전자 없는 차량을 십여차례나 넘게 봤다.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인용한 캘리포니아 공공요금위원회(CPUC)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웨이모가 캘리포니아주에 차량 1천955대를 등록했다.
동시에 기자는 앱 조작 미숙과 공항 픽업 동선 혼선, 현금 결제 불편, 차량 내부 환경 등 예상 밖의 불편도 겪었다.
샌프란시스코의 도로 위에서는 이미 사람이 운전하지 않는 차가 달리고 있었다.
그러나 그 차를 바라보는 기자는 정작 사람이 운전하는 우버 한 대를 제대로 찾아 타기까지 여러 차례 헤맸다.
AI 수도의 교통은 생각보다 미래적이었고, 동시에 생각보다 불편했다.
택시가 사라진 듯한 거리 위에서 무인차는 이미 다음 시대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gogo21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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