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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이건 정말 못 참겠네요"

입력 2026-05-21 05:5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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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5·18 탱크데이'에 불매운동


앞서 '노재팬'·'탈팡'·'크보빵' 생산중단 등

"응집성·집단성·SNS노출에 불매운동 힘 얻어"

"한국 소비자, 특히 역사적 맥락에 민감 반응"




스타벅스 카드를 자르고(왼쪽) 망치로 머그컵을 깨는 모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진주 인턴기자 = 스타벅스코리아(스벅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기업 '불매운동'이 다시 벌어지고 있다.


불매운동은 특정 상품의 구매를 거부함으로써 제조 국가나 기업에 항의하는 행위다. '보이콧'(Boycott)이라고도 하며, 세계적으로 벌어지는 대표적인 소비자 집단행동의 하나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명예교수는 20일 "불매운동은 소비자가 기업에 대해 실망감과 배신감을 가졌을 때 기업에 취할 수 있는 행동이자, 소비자가 기업을 상대로 하는 의견 개진의 창"이라며 "사람들은 정의롭다는 집단 정체성을 가지고 불매운동에 참여하는데, 여기에 응집성·집단성·SNS 노출이 더해질수록 힘을 얻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해당 상품이 일상에 밀착돼 있고 그것을 대체할 만한 상품이 많이 없을 때 불매운동은 서서히 약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8일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프로모션 이벤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 "불매운동으로 금융치료가 답입니다"


21일 현재 소셜미디어(SNS)에는 스타벅스 텀블러나 머그컵을 망치로 부순 후 쓰레기통에 버리는 영상들과 스타벅스 기프티콘이나 모바일 카드를 환불받는 팁이 공유되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손정현 전 스벅코리아 대표는 모욕과 명예훼손 혐의로 20일 고발당했다.


앞서 스벅코리아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18일 '탱크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가 불매운동에 직면했다.


텀블러 프로모션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탱크 데이',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 등을 사용하면서 5·18민주화운동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을 비하했다는 비판에 휩싸인 것이다.


스벅코리아가 당일 인스타그램에 게시한 사과문에는 "역사의 아픔을 상업적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시킨 스타벅스와 신세계 그룹의 무책임한 태도에 깊은 환멸을 느낍니다"(_g***), "처음 아니라고 했을 때 내렸어도 화력 만땅인데 버젓이 수정해서 재진행한 게 더 어이없음"(ka***), "의도가 아니라니. 포인트만 잘 잡았던데. 부끄러움도 모르는 인간들"(ei***) 등 거센 비판이 달렸다.


이어 "선 씨게 넘었지. 불매 각이다"(gi***), "불매운동으로 금융치료가 답입니다. 동참합니다"(wi***), "저 하나 불매한다고 귀사가 망하진 않겠습니다만, 80년 5월 광주를 위해 힘껏 불매하겠습니다"(jj***), "최선을 다해 사과하지 않으면 충전된 금액 환불 받고 탈퇴하려고 합니다. 이런 저런 논란에도 21년 넘게 다닌 스벅인데 탱크데이? 책상에탁? 이건 정말 못 참겠네요"(co***) 등 불매운동을 외치는 목소리가 모였다.




지난 20일 이재명 대통령의 엑스 글(왼쪽)과 무신사의 사과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재명 대통령까지 '참전'해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2019년 '속건성 양말' 광고까지 소환하는 등 스타벅스 사태는 일파만파다.


문제의 무신사 광고에는 "책상을 탁 쳤더니 억하고 말라서"라는 문구가 사용됐다. 당시 누리꾼들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화했다"고 비판하며 불매운동을 선언했고, 무신사는 광고를 내리고 사과했다.


무신사는 이 대통령이 '5·18 탱크데이'를 비판하며 7년 전 사건을 소환한 지 4시간 만에 "2019년 저지른 잘못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린다"는 공지문을 올리며 납작 엎드렸다.




2019년 서울국제문구 전시회에 등장한 '노 재팬' 팻말

[연합뉴스 자료사진]


◇ 노동자 사망사고·개인정보 유출·혐한 발언 등에 '분노'


지난해 한국경제인협회와 한국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3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64%는 불매 운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사회적 이슈와 기업 논란 등을 계기로 많은 불매운동이 점화됐다.


대표적으로 2019년에는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조치에 따른 '노 재팬'(No-Japan) 운동이 거세게 일었다.


'일본 제품은 사지 않고 쓰지 않으며 일본에도 가지 않는다'는 움직임이 민관을 가리지 않고 퍼져나갔다.


이에 유니클로와 아사히 등 주요 일본 소비재 브랜드의 매출이 급감하고 일본 여행객과 항공편까지 줄어들었다. 화장품 DHC는 '노 재팬' 운동에 더해 회사 관계자들의 혐한 발언으로 온라인 쇼핑몰과 H&B(헬스앤뷰티) 스토어 등에서 퇴출됐다.


그런 상황 속에서 윤동한 한국콜마 회장은 '막말·여성비하 동영상 상영' 논란에 책임을 지고 사퇴하기도 했다. 문제의 영상은 문재인 정부의 대(對)일본 대응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당시 윤 회장은 해당 영상을 직원 조회에서 틀어 논란의 중심에 섰고, 한국콜마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확산하는 등 파문이 가라앉지 않자 사퇴했다.




2025년 12월 부산서 열린 쿠팡 규탄 기자회견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난해에는 쿠팡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내고도 사과와 후속 조치가 미흡하자 '탈팡' 움직임이 확산했다.


또 SPC삼립 시화공장에서 50대 노동자가 컨베이어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야구팬들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일자 '크보빵'(KBO빵) 생산이 중단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기승을 부리던 2021년에는 남양유업이 자사 발효유 제품 '불가리스'가 코로나19를 77.8% 저감하는 효과를 확인했다고 과장 발표한 게 논란이 되면서 불매운동이 벌어졌다.




2022년 10월 광주서 열린 "SPC를 불매한다" 시위

[연합뉴스 자료사진]


◇ "피해가 실질적이고 직접적일수록 불매운동 오래 가"


하지만 불매운동은 냄비처럼 들끓다 흐지부지되기도 했다.


지난 3월 일본 지지통신에 따르면 일본을 찾은 한국 여행객은 2024년 1천200만명에서 지난해 1천300만명을 넘어서며 2년 연속 최다 기록을 썼다. '노 재팬'의 흔적은 찾을 수 없는 것이다.


또 지난 5일 김범석 쿠팡Inc 의장은 "개인정보 유출 사고 이후 대다수 기존 고객과 와우 회원은 이탈하지 않았다"며 "4월 말 기준으로 와우 멤버십 탈퇴 회원 재가입과 신규 회원 가입 증가로 사고 이후 감소한 와우 회원 수의 약 80%를 회복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 텀블러와 머그컵을 망치로 망가뜨린 모습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이수진 서울대 소비자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불매운동이 장기지속성을 가지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피해가 실질적이고 직접적이어야 한다"며 "이러한 정도가 강할수록 불매운동이 오래 가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지난 후 잠잠해지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신이 요구하는 수준에 기업이 도달하지 못해 소비자가 반발심을 느끼는 '기대 불일치'에서부터 불매운동의 맥락을 살펴볼 수 있다"며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특히 역사적 맥락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스타벅스 건은 소비자에게 물질적으로 피해를 줬다기보다 감정적인 분노 표출에 가깝기 때문에 스타벅스의 대응에 따라 소비자의 반응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곽 교수는 "저가형 커피 전문점이 많이 생긴 만큼 '카페'라는 정체성 측면에서 스타벅스를 대체할 수 있는 곳은 많지만 스타벅스의 상징성을 좋아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그래도 많은 만큼 불매운동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봤다.


이어 "스타벅스 측이 솔직하고 진심으로 사과하는 태도를 보이는 등 또다른 후속 조치가 보인다면 불매운동 기간이 단축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j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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