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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파모 추가학습 기반 특화 AI 시범 적용
유사·중복 사업 자동 분석…종이 없는 심의 추진

[이태호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세종=연합뉴스) 조승한 기자 = 정부 예산 심의과정에 처음으로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사업을 통해 개발 중인 인공지능(AI)이 도입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4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올해부터 국가 연구개발(R&D)에 업스테이지 솔라 오픈 모델을 활용한 '예산 심의 특화 AI'를 활용한다고 밝혔다.
◇ "AI가 중복 사업 찾아준다"…예산 심의 행정 부담 완화 기대
매년 5~6월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운영위원회 산하 10개 기술 분야별 전문위원 166명과 예산심의 담당자는 예산·배분 조정을 위해 내년도 국가 R&D 사업 계획을 심층 검토한다.
이들은 1천개가 넘는 사업 간 유사·중복성을 종합 검토해 의견을 내는데, 이 과정에서 회의록 요약, 검토의견서 작성 등 행정 업무 부담이 커 사업 검토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웠다.
박상민 과기정통부 연구예산총괄과장은 "전문위원과 담당 직원들이 수백 페이지 기획보고서를 검토하고 수백 페이지 정도의 심의 의견서를 작성한다"며 "제한된 시간 내 많은 사업을 다층 검토하면서 시간적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국가 R&D 예산 심의에 AI 활용을 제안했고, 올해 개발에 도입해 바로 예산 심의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번 특화 AI는 과기정통부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협업을 통해 구축됐다.
업스테이지 솔라 오픈을 활용한 이유에 대해서는 한정된 자원 등을 고려해 가벼운 모델을 택했다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모델은 지난 5년간 축적된 5천여 개 국가R&D 사업 예산요구서와 기획보고서, 전문위원 검토의견서 등 데이터를 학습했다.
또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내 1천243만건 연구 성과 데이터와 응용 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연동했다.
AI가 사업 키워드뿐 아니라 맥락 분석을 통해 중복 정도가 높은 다른 사업들을 찾아주고 회의록 요약, 검토의견서, 조정결과서 등의 초안 작성을 지원한다.
예산 요구서 주요 내용을 자동으로 추출해 정리하고, 기술 용어에 대한 즉각적 해설 제공과 사업설명서 요약 기능도 제공한다.
전문위원 간 작성한 사업별 검토의견서를 실시간 공유하고 공동 작업 기능도 제공한다.

[촬영 조승한]
◇ "종이 없는 예산심의" 추진…부처 간 협업 확대도
이날 특화 AI 시연에서는 최근 정부의 투자 방향, 사업 등을 채팅을 통해 검증하는 모습 등이 소개됐다.
검토하는 사업과 유사한 사업을 찾아달라고 질의하자 유사 분석 정도를 확인하며 여러 사업을 제시해주기도 했다.
김영진 전문위원은 "심의위원들과 부처 간 중복에 대한 논의가 질의응답 시간 15분 중 10분을 차지하고 결론도 깔끔하게 잘 나지 않는다"며 "중복에 대해 말하는 것도 두려움을 갖고 있는데 판단 기준을 세우는 데 있어 특화 서비스가 상당히 도움됐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신규 제출한 2기 환자 중심 의료기술 최적화 연구사업의 경우 올해 마지막 해인 기존 사업의 심의 내용들도 정리되고, 과거와 현재 사업 규모를 비교하는 데이터도 쏟아져 나왔다.
전문위원들은 이번 AI 도입으로 심의 시간이 상당 부분 단축됐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임태범 전문위원은 "지난해 검토할 때 숙소에 들어가는 시간이 새벽 2시 이렇게 늦었다면 지금은 훨씬 단축됐다"며 "검토 의견의 논리성을 분석하는 기능 등이 추가되면 의미 있는 검토 의견서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재혁 전문위원은 "신규 과제를 할 때는 엄청 빠르게 초안을 작성할 수 있어서 유리하다"며 "이상한 질문을 하면 환각 위험도 약간 발생하는데, 일하는 절차를 제대로 설정해 두면 성능을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폐쇄형 AI로 국정원 보안성 검증 등도 마쳤다고 소개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도입을 계기로 '종이 없는 예산심의' 환경 조성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향후 축적될 예산심의 데이터를 활용해 부처 사업 기획 역량 강화, 다부처 협업 과제 발굴, 국가 R&D 투자 포트폴리오 최적화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김미미 과기정통부 기계정보통신조정과장은 "부처들도 다른 부처들이 뭘 기획하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사전 기획 단계에서 유사 중복을 파악하고 필요하면 협업할 수 있도록 확장할 것"이라며 "모든 단계 고도화를 내년까지 완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배 부총리는 "과기정통부가 정부 부처 가운데 선도적으로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의 추가 학습을 통해 자체 업무에 특화 AI를 도입한 사례"라며 "올해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심의지원 기능을 고도화하고 향후에는 각 부처에서 R&D 사업을 기획하고 예산을 요구하는 전반 과정에 특화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shj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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