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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가보니] "섬도 AI 써야죠"…추자도 지키는 KT 중계소

입력 2026-05-10 09: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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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지역 통신망, 의료·교육·행정 잇는 생명선 역할


장애 예측·원격 관제 도입해 24시간 안정 운영


(제주=연합뉴스) 오지은 기자 = 8일 오전 제주항에서 쾌속선을 타고 2시간을 달려 도착한 추자도.


여의도 면적의 2.4배에 달하는 이 섬은 나바론 절벽과 푸른 바다가 어우러진 평화로운 풍경 속에서 유독 눈에 띄는 시설이 있다.




KT 추자 중계소 철탑

[촬영 오지은]


추자도에서 가장 높은 지대에 위치한 약 45m 높이의 거대한 철탑, 바로 KT 추자 중계소다.


이곳은 육지와 떨어진 섬마을 추자도의 '통신 심장부' 역할을 한다.


◇ "예전엔 다운로드 10분"…광케이블 깔리자 AI도 거뜬


추자도는 제주 본섬에서 약 55km 이상 떨어져 있어 바닷길 환경이 험하고 통신 여건이 열악하다.


KT는 해저 케이블을 설치하기 어려운 지형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마이크로웨이브(고주파 전자기파·MW) 안테나를 이용해 육지와 섬 사이의 통신을 잇고 있다.


추자도에서 만난 민박집 운영자 박효민(33) 씨는 추자도에서 태어나 자란 토박이다.


그는 어릴 적과 지금의 통신 환경 차이를 "천지개벽 수준"이라고 회상했다.


박 씨는 "예전에는 200MB짜리 파일 하나 다운로드받는 데도 5∼10분이 걸렸고 온라인 게임을 할 때도 인터넷이 자꾸 끊겨 정체가 심했다"라며 당시를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


KT가 섬 내 구리선을 광케이블로 교체하는 등 인프라 설치를 진행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현재 추자도 약 1천가구 주민들은 육지와 다름없는 속도로 유튜브를 시청하고, 챗GPT 같은 최신 AI 서비스도 무리 없이 이용하고 있다.


KT 추자 중계소 철탑을 바라보자 세 방향으로 마이크로웨이브 안테나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은 제주뿐만 아니라 해남, 진도 등 여러 방향으로 안테나를 조준해 통신 경로를 이원화·삼원화하고 있다.


기상 악화로 한쪽 경로에 장애가 생겨도 통신이 끊기지 않도록 하는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특히 중계소 철탑 하단에 설치된 작은 안테나는 KT의 보편역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김익수 KT 네트워크부문 제주운용팀장은 "저 작은 안테나는 단 한 가구가 거주하는 인근 섬 추포도를 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명의 가입자를 위해 1억 원 이상의 마이크로웨이브 장비를 구축한 것이다.


김 팀장은 "수익성만 따진다면 도서 지역 투자는 불가능하지만, KT는 국가가 지정한 보편적 역무 의무사업자로서 전 국민이 평등하게 정보통신 서비스를 누릴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T는 440개 도서에 시내전화와 인터넷 등 생활 필수 인프라를 제공하는 유일한 통신사다.




KT 추자중계소 내부

[촬영 오지은]


◇ 바다 건너는 무선망·섬 안 광케이블…24시간 추자도 지킨다


KT 추자 중계소 안으로 들어서자 정밀한 기계 장비들이 내뿜는 열기가 느껴졌다.


추자도 통신망은 무선과 유선 기술이 정교하게 결합한 형태다.


육지에서 쏜 마이크로웨이브 신호가 중계소 철탑 안테나에 닿으면 송수신기 이를 받아 디지털 신호로 변환한다.


이 신호는 다시 중계소 내부의 광선로 종단 장치를 거쳐 섬 전체에 거미줄처럼 깔린 광케이블을 타고 각 가정의 모뎀까지 전달된다.


김 팀장은 "네이버 같은 사이트에 접속하면 신호가 광케이블과 마이크로웨이브를 타고 육지 데이터센터(IDC)까지 순식간에 왕복한다"라고 설명했다.


비록 무선 구간의 한계로 육지의 기가급 속도에는 못 미치지만, 보편적 서비스로서 최대 100Mbps 속도를 안정적으로 제공한다.


특히 전력 공급이 끊기는 비상 상황에 대비한 이중화 장치도 철저하다. 한전 전원이 차단되더라도 36시간 이상 버틸 수 있는 대용량 축전지와 함께, 원격으로 구동할 수 있는 비상 발전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어떤 상황에서도 통신 두절을 막는다.


추자도의 통신은 이제 더 똑똑해질 준비를 하고 있다. 과거에는 장애가 발생한 뒤에 조치했다면 이제는 원격 관제 시스템으로 장애를 선제적으로 예측하고 대응하는 단계를 밟고 있다.


지능형 관리 기술은 중계소 내부 온도와 습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자동으로 냉방 장치를 조절한다.


도서 지역에서 통신은 단순한 편의를 넘어 의료, 행정, 교육 등 기본권을 보장하는 '섬의 생명선'과 같다.


KT 관계자는 "섬마을 사람들도 AI와 챗GPT 같은 최신 환경을 똑같이 누려야 한다"며 "앞으로도 추자도가 디지털 소외 지역이 되지 않도록 마이크로웨이브 구간의 용량을 지속해서 고도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buil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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