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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도 수박도 '조각' 낸다…유통가 점령한 '한입 소비'

입력 2026-05-03 07: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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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 수박 매출 111% 급증…1인 가구·고물가에 실용 소비 확산


유통 단계 축소·전용 절단기 도입 등 '소용량·편의성' 최적화에 승부수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식품을 작게 나눠 먹는 '한입 소비'가 유통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와 외식 물가 상승, 간편함을 중시하는 소비 성향이 맞물리면서 유통업계가 소용량·간편식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고물가 여파로 단위당 가격을 낮춘 대용량 제품이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면, 신선식품과 조리식품 분야에서는 남기지 않고 한 번에 즐길 수 있는 '소형화' 전략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이마트의 '겉바속촉 네모 삼겹살'

[이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012030]금지]


◇ "자르고 손질할 필요 없게"…육류·델리도 '1인분' 최적화


이마트 3일 자체 판매 실적을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선보인 '겉바속촉 네모 삼겹살'은 출시 약 두 달 만에 85톤(t) 넘게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삼겹살 제품이 가로로 긴 모양인 것과 달리 2㎝ 두께로 두툼하게 썰려 있어 식감을 살리면서도 별도 손질이 한입 크기로 먹을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마트는 이 제품에 대해 "고객의 높아진 입맛과 편의성에 대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고객 중심'으로 개발한 제품"이라고 설명했다.


가격 인하를 위해 원육을 직소싱한 뒤 이마트 축산물 전문 가공유통센터인 미트센터에서 커팅과 포장하는 등 유통 단계도 축소했다.


델리 코너의 소용량 경쟁도 치열하다.


롯데마트의 소용량 델리 시리즈인 '요리하다 월드뷔페'는 올해 매출이 23.6% 신장했으며, 지난 1월 출시된 1인용 '68 피자'는 4월 한 달 매출이 전월 대비 10.1% 늘어나며 시장에 안착했다.




롯데마트 '68피자'

[롯데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조각 수박 매출 111% 급증…전용 설비 투자로 '품질 강화'


채소 역시 방울 양배추(172.0%)나 큐브형 다진 마늘 등 양념용 냉동채소(45.5%)의 수요가 급증하며 '필요한 만큼만' 사는 소비 패턴이 뚜렷해졌다.


가장 극적인 변화는 과일 코너에서 나타난다. 껍질 처리가 까다로운 수박이나 멜론 등 대형 과일을 소분한 제품은 이제 1∼2인 가구의 필수 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 조각 수박(1/2, 1/4 규격)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1.3%나 급증했다.


조각 배, 조각 사과 등 커팅 과일 전체 매출도 63.4% 늘었다.


이마트 역시 조각 수박과 멜론 매출이 2022년(+41.9%) 이후 꾸준히 신장해 지난해에는 조각 멜론 매출이 30%가량 고신장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는 3년 전부터 기존 외부 생산에 의존하던 조각 과일을 이마트 농수산물 전문 가공유통센터인 '후레쉬센터'에서 자체 생산하는 체계로 전환하고, 전용 라인을 구축해 위생과 품질 관리를 강화했다.


이마트는 최근에도 '반통 멜론' 전용 절단기를 신규 도입하는 등 설비 투자를 진행하는 한편, '컷 두리안'과 같은 다양한 품목 개발에 힘쓰고 있다.




이마트 푸드마켓 고덕점에 진열된 조각과일

[이마트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 '컵푸드'가 일상이 되는 식탁…양보다 '경험과 효율'이 우선


이러한 변화는 전문 연구기관의 분석과도 궤를 같이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2025-26 7대 식품소비트렌드'는 '간단함'이 식사 메뉴의 핵심 가치로 부상하면서 컵냉면, 컵빙수 등 이른바 '컵푸드'가 일상적인 식사 카테고리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했다.


편의점 업계도 '천 원 한 장'으로 즐길 수 있는 극소량 상품으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CU는 '컵 닭강정' 등 단품 요리를 한입 크기로 즐길 수 있는 소용량 간편식을 강화했고, GS25는 4천원대 '한끼 양념육' 등 가성비와 편의성을 동시에 잡은 제품으로 1인 가구의 지갑을 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한입 소비' 트렌드가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구조적 변화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대용량으로 식비를 아끼는 '벌크 소비'와 필요한 만큼만 사서 즐기는 '편의 소비'가 공존하고 있다"며 "특히 신선식품 분야에서는 소비의 중심이 '양'에서 '경험과 효율'로 이동하면서 한입 소비가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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