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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86곳 중 서울 내 종합시설 '0'…수도권 외곽 '원정 장례' 지속
정부, 설치 규제 완화 추진…이동식 화장 제도화·가격 게시 도입

[펫포레스트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세린 기자 = 국내 반려동물 노령화로 장례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관련 산업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장묘시설 입지 제한에 따른 접근성 문제와 비용 부담, 공공 인프라 부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6일 농림축산검역본부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합법적으로 운영 중인 전국 동물장묘업체(장례식장·봉안시설·사체처리시설)는 이달 기준 총 86곳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6년 약 20곳에 불과했던 업체 수는 10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약 4배 늘었다.
소재지별로는 경기권이 31곳으로 가장 많았고 경남(9곳), 경북(8곳), 전남(7곳), 충북(5곳)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2022년 4월 동물보호법을 개정해 동물장묘업을 기존 등록제에서 허가제로 전환하고 시설 기준과 자격 요건도 강화했다.

[교원라이프 제공]
제도권 안에서 운영 기준이 명확해지면서 장례 절차의 전문성과 신뢰도를 갖춘 업체들도 늘었다.
포포즈, 펫포레스트 등 전문 장례업체들은 염습과 화장, 수목장 등을 갖추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보람상조와 교원라이프 등 대형 상조업체도 반려동물 전용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에 진입했다.
◇ 서울엔 종합 장묘시설 없어…'원정 장례' 일상화
하지만 서울 시내에는 화장과 추모 절차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합법적인 반려동물 장묘시설이 사실상 전무하다.
현행법상 동물장례식장은 사람 장례시설과 달리 준주거·상업지역 등 도심 내 설치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서울에 거주하는 반려인은 경기권 또는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 이동해 이른바 '원정 장례'를 치르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조사 결과 동물장묘업체는 사체 처리와 장의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업장별 서비스 비용이 최소 18만원에서 최대 299만원까지 큰 차이를 보였다.
실제 반려견 5㎏ 미만 기준 기본 장례 비용은 평균 20만∼30만원대지만, 유골을 보석 형태로 만드는 '메모리얼 스톤' 제작이나 전용 봉안당 안치 등 프리미엄 추모 서비스를 추가하면 비용이 2∼3배까지 늘어나기도 한다.

[서울시 제공]
◇ 정부, 시설 설치 규제 완화 추진…공공 인프라 확충 속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반려동물 장례업 활성화와 편의성 제고를 위해 공공 인프라 확충과 제도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시는 경기 연천군과 협력해 2028년 개관을 목표로 반려동물 추모관 조성을 추진 중이다. 화장장과 봉안당 등을 갖춘 시설로 올해 하반기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에 앞서 마포구는 지난해 2월 서울시 자치구 가운데 처음으로 이동식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찾아가는 펫천사'를 도입했다. 반려동물이 사망하면 장례지도사가 전용 운구차를 이용해 보호자가 요청한 장소를 방문해 사체를 수습하고 추모 예식을 진행하는 서비스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안에 반려동물 장묘시설 설치 제한 규제를 완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인가 밀집 지역 내 장례식장과 화장·봉안시설 설치가 일괄적으로 제한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장례식장에 한해 도심 내 설치를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 방안이 시행되면 서울에서도 염습과 추모가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임실군 제공]
농식품부는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수목이나 잔디에 안치하는 '자연장' 제도를 신설하고, 이동식 반려동물 화장과 찾아가는 장례 서비스도 제도화할 방침이다.
또 2028년까지 가격 게시제를 도입해 사체 처리와 염습, 유골함 등 통합 비용을 기본 서비스와 선택 서비스로 분리해 공개하도록 할 예정이다.
아울러 지자체가 공설 동물장묘시설을 설립·운영할 때 장묘·편의시설의 운영권을 지역주민에게 우선 위탁하는 방식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방안도 마련하고 있다.
◇ "반려동물 고령화 본격화…장례 수요 더 늘어날 것"
전문가들은 반려동물 고령화가 본격화되면서 장례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장묘시설 확충과 함께 올바른 장례 문화를 위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 제공]
이진홍 건국대 스마트동물보건융합전공 교수는 "국내에서 반려동물 양육이 본격적으로 늘어난 시점이 2000년대 중반인데, 반려동물 평균 수명이 약 10∼20년인 점을 고려하면 지금이 가장 많은 반려동물이 노령기에 접어들고 장례 수요가 집중되는 시기"라며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장례 수요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또 "님비(Not in my backyard·지역 이기주의) 현상과 혐오시설 인식으로 도심 내 장묘시설 설치가 어려운 만큼 도시공원 안에 장례와 휴식 기능을 함께 갖춘 형태로 접근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바른 반려동물 사체 처리 방법에 대한 안내를 강화하고, 반려인과 비반려인 사이의 인식 격차를 줄이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athen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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