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불편하시다면 뒤로 가기를 눌러주세요
사망 사고로 사태 격화 속 실무 교섭 착수…가맹점 3천여 곳 물류 차질

(진주=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화물연대 조합원이 20일 오후 경남 진주시 정촌면 BGF로지스 진주센터에서 'CU 물류 노동자 권리보장 촉구' 집회에서 이날 오전 숨진 동료를 추모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2026.4.20 image@yna.co.kr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김채린 기자 = BGF리테일(CU) 물류를 둘러싼 화물연대와의 갈등이 격화되면서 편의점 업계 전반으로 파장이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임금 문제가 아니라 물류 구조와 배송 단가 체계, 책임 범위를 둘러싼 복합 갈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 단가·회차 갈등에 '타사 선례' 영향…원청 책임론 대두
이번 갈등의 핵심 요인으로 배송 기사들의 실질 소득과 직결된 운임 단가와 배송 회차, 처우개선 등이 꼽힌다. 편의점 물류는 통상 하루 2회전 구조로 운영되며, 점포당 단가에 따라 물류 기사의 수익을 결정한다.
갈등이 증폭된 배경에는 최근 경쟁 업체들이 점포 단가를 인상한 사례가 있음에도 BGF로지스가 기존 교섭에 소극적으로 대응해온 점이 거론된다.
화물연대 측은 BGF리테일[282330]을 '원청'으로 보고 교섭 참여를 요구해왔으나 리테일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이에 지난 7일부터 파업이 시작됐고 지난 20일 CU 진주물류센터 집회 현장에서 화물연대 조합원이 화물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며 사태가 격화됐다.
최근 시행된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에 따른 '사용자성' 판단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화물연대는 원청(BGF리테일)이 실질적 결정권을 가졌다며 책임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계약 관계상 사용자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 편의점 업계 '다단계 물류 계약 구조'가 걸림돌
편의점 물류는 통상 물류 자회사, 지역 운송사(하청), 화물 기사(재하청)가 이어지는 계약 구조를 가지고 있다.
BGF리테일은 물류 자회사인 BGF로지스를 통해 물류센터와 계약하고 각 지역 물류센터가 운송사와 계약한다. 그러면 운송사가 화물기사와 위탁계약을 맺는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GS리테일의 물류를 담당하는 GS네트웍스나, 세븐일레븐의 물류를 담당하는 롯데글로벌로지스 등이 운송사와 계약하는 것과 비교해 한 단계가 더 있는 '4자 계약' 구조인 셈이다.
업계에서는 지역센터별로 운임 단가가 다른 점이 갈등을 더욱 키우는 요소가 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마트24의 경우 물류자회사 없이 물류전문업체와 계약을 맺고, 물류업체가 운송사와, 운송사가 화물기사와 계약하는 구조다.

[박은주 제작] 사진합성·일러스트
◇ 애꿎은 가맹점주 피해…교섭 시작에도 물류 차질 장기화 우려
BGF리테일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물류 차질은 다소 완화된 상태다.
진주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이후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해당 지역으로 집결하면서 일부 지역 물류가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 17일부터 진출입로가 봉쇄된 충북 진천 BGF푸드 공장은 여전히 생산이 중단된 상태다. 이로 인해 일부 점포는 상품 납품에 차질을 빚으며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때 3천여개 점포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22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상황이 계속 바뀌고 있어 피해액 추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기간에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편의점 업계의 낮은 영업이익률 구조상 물류비 인상 여력이 크지 않은 데다, 이를 가맹점주나 소비자에게 전가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청의 사용자 책임 범위를 둘러싼 논의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최근 시행된 노란봉투법으로 관련 기준이 확대되면서, 이번 사례가 향후 유사 분쟁의 선례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측 부담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다만, 화물연대가 BGF로지스와의 교섭에 착수하면서 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마련된 상태다. 양측은 이날 오전 교섭 상견례를 갖고, 오후부터 실무 교섭에 착수하기로 했다.
BGF로지스 관계자는 통화에서 "BGF로지스는 원청으로서 지금까지 대화 요청 시 개별 물류센터와 운송사, 배송기사 등 3자 간 공동 협의를 성실히 진행해 왔다"며 "오늘 상견례는 이번 사안에 대한 조속하고 평화적인 해결을 위한 대화의 물꼬를 트는 의미가 크다. 빠르고 합리적인 협의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단가와 회차 문제, 원청 책임 범위, 물류 구조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사태를 단기간에 풀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각 이해관계가 맞물려 있는 만큼 해법 도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chomj@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