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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문화유산연구원, 무덤 벽돌 연대 측정…"4세기 말 이전 제작"
1939년 일본인이 한 차례 조사…무령왕릉과 세부 형태·특성 달라
무덤 주인·제작 기술 등 연구 주목…학술대회서 분석 결과 발표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향교의 서쪽에 무덤이 있는데, 백제왕릉이라고 전한다"('신증동국여지승람'의 공주목조 중에서)
2018년 충남 공주 교동 일대에서 옛 무덤이 발견됐다.
묘광(墓壙·무덤 구덩이)은 가로 3m, 세로 6.1m, 높이 2m이며 문양이 없는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려 내부를 방처럼 만든 구조였다.
이런 형태의 벽돌무덤은 웅진 도읍기(475∼538) 시절 백제 왕의 무덤으로 추정되는 공주 무령왕릉과 왕릉원 내 무령왕릉과 6호 무덤(분)에서 확인된 바 있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일제강점기였던 1939년 발굴 조사 이후 약 80년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내 주목받았던 공주 교촌리 벽돌무덤은 언제 만들어진 것일까.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은 교촌리 무덤의 벽돌을 광여기루미네선스(OSL) 연대 측정 방식으로 분석한 결과, 4세기 말 이전에 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OSL 연대 측정은 토기, 기와, 벽돌의 연대를 확인하는 분석 기법이다.
석영이나 장석이 빛에 노출됐을 때 발생하는 신호를 이용해 무기질 문화유산의 연대를 측정할 수 있으며, 연구원은 2023년 장비를 도입해 운용 중이다.

2018년 발굴 조사 성과 발표 당시 공개된 사진 [국립공주대 역사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구원은 "4세기 말 이전에 제작된 벽돌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교촌리 벽돌무덤이 무령왕릉보다 100년 이상 앞서 제작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벽돌로 내부 구조를 방처럼 만든 고분 형태가 당시 이 지역(웅진 일대)에서 처음 제작됐을 가능성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간 학계에서는 교촌리 벽돌무덤을 두고 다양한 견해가 나왔다.
1939년 일본 고고학자 사이토 다다시(齋藤忠), 가루베 지온(輕部慈恩) 등이 조사에 나섰으나, 가루베 지온은 '미완성 고분'이라 언급하기도 했다.

교촌리 벽돌무덤이 무령왕릉보다 이른 시기에 조성됐는지, 이후 조성됐는지는 특히 관심을 끄는 부분이다. 무령왕은 523년 승하했으며 2년 뒤인 525년 왕릉에 안장됐다.
학계에서는 교촌리 벽돌무덤과 무령왕릉이 다른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예컨대 무령왕릉은 연꽃무늬 벽돌을 사용했으나, 교촌리 벽돌무덤은 문양이 없고 비교적 저온에서 제작된 벽돌을 사용해 벽면을 가로로 쌓아 올린 형태다.
연구원의 장성윤 학예연구관과 진홍주 국립나주박물관 학예연구사는 2021년 백제학회가 펴내는 학술지 '백제학보'에 실은 논문에서 "교촌리 무덤 벽돌과 무령왕릉 벽돌은 태토(胎土·재료가 되는 흙)와 제작 공정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는 연구 성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일제강점기 유리 건판 자료 [국립중앙박물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장 연구관 등은 논문에서 무령왕릉은 시공 기법이 정밀해 벽체의 강도가 높았을 것으로 추정되나, 교촌리 무덤은 벽돌 사이를 채워 넣는 줄눈으로 점토를 썼다는 점도 지적했다.
무덤 벽돌의 제작 시기가 밝혀졌으나, 아직 연구할 부분은 많다.
조선시대인 1530년에 편찬한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교촌 일대 무덤이 '백제왕릉'이라고 언급돼 있으나, 누구의 무덤인지 밝혀지지는 않았다.
중국 남조의 기술적 영향을 받아 제작된 것으로 여겨지는 무령왕릉, 왕릉원 6호분과 비교할 때 교촌리 벽돌무덤은 어떤 특성이 있는지도 연구가 필요하다.

[국립문화유산연구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18년 재발굴 조사를 이끈 이현숙 국립공주대 역사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백제의 웅진 역사에서 무령왕대에 주목하던 시선을 그 이전으로 앞당길 자료"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실장은 "교촌리 벽돌무덤은 왕도에 가까운 편"이라며 "당시 웅진의 왕도 규모, 지리적 형태, 왕도 외곽에 대한 인식 등을 연구할 때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원은 연구 성과와 분석 방법을 이날부터 강릉에서 열리는 '2026년 춘계 지질과학기술 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한다.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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