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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용률 최저 속 '쉬운 설계'로 접근성 재정의
난이도·보상 공식 깨고 라이트 유저 중심 전략 전환

[게임 화면 캡처]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숏폼 콘텐츠의 유행은 게임업계에 새로운 위기론을 가져왔다.
기존 게임산업의 주 수요층이던 10대∼20대층이 게임을 그만두고 유튜브 쇼츠나 틱톡 같은 짧은 포맷의 영상, OTT(동영상 스트리밍), 웹드라마 등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진단에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게임 이용률은 50.2%로, 집계가 시작된 2015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게임시장 파이를 급속하게 잠식하는 숏폼의 성장을 바라보는 게임 개발자들의 대응은 극과 극이다.
더욱 하드코어한 게임을 만들어 마니아층에 소구하거나, 아니면 더 편하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어 진입 장벽을 낮추거나, 둘 중 하나다.
넷마블[251270]이 이달 15일 선보인 서브컬처(애니메이션풍) 게임 신작 '몬길: STAR DIVE(스타 다이브)'에도 숏폼의 공세에 게임이 살아남을 방법에 대한 고찰이 녹아 있었다.

[게임 화면 캡처]
◇ 난도 파격적으로 낮추고 숏폼처럼 스토리 빠르게 넘겨
'몬길'은 플레이어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자 기존에 다른 작품들이 감히 시도하지 않았던 파격적인 시도를 게임 속에 넣었다.
'몬길'의 난이도 설정은 쉬운 '여명의 길'과 어려운 '황혼의 길'로 나뉘어 있다.
같은 콘텐츠라도 높은 난도로 클리어하면 더 많은 양의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 통상적인 게임들의 문법이었다.
하지만 '몬길'은 이를 정면으로 비틀어 난이도에 따른 보상 차이를 아예 없앴다.
제작진이 원래 의도한 난이도라 볼 수 있는 '황혼의 길'도 사실 그렇게 어렵지는 않지만, '여명의 길'로 난도를 낮추면 적의 최대 체력이 크게 낮아지기 때문에 스토리 진행에 필요한 전투 구간을 빠르게 넘길 수 있다.
반복적인 구간은 쉽고 빠르게 클리어하고, 도전적인 콘텐츠를 원하는 사람만 본래 난이도로 플레이하라는 제작진의 배려다.

[게임 화면 캡처]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동하는 사용자환경(UI) 설계 역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클릭 단 두 번 만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원하는 곳으로 순간 이동해 원하는 콘텐츠를 즉시 즐길 수 있다.
중간중간에 나오는 스토리 또한 한 손으로 숏폼 콘텐츠를 보듯이 빠르게 넘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에 '원신'이나 '명조', '명일방주 엔드필드' 같은 중국산 서브컬처 게임은 대화를 빠르게 넘기기 쉽지 않았다. 음성 대사가 절반 정도는 나와야 비로소 다름 대사로 넘길 수 있었기에, 관심 없는 스토리는 '언제 끝나나' 하고 '다음' 버튼만 누르고 있는 일이 허다했다.
반면 '몬길'은 대화나 컷신(연출 영상) 전체를 '스킵'할 수는 없지만, 대신에 각 대사를 자막만 읽으면서 휙휙 넘길 수 있게 했다.
말로만 들으면 아주 사소한 차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해 보면 한국 이용자 특성에 맞는 쾌적한 사용자경험을 구현하려고 노력했다는 점이 느껴진다.
전반적인 시각 효과나 캐릭터 조형은 비슷한 시기 나온 서브컬처 게임과 비교해볼 때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평균 수준이다.
스토리도 캐릭터 연기와 애니메이션 완성도가 높아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었다. 어려운 고유명사를 남발하는 근래의 서브컬처 게임과 달리, 남녀노소 부담스럽지 않게 즐길 수 있는 밝은 분위기다.

[게임 화면 캡처]
◇ 콘텐츠 차별성·최적화 개선은 숙제
다만 '몬길'이 비슷한 시기 나온 다른 서브컬처 게임과 비교해 뚜렷한 차별성이 있는지는 의문이었다.
전투는 캐릭터 3명을 교체해 가며 싸우는 전형적인 시스템인데, 기존 게임 대비 차별성이 부족해 보였다.
선형적인 디자인의 스테이지 위에 뿌려진 보스전과 퍼즐 등도 반복적이라는 인상을 준다.
몬스터를 수집해 '몬스터링'으로 만들고 이를 수집·강화하는 콘텐츠는 인상적이지만, 결국에는 캐릭터 스펙업을 위한 수단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가뜩이나 몬스터 디자인도 개성이 부족하다. 전반적으로 2013년 원작 '몬스터 길들이기'에 등장하던 몬스터 디자인을 그대로 가져온 듯 보이는데, 해당 IP를 잘 모르는 해외 이용자에게 어필하기는 어려워 보였다.
스토리 감상과 캐릭터 육성 외에 소소한 즐길거리가 부족하다는 점도 한계다. 개발사인 넷마블몬스터가 씨드나인 시절 제작한 달리기 게임 '알투비트'를 오마주한 '몬스터 레이스' 정도가 그나마 신선했다.
핵심 팬층이 주력 플랫폼으로 이용할 것으로 보이는 PC 버전 최적화 또한 개선이 필요해 보였다.
'몬길'은 엔비디아 RTX 5080을 장착한 PC에서도 GPU 가동률이 100%를 찍을 정도인데, 옵션을 낮춰도 큰 차이가 없었다.
동일한 환경에서 최고 옵션으로 플레이 중인 콘솔 기반 트리플A 게임들의 GPU 가동률이 50∼70%가 나오는 것과는 대비된다.

[게임 화면 캡처]
또 게임 화면이 짧은 시간씩 끊기는 스터터링 현상도 자주 일어났다. 클라이언트(실행 프로그램)의 자원 배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서브컬처 게임에 적극적으로 결제하고 커뮤니티에도 참여하는 고관여층 이용자들은 2∼3개 이상의 유사 장르 게임을 동시에 하는 경우가 많다.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플레이하는 '메인' 게임 외에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는 '서브' 게임을 두는 것이다.
'몬길'은 출시 직후 국내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를 달성하며 초반 흥행에는 확실히 성공했다.
대작보다는 중간 규모의 서브 게임 포지션을 노리고 나온 듯한 '몬길'의 성공 여부는, 핵심 이용자들이 원하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경청하고 빠르게 게임에 반영하려는 제작진의 진정성에 달려 있을 전망이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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