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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장 "내년 상용화 기반 목표"
美·中 선두, 한국은 3~4위…올해 화성·광주서 시민 대상 서비스 개시
"도시 패러다임 바꿔…주차장 줄고 신호등도 사라질 수도"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는 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KADIF) 단장. 그는 "사람이 핸들을 잡지 않아도 되는 순간, 자동차는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근무·쇼핑·여가를 아우르는 생활 공간이 된다"고 말했다. 2026. 4. 6. seva@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사람이 핸들을 잡지 않아도 되는 순간 자동차는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니라, 근무·쇼핑·여가를 아우르는 생활 공간으로 바뀝니다."
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KADIF) 단장은 6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율주행 기술의 본질을 이렇게 정의했다.
산업통상자원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토교통부·경찰청 등 4개 부처의 지원을 받아 2021년 설립된 KADIF는 2027년 자율주행 상용화 기반 마련을 목표로 연구기관들과 협력해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은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국제 표준에 따라 레벨 0~5의 6단계로 구분된다. 정 단장은 "레벨 3부터를 자율주행 기술이라 부르고, 레벨 2까지는 운전자 보조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핵심 기준은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다.

(서울=연합뉴스) 지난달 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로열 오토모빌 클럽에서 열린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과 영국 자율주행혁신 공공기관 젠지크의 AI 기반 자율주행 기술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정광복(오른쪽)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장과 이언 콘스탄스 젠지크 CEO가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3.3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레벨 2는 앞차와의 간격 유지 및 차로 중앙 주행 보조 기능으로, 운전자가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레벨 3부터는 시스템이 주행을 책임지되, 대응 불가 상황 발생 시 운전자에게 수 초 내 개입을 요청한다. 레벨 4는 제한 구역 내 완전 자율주행으로 시스템 고장 시에도 차량이 스스로 대응하며, 레벨 5는 제약 없이 어디서든 주행할 수 있는 완전 자율주행이다.
현재 시판 차량 대부분은 레벨 2 수준이다.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도 공식적으로는 레벨 2로 분류되는데, 정 단장은 관련 판례를 언급했다.
"미국 법원에서 FSD 작동 중 사망 사고에 대해 테슬라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풀 셀프 드라이빙'이라는 명칭 자체가 소비자에게 완전 자율주행으로 오인하게 했다는 게 패소 이유였죠."
세계 최초로 레벨 3 차량을 출시한 곳은 도요타로, '레전드' 모델 100대를 선보였다. 다만 시속 30~50㎞ 고속도로 정체 구간에서만 기능이 작동하고, 차량 가격 외에 옵션 비용만 5천만 원에 달해 사실상 일반 판매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벤츠 등 일부 완성차 업체도 레벨 3를 출시했다.

(서울=연합뉴스) 지난 1월 13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형배(뒷줄 오른쪽 여덟번째) 의원실과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단장 정광복, 앞줄 왼쪽 두번째)이 주최한 자율주행 기술 상용화를 위한 산·학·연 간담회가 열려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6.1.13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 제공]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은 미국과 중국이 앞서가고 있다. 구글 웨이모, 중국 바이두가 레벨 4 로봇 택시를 실제 서비스 중이며, 중국에서는 로봇 택시 요금이 버스 요금보다 저렴한 수준까지 내려왔다. 정 단장은 "중국 바이두가 우한에서 대규모 로봇 택시 사업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은 세계 3~4위권이지만 1~2위와의 격차가 크다. 정 단장은 그 이유로 데이터를 꼽았다. "자율주행은 데이터 싸움입니다. 테슬라는 차를 팔아 개인 데이터를 수집하면서 돈까지 법니다. FSD를 구독하는 고객이 비용을 내고 데이터를 제공하는 셈이죠. 반면 웨이모나 바이두는 직접 지출하며 데이터를 모읍니다."
테슬라 방식의 강점은 다양한 도로 환경에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AI가 스스로 판단하다 보니 "왜 여기서 섰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엔비디아가 개발한 '알파마요'는 차량의 판단 근거를 설명해 개발자가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게 한다.
완성차 업체들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서 대부분 손을 뗐다. GM은 자회사 크루즈에 6조~7조 원을 투입하고도 사업을 접었다. 정 단장은 "자동차 회사는 자율주행 기술로 다른 사업을 확장하기 어렵다 보니 스마트폰에 안드로이드가 탑재되듯, IT 기업 기술을 얹는 방향으로 선회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자체 개발에서 물러나 국내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을 인수하고, 미국에 모셔널(Motional)을 설립해 기술 개발을 이어가고 있다.
KADIF는 올해 경기 화성과 광주광역시에서 시민 대상 자율주행 서비스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화성은 개발 기술을 시민들과 함께 검증하는 '리빙랩' 개념으로 운영되며, 광주는 화성에서 완성된 기술을 대규모로 사업화하는 거점이다. 광주에서는 자율주행 차량을 200대에서 3천 대까지 단계적으로 늘릴 예정이다.
서울 시민은 카카오T 앱의 '서울시 자율주행' 아이콘을 통해 예약 탑승이 가능하며, 청계천과 강남 일대에서도 심야 택시·버스 형태로 운행 중이다.
사업단이 개발 중인 차량은 승합·셔틀·트럭·중형 버스 등 8종이다. 장애인 이동 차량(카니발 개조), 교통 소외 지역용 무인 셔틀, 노선버스 외에도 도로 청소차와 응급차가 포함된다.
정 단장은 "도로 청소차는 새벽 시간대라 쉬울 것 같았는데, 연석에 바짝 붙어 주행해야 해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많았다"고 털어놨다. 응급차는 법규를 지키도록 설계된 자율주행 시스템이 긴급 상황에서 안전하게 법규를 위반하도록 하는 기술을 별도로 개발 중이다.
자율주행 시대가 되면 도시 구조도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정 단장은 주차장 감소를 첫 번째 변화로 꼽았다. "현재 차량의 90% 이상이 주차장에서 쉬고 있어요. 차량이 로봇 택시처럼 계속 운행되면 대규모 주차 공간이 필요 없어집니다."
나아가 차량 간 통신이 보편화되면 신호등도 사라질 수 있다. "자율 차들이 서로 연결돼 있으면 누가 먼저 지나갈지 스스로 조율할 수 있습니다. 지금 교차로 신호 체계는 인간의 인지 속도에 맞춰 설계됐는데, 그 전제 자체가 바뀌는 것"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출근길 차 안에서 업무를 보며 강원도로 이동해 저녁을 보내는 '재차(在車) 근무'도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자율주행이 확산할수록 개인정보 보안 문제도 커진다. 자율 차는 주행 중 탑승자뿐 아니라 주변 보행자까지 촬영·기록한다. 정 단장은 "신호등에 스티커 하나를 붙여놓는 것만으로 차량 센서를 속일 수 있을 정도로 해킹이 쉬운 시스템"이라며 사이버 보안 강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지난해 4월 4일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 성과공유회 개막식'에서 정광복 자율주행기술개발혁신사업단(KADIF) 단장이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25.4.4 kimb01@yna.co.kr
또 다른 쟁점으로 고령 운전자 문제도 자율주행과 맞닿아 있다. 그에 따르면 70대 이상 운전자는 교차로에서 인지 반응이 1.5~2.5초 지체되며, 시속 60㎞ 주행 시 이는 20~30m의 추가 주행 거리에 해당한다.
정 단장은 "면허 갱신 시 자율주행 차량 교육 과정을 편입하는 방향으로 면허 체계를 개편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일자리 우려에 대해서는 상생 모델을 제시했다. "바이두는 우한 로봇 택시 사업을 도입하면서 기존 택시 기사들을 차량 청소·충전·관제 센터 운영 인력으로 재고용했습니다. 새로운 기술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냅니다."
정 단장은 한국 자율주행 산업의 지속 발전을 위해 "2027년 이후에도 정부의 지속적인 연구·개발(R&D) 투자와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체험하고 싶다면 경기 화성시청을 방문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phyeon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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