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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사조위 조사 결과 발표…설계·시공·감리 복합적 부실 원인
지반조사·터널굴착서 단층대 미인지…자격 미달 기술인이 막장 관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세종=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작년 4월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사고는 설계 오류에 시공·감리 부실이 더해진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와 광명 신안산선 터널 붕괴 건설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는 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사고 조사 결과와 재발 방지 방안을 발표했다.
사조위는 이번 사고가 설계·시공·감리 단계에 걸쳐 복합적인 원인이 작용해 발생한 것으로 파악했다.
설계 당시 하중 계산 오류로 '투아치'(2arch) 터널의 핵심 부재인 중앙 기둥의 구조적 안정성이 부실한 상태였고, 사고 구간 지반의 단층대 미인지와 안전 관리 계획 미준수 등 부적정한 시공과 감리로 터널이 붕괴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투아치터널의 중앙기둥 설계 당시 3m 간격으로 설치되어야 할 기둥을 '통벽체'로 잘못 계산한 것이 사고를 유발한 결정적 원인이었다.
투아치터널은 중앙터널을 뚫어 중앙기둥을 설치한 뒤 좌·우로 폭을 넓혀 뚫는 터널로, 좌·우 확폭터널(기존 터널의 폭을 넓힌 단면 구간) 굴착 과정에서 중앙기둥에 응력이 집중되기 때문에 하중 예측에 일반터널보다 더욱 정밀한 정확도가 필요하다.
그러나 터널 설계 업무를 맡았던 제일엔지니어링종합건축사사무소와 단우기술단은 중앙기둥에 작용하는 하중을 과소 설계하고, 기둥의 길이를 짧게 고려하는 등의 설계 오류를 범한 것으로 확인됐다.
설계 감리 업무를 맡은 대한콘설탄트와 동일기술공사는 이런 오류를 걸러내지 못하면서 결과적으로 중앙기둥의 버티는 힘이 부족한 결과가 초래됐다.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서희건설과 시공 감리사인 동명기술공단종합건축사사무소·삼보기술단·서현은 착공 전 설계도서를 검토했으나 설계 오류를 확인하지 못했다.
또 2024년 9월 시공 단계에서 중앙터널 폭을 확대하는 설계 변경을 단행했으나 이때에도 설계 오류를 확인하지 못한 채 중앙기둥의 제원과 철근량 등을 동일하게 유지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국토교통부 제공]
여기에다 지반 조사와 터널 굴착 과정에서 사고 구간 내 단층대도 파악하지 못했다.
특히 터널 굴착 중에 지반 분야 기술인이 1m마다 막장(터널 굴착면의 끝부분)을 직접 관찰해야 했지만, 일부 작업에서 이를 사진 관찰로 대체했다.
시공사가 자체 수립한 안전관리 계획상 실무 경력 5년 이상의 기술자가 막장을 관찰해야 했지만, 자격 미달인 기술인이 관찰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조위원장 손무락 대구대 교수는 "설계 단계의 오류가 검증 단계에서 걸러지지 않았고, 시공 중 예상치 못한 단층대 지반 조건이 더해졌으며, 현장 관리마저 미흡했다"면서 "이번 사고는 이런 복합적 요인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중앙기둥에 대한 균열 관리가 이행되지 않은 가운데, 중앙기둥을 부직포로 감싸면서 콘크리트 균열이나 변형 등 기둥 파괴의 전조 증상을 확인하지 못했다.
설계도서에 제시된 터널 시공 순서를 변경하면서도 시공감리단장의 승인만 받은 채 구조적 안전성을 확인하지 않은 사실도 적발됐다.
이 밖에 설계도서상 중앙터널의 좌·우측 터널 굴착 시 좌·우측 터널의 깊이 차이를 20m 이내로 유지하면서 시공하도록 했지만, 실제 시공에서 최대 36m까지 차이가 발생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시공 감리사는 이런 사실을 파악하고도 발주자(사업시행자)인 넥스트레인에 보고하지 않았다.
국토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은 지난 2월 특별 점검을 통해 사조위 조사 과정에서 드러난 부실·부적정 사항을 확인했다.
서울청은 각 법령 위반 사항에 대해 고발 절차를 진행하고, 벌점과 과태료 등의 행정 처분도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사조위는 유사 사고 재발 방지 대책으로 설계·시공 중 지반 조사 강화, 중앙 기둥 안전관리를 위한 기준·절차 강화 등을 제안했다.
국토부는 설계 과실과 시공·감리 부실 등에 따라 설계사·건설사·감리사에 대한 영업정지 처분을 추진하고, 형사 처벌을 위해 경찰과 고용노동부 등에 조사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4월 11일 광명시 일직동 신안산선 복선전철 5-2공구의 지하터널 공사 현장과 상부 도로가 무너져 포스코이앤씨 근로자 1명이 숨지고, 하청업체 굴착기 기사 1명이 크게 다쳤다.

[국토교통부 제공]
redfla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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