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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준범 국가AI의료TF 리더 "일반형AI 위험…한국형 의료AI 연합모델 구축해야"

[자료 이미지]
(서울=연합뉴스) 김길원 기자 = 아이가 열이 나면 요즘 부모들은 의사부터 찾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꺼내 인공지능(AI)에 증상을 묻는 게 먼저다.
이 때문에 병원에서는 "AI가 이렇게 얘기했다"는 환자와 "그건 위험하다"고 설명하는 의사 사이의 갈등도 현실화하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진료실 풍경이 이제는 일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건강과 관련해 AI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것은 아직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서준범 대통령 직속 AI전략위원회 의료태스크포스(TF) 리더(서울아산병원 영상의학과 교수)는 최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미디어 아카데미에서 "지금 단계에서는 의료 이용자들이 일반형 일반지능, 즉 헬스케어에 특화되지 않은 AI를 진료에 활용하는 것은 권장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AI 혁신 생태계 조성과 범국가 AI 기반 대전환을 목표로 지난해 9월 출범했다. 이중 의료 TF는 AI를 활용한 지역·필수·공공의료 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서 리더가 일반형 AI 활용에 선을 그은 이유는 현재 널리 쓰이는 생성형 AI 모델이 의료 영역에서 잘못된 판단을 내린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은 부정확한 정보가 섞일 가능성이 높고, 이로 인해 환자에게 실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전문가 협업을 통해 의료에 특화된 AI가 일부 등장하고 있지만, 그 정확도와 안전성은 충분히 검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현 단계에서는 AI보다 의사의 진료 판단을 따르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의료서비스 공급 측면에서의 AI는 전혀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기 의료 AI는 영상 판독이나 병변 탐지처럼 전문가의 반복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의료 상담과 정보 제공까지 영역을 넓히며 '에이전트'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특히 최근 3∼4년 사이 등장한 '파운데이션 모델'은 텍스트, 영상, 음성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면서 기존 AI와는 차원이 다른 성능을 보여주고 있다.
서 리더는 "과거에는 특정 데이터를 정제해 학습시키는 지도학습이 중심이었다면, 지금은 대규모 데이터를 투입하면 AI가 스스로 복합적인 추론 능력을 갖추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 진보는 실제 의료 현장에도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미국에서는 AI 기반 자동 의무기록 작성 서비스가 일상적으로 활용되면서 의사의 업무 부담과 번아웃을 크게 줄이고 있다. 또 1억2천만명 규모의 데이터를 분석하는 미국 '에픽(Epic)' 사례처럼 질병 발생뿐 아니라 환자의 미방문(No-show), 재입원 가능성까지 예측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여기에 의사와 환자를 단순 연결하는 수준을 넘어 AI가 중간에서 데이터를 정리하고 감별 진단을 돕는 '원격 협진' 모델도 등장하면서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일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제는 한국의 대응 속도다.
서 리더는 "글로벌 빅테크와 같은 규모의 투자와 데이터를 개별 기업이 감당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공공이 주도하고 의료계와 산업계가 함께 참여하는 '연합 모델'로 보건의료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을 구축하고, 지역·필수·공공의료 위기극복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AI에 의존해서는 한국 의료 시스템에 최적화된 서비스 구현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현재 의료 TF는 2026년까지 실행 계획을 마련 중"이라며 "특히 최근 보건복지부와 국립대 병원들을 중심으로 클라우드 기반 통합 전자의무기록(EMR) 구축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AI 기반 의료시스템으로의 전환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bi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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