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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전쟁發 에너지위기에 '가파도 RE100 사업' 다시 조명

입력 2026-03-31 06: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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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200여명 사용 전기 재생에너지로 충당…과거 실패 후 '재도전'


과거 '반면교사' 삼아 풍력발전기·그리드포밍에 국내 기술 최대 활용





제주 가파도.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최근 중동 전쟁으로 한국은 에너지 측면에선 완전히 고립된 '섬'이라는 사실이 재차 확인됐다.


주요 발전원 대부분이 연료를 외국에 의존하기에 전장과 물리적 거리는 멀지만, 매일 바뀌는 전황에 전전긍긍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30일 제주 타운홀미팅에서 최근 상황을 두고 "잠이 잘 오지 않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화석에너지에 의존하면 미래가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모든 에너지원을 신속히 재생에너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추진하는 '가파도 RE100(재생에너지 100%) 마을 조성'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에너지원으로 쓸 부존자원은 사실상 전무한 나라에서 외국에 기대지 않고 전력을 생산할 방법이 재생에너지밖에 없기 때문이다.


31일 가파도 RE100 마을 조성 사업을 주관하는 한국전력에 따르면 현재 사업 설계가 진행 중으로 이르면 11월께 재생에너지 공급자 선정을 통해 사업이 본격화한다. 사업 완료 목표 시점은 내년이다.


예산은 올해 80억원이 책정됐으며, 총 140억원 정도 투입될 전망이다.


가파도 주민 200여명이 사용하는 전기는 현재 1천200kW(킬로와트)급 디젤 발전기와 각 가정에 설치된 태양광 발전기로 충당한다. 태양광 발전기는 낡은 것도 많은 데다가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들쑥날쑥하다 보니 주전원은 디젤 발전기다.


가파도 전력 사용량은 작년 기준 1시간 평균 227kW이다.


이를 토대로 연간 전력 사용량을 계산하면 1.99GWh(기가와트시)로, 대형 빌딩 1동 정도가 쓰는 양과 비슷하다.


가파도 RE100 마을 조성 사업은 가파도의 주전원을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바꾸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간헐성과 변동성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그리드포밍' 기술로 보완한다.


그리드포밍은 '전력망을 형성한다'라는 단어 뜻처럼 인버터(태양광 발전시설 등에서 나온 직류를 교류로 전환하는 장치)에서 자체적으로 전압과 주파수를 형성해 자체적인 전력망을 만들도록 하는 기술이다. 전력망은 주파수가 일정해야 하는데 석탄과 원자력에서 재생에너지로 발전의 중심이 옮겨가면서 주파수 유지가 어려워진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주목받고 있다.


가파도를 '재생에너지 섬'으로 만들겠다는 꿈은 한 번 펼쳤다가 접었던 꿈이다.


가파도에서는 지난 2011년 10월부터 2016년 4월까지 '탄소 없는 섬' 사업이 추진됐다.


당시에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으며 사업을 통해 250kW급 풍력발전기 2기가 설치되고 48가구에 3kW급 태양광발전기가 보급됐다.


가파도에서 RE100이 다시 추진된다는 것은 과거 사업이 성공적이지 못했단 뜻이다.


가파도 풍력발전기는 이와 연계된 ESS와 전력변환장치가 애초 계획보다 작은 규모로 구축되면서 2012년 9월 준공되고도 1년간은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다. 이후 2020년 10월 두 차례 태풍에 고장이 났는데 국산 제품이 아닌 데다가 단종까지 돼서 수리가 안 됐다.


한전은 이런 과거를 '반면교사' 삼기로 했다.


한전은 가파도에 설치할 중형급 풍력발전기와 그리드포밍 설비에 국산 부품과 기술을 최대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발전기 부품 등을 외국에 의존해 고장이 났을 때 자체적으로 고치지 못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하면서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과거 실패 탓에 주민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만으로 전기를 공급하는 게 가능하겠냐'는 불신이 남은 상황은 '오픈 플랫폼'으로 극복할 계획이다.


발전량과 전력 소비량, 재생에너지 발전에 따른 온실가스 감축량을 오픈 플랫폼에 투명하게 공개, 신뢰를 확보하는 한편 연구와 신사업 개발에도 활용할 수 있게 하기로 했다.


다른 나라와 전력망이 이어지지 않은 '계통섬'으로 전력을 자체적으로 생산해야 한다는 점에서 한국은 '큰 가파도'와 다르지 않다.


한전은 "가파도는 특수 사례가 아니다"라면서 "가파도에서 확보된 기술이 제주로 확대돼 제주의 2035 탄소중립을, 우리나라 전체로 확대돼 에너지 전환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ylee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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