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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사·제조사 간 계약만료로 지난해 단지 내 일부 발전기서 떼내…"파악 중"
도입 수십 년 된 풍력발전기 대상으로 한 안전 장비 매뉴얼 마련 시급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영덕=연합뉴스) 최수호 황수빈 기자 = 지난 23일 외주근로자 3명이 사망한 경북 영덕군 풍력발전기 화재 사고 발생 당시 해당 시설에 비상 상황에 대비한 탈출장치가 없었을 가능성이 확인돼 당국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설령 탈출장치가 있었더라도 사용 제원 등을 고려할 때 이번 발전기 화재에 따른 근로자 사망사고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25일 사고 풍력발전기가 있는 풍력발전 단지 운영사 등에 따르면, 2005년에 준공된 단지 내 풍력발전기 24기에는 2020년부터 차례로 상단에 있는 나셀 출입구 부근에 화재 등 비상 상황에 대비한 완강기 형식의 탈출 장치가 설치됐다.
나셀은 발전기 날개(블레이드) 뒤편에 있는 시설로 변압기 등이 밀집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 단지 풍력발전기에 설치된 비상 탈출장치 일부는 운영사와 발전기 제조업체 간 계약 만료 등을 이유로 작년 10월에 제거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까닭에 화재 사고가 난 풍력발전기 19호기에도 설치됐던 비상 탈출장치가 제거됐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지만, 운영사 측은 "확인 중"이라는 입장만 밝혔다.
운영사 관계자는 "탈출장치는 제조사 소유 물건이라 (계약만료에 따라) 일부 제거됐다"며 "19호기의 경우 탈출장치가 비치돼 있는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탈출 장비가 없는 발전기에는 (작업자들이 직접) 해당 장비를 갖고 올라가 일을 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19호기에 기존에 설치된 탈출장치가 그대로 남아있더라도 해당 장비는 최대 2인까지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통상 발전기 블레이드 보수 작업에는 근로자 3명을 1조로 편성해 투입하는 까닭에 비상 상황 발생 때 이 같은 장치만으로는 작업 현장에 있는 인력 모두를 신속히 대피시키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 풍력발전기에는 탈출 장비 외에도 무거운 물건을 아래위로 이동시키는 장비인 호이스트도 설치돼 있으나, 이를 탈출용으로 사용하려면 현장에 있는 근로자들 가운데 1명이 내부 상단에 남아 조작을 해줘야 하는 까닭에 비상시 사용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화재가 난 발전기 19호기에는 불이 나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자동소화 설비와 소화기 등이 설치·비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화기는 천연가스·분말 소화기며, 자동소화 설비는 스파크나 불이 감지되면 튜브가 녹으면서 소화 약재가 뿌려지는 방식으로 작동된다,
다만 이러한 소화 시설은 화재 초기진화에는 용이하나 불이 확산할 경우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중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표는 "가장 큰 문제는 풍력발전기가 도입된 지 수십 년이 됐는데 안전 장비에 대한 구체적인 매뉴얼이 없다는 점"이라며 "이 때문에 발전기마다 안전 장비가 제각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준을 만들어야 풍력발전기를 만드는 제조사에서도 이를 반영해 안전 장비를 체계적으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며 "비상 상황 시 작업자 전원이 신속히 탈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영덕=연합뉴스) 손대성 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가운데)이 25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풍력발전단지 내 풍력발전기 타워구조물(기둥) 꺾임 사고 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이곳에서는 지난달 2일 가동 중이던 풍력발전기 21호기의 블레이드(날개) 파손에 따른 타워구조물 꺾임 사고가 발생했다. 2026.3.25 sds123@yna.co.kr
한편, 노동·수사 당국은 이번 사고 발생 후 원인 규명 등을 위해 외주업체 대표 등 관계자들을 상대로 전방위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당국은 발전기 유지·보수 과정에서 작업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등 안전관리 실태 전반을 집중적으로 확인할 방침이다.
현장 감식은 사고가 발생한 풍력발전기 철거가 완료된 이후 진행될 예정이다.
앞서 지난 23일 오후 1시 11분께 영덕군 영덕읍 창포리 풍력발전 단지 내 풍력발전기 19호기에서 불이 나 이곳 상단에서 작업을 하던 근로자 3명이 지상 출입구와 추락한 블레이드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또 블레이드가 추락하면서 불이 주변으로 번져 산불로 이어졌으나 같은 날 오후 6시 15분께 산불은 진화됐다.
suho@yna.co.kr
hsb@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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