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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구출' 작전 투입 알려졌으나 재논의…"등록 사유 오류 확인"
현재 국립대전현충원서 전시…등록·검증 절차 강화 필요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에 포위된 미군을 구출하기 위해 투입됐다고 알려진 기관차가 국가등록문화유산 지위를 잃었다.
국가유산청은 12일 정부 관보를 통해 국가등록문화유산인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의 등록을 말소한다고 밝혔다.
2008년 등록문화유산이 된 지 약 17년 만에 목록에서 제외하는 것이다.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는 1940년 일본에서 제작된 기관차다.

[정부 관보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은 "조선총독부 철도국 경성 공장에서 조립됐으며 경부선 등 주요 간선에서 운행되다가 1967년 디젤기관차의 등장으로 운행이 중단됐다"고 설명한다.
현재 국립대전현충원 야외 호국철도기념관에 전시돼 있다.
등록 당시 국가유산청은 "1950년 7월 19일 북한군에 포위된 미 제24사단장 윌리엄 F. 딘 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적진에 돌진하였던 기관차로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또 "적의 집중 포격으로 기관사 및 특공대원 대부분이 전사한 가슴 아픈 이력을 지니고 있는 유물로서 철도인의 숭고한 애국·희생정신을 상징"한다고 소개했다.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이런 설명을 놓고 사실 여부를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일각에서는 실제 작전에 투입된 기관차가 다른 기관차라는 의견이 제기됐고, 구출 작전이 아니라 보급품을 운송하는 데 쓰였다는 지적도 나오면서 최근 재논의가 이뤄졌다.
국가유산청은 "관련 사료와 기록을 종합해 보면 (당시 구출) 작전에 투입된 증기기관차는 미카3-219호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29호는) 작전 일자와 작전 목적이 1950년 7월 20일 물자 후송으로 기술된 문헌이 있는 점 등에 비춰 등록 사유에 오류가 있으므로 등록을 말소한다"고 밝혔다.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국가등록문화유산은 문화유산위원회를 거쳐 등록하는 만큼 향후 유물 조사와 심의·등록 과정에서 사실관계 파악 및 검증 절차가 강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유산청에 따르면 2024년 6월 기준 등록이 말소된 문화유산은 총 17건이다.
2005년 등록된 '진주 하촌동 남인수 생가'는 근거 자료를 신뢰할 수 없어 등록이 말소됐고, '은제이화문화병'은 왕실 유산이 아니라 일본 제품인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올해 초에는 장마와 폭우 등으로 훼손된 '통영 구 석정여인숙'이 등록 말소됐다.
미카형 증기기관차 129호 사례까지 합치면 등록 말소된 사례는 총 19건이 된다.

[국가유산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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