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향계' 삼성전자 등 선방…SK하이닉스·현대차 등도 호실적 전망
'美협력 기대' 조선 훈풍…'불황' 배터리·석화·철강 부진 지속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글로벌 경기 침체가 길어지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 올해 1분기 기업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적으로 개막했다.
미국 관세 정책과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녹록지 않은 환경에도 선방하는 업종과 부진을 지속하는 업종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분기마다 '실적 풍향계' 역할을 하는 삼성전자,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비교적 선방한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경기 침체와 관세 예고 등 여러 악재에도 이들 3사의 실적이 예상보다 잘 나오면서 낙관론에도 조금씩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호실적을 유지한 자동차 업계는 1분기에도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비교적 견고한 실적을 낼 것으로 보인다.
연합인포맥스가 최근 1개월 내 발표된 증권사 컨센서스를 집계한 결과, 현재 현대차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3조4천27억원이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4.35% 적지만 전 분기보다는 20.57% 증가한 수준이다.
또 현대차의 1분기 매출 전망치는 1분기 역대 최대 매출(40조6천585억원)을 기록한 작년 1분기보다 5.78% 증가한 43조1천153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역대 1분기 최대였던 작년 1분기보다는 9.58% 감소한 3조975억원, 매출 전망치는 4.82% 증가한 27조4천791억원으로 나왔다.
1분기에 차량 글로벌 판매는 다소 둔화했으나, 고부가 하이브리드차 판매 증가와 원/달러 환율 상승 효과 등에 힘입어 매출 호조가 예상됐다.
삼성전자가 발표한 1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6조6천억원으로 당초 시장 전망치인 4조∼5조원대를 크게 웃돌면서 반도체 업계 실적에도 이목이 쏠린다.
현재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작년 1분기보다 130.31% 증가한 6조6천468억원이다.
사상 최대치 8조828억원을 기록한 작년 4분기보다는 17.77% 감소했으나,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을 낼 것으로 증권가에서는 전망한다.
주도권을 잡은 고대역폭메모리(HBM) 판매 호조에 더해 1분기에 범용(레거시) 메모리 업황도 예상보다 나쁘지 않아 호실적에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
HBM의 선전에 힘입어 작년 4분기에 삼성전자를 제치고 상장사 영업이익 1위에 오른 SK하이닉스가 1분기에 왕좌를 유지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또 이번 1분기에 특히 호실적이 예상되는 업종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의 협력 강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조선이다.
주요 업체의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를 보면 한화오션은 작년 동기보다 231.92% 급증한 1천755억원, 삼성중공업도 89.46% 증가한 1천475억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 조선업계 실적에 대해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 일수 감소에도 건조 선박 단가 상승, 원/달러 환율 강세, 저수익성의 컨테이너선 건조 마무리, 수익성 높은 엔진과 LNG선 매출 증가로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지난해 업황 침체를 겪어온 배터리, 석유화학, 철강 등의 업종은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현재 삼성SDI의 영업손실 전망치는 3천726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적자 확대가 예상됐다. 삼성SDI는 투자 재원 확보와 안정적인 재무 구조 구축을 위해 대규모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앞서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영업이익이 예상을 웃도는 3천747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138.2% 늘었으나,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세액공제를 제외하면 830억원 적자를 냈다.
석유화학업계도 불황이 길어지면서 부진의 늪에 빠졌다. 1분기 롯데케미칼 영업손실 전망치는 1천256억원으로 6개 분기 연속 적자 가능성이 크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실적 반영에 1분기 영업이익 2천78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흑자 전환이 예상됐으나, 석유화학(기초소재) 부문은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비슷하게 수요 둔화와 통상 환경 불확실성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철강업계도 부진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현대제철은 올해 1분기에 영업손실 311억원이 예상됐으며, 포스코홀딩스 영업이익 전망치는 작년 동기보다 3.41% 줄어든 5천631억원으로 집계됐다.
rice@yna.co.kr
Copyright 연합뉴스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인기상품 확인하고 계속 읽어보세요!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